[지혜의 샘] 후회(後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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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샘] 후회(後悔)
  • 김소동
  • 승인 2007.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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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샘

속담에 ‘도둑이 발 저리다’는 말이 있다. 모르고 하건 알고 하건 우리에게는 늘 잘못이 있다. 죄과(罪科)에 대한 후회처럼 괴로운 것은 없다. 극히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죄의식으로 후회될 때 우리는 오랜 세월을 두고 홀로 괴로워하고 늘 꺼림칙하게 생각한다. 또 때로는 혼자 얼굴이 화끈 다는 일들이 있다. 그것을 우리는 양심이라고 한다. 양심을 배반하고 사는 사람은 늘 마음이 불안하다. 즉 발이 저려지는 법이다. 양심에 부하(負荷)된 죄책감은 그것이 크던 적든 간에 꼭 같은 중량의 후회 중압(重壓)으로 승화한다. 간음한 여인을 군중이 돌로 치려 할 때 예수는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 중에 만약 죄 없는 자가 있다면 돌을 들어 그녀를 먼저 쳐보라’ 그러나 그녀를 돌로 치는 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다들 슬그머니 물러갔다.

모든 사람이 다 자기마음 속에 죄책감을 느끼는 까닭이다. 즉 남몰래 후회의 싹을 간직하고 있다는 좌증(左證)이다. 이것은 요한복음에 기록된 기독교리의 한 토막이다. 그럴싸한 진실이 담겨있다. 반야심경에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란 말이 있다.

마음 속에 거리낌이 없는 고로 두려워할 것이 없다는 뜻이다. 공포라는 것은 바로 도둑이 발 저린 생리다. 마음 속에 마(魔)가 있다. 내가 해온 지난 날의 일들을 하나하나 들추어 보자.

이해 때문에, 물욕 때문에 뜻하지 않게 저지른 몇 개의 죄과들을 후회하는 일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 후회란 것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겨놓는 법, 마치 간음한 여인을 돌로 때리지 못하는 심정이다. 수없이 많은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서 심무가애를 내 마음 속에 심을 수 있다면 후회 없는 내일의 생을 향유(享有)할 수 있으리라. 공자의 도교(道敎)에 일삼성(日三省)이란 말이 있다. 반성한다는 것은 후회와 직결되는 말이다. 거리낌 없는 마음의 안정만이 후회 없이 사는 길이다. 알찬 내일을 위해서 심무가애의 경지를 애써 구속해 보고 싶다. 영원한 내 양심을 위하여 또 유구한 번영과 마음의 평온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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