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의 4계-겨울 개골산
▼ 개골산의. 설봉(雪峯).
겨울산은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솔직하다. 산 위 나무는 모든 잎을 떨구고 앙상한 나뭇가지는 산맥을 이어주는 실핏줄처럼 보인다.
금강산의 겨울도 다르지 않다. 모든 뼈를 드러낸 듯 이름도 겨울에는 ‘개골산(皆骨山)’이 아닌가!
하지만 눈 덮인 금강산은 달라 보였다.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눈꽃을 피웠고,
모든 것을 솔직하게 보여주던 산봉우리들은 수북이 쌓인 흰눈으로, 설봉이라 할 만큼 절정의 금강산을 볼 수 있다.
▼ 겨울. 산. 그림자.
산 그림자가 맞은편 산에 와 닿았다. 산에는 그림자가 진하게 드리워졌다. 바로 옆에 있는 산봉우리는 해가 와 닿았다.
눈이 내린 산은 더욱 밝고 눈이 부셔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다.
머리 위로 펼쳐진 산봉우리들은 밝았다, 어두웠다 서로 대비를 이루며 겨울 금강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 눈. 쌓인. 미인송과. 계곡.
눈이 세상에 내리고 땅에 쌓일 때 생긴 모습 그대로 쌓이기 시작한다. 나무에 내릴 때에도 돌 위에 쌓일 때에도 생긴 모습 위에 그대로 와 쌓인다.
미인송이라 불리는 금강산 소나무에도 며칠 전 내린 눈이 나무에 그대로 쌓였다. 땅에 닿을 듯 가지는 축 처져 무게를 힘들게 이겨내고 있는 듯 보인다.
늘 푸른 소나무는 흰 눈이 쌓여 자신과 같은 흰눈 소나무를 하나 더 만들어 놓았다.
▼ 바다의. 금강. 해금강에서.
여러 기암괴석으로 솟은 해금강의 모습이 보인다. 바다 위에 우뚝 솟은 여러 바위는 금강산의 산봉우리처럼 솟아올라
바다의 금강이라고 해서 ‘해금강(海金剛)’이라 불린다. 저 멀리 바다 위에 눈 덮인 금강산이 보인다.
바다의 해금강과 저 멀리 보이는 눈 덮인 금강을 동시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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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권|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월간 좥샘이깊은물좦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2001년부터는 소중한 문화재를 디지털이미지로 복원하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그 중 화엄석경은 디지털 복원 작업이 완료되었고 팔만대장경과 초조대장경 디지털 이미지 복원에 힘썼다. 자유사진가로서 틈틈이 이 땅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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