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담화실(談話室)
선생을 알기 전까지는 편안히 그냥 부처님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지요. 제자(弟子)는 선덕(禪德), 노처(老妻)는 청정심(淸淨心)이라 각기 수호(受號)하여 함께 우이동 계곡과 산구름을 찾아다니고, 전국 25개 교구 본사를 참배하고는 그것만이 불자의 본분인 줄 알고 자만했었지요. 그러다가 선생께서 제자에게,『용맹심을 발휘하여 극대미묘(極大微妙), 신통자재(神通自在)한 소를 찾아보라[심우(尋牛)]』하신 말씀에 대분발심(大憤發心)이 생겼었지요. 그 후 당장이라도 잡아낼 듯 미리 쇠고삐 만들어 들고 찾아 헤매기 10년, 발은 부르트고 눈은 어두워 가는데,「소」의 자취는커녕 울음소리도 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마음」으로는 심우견적(尋牛見跡)이라도 하고야 말겠다는 초발심(初發心) 때의 용맹심으로 계속 수행하겠습니다.
끝으로 풍담의심(楓潭義諶) 스님의 임종게를 적습니다.
기괴비영물(奇怪比靈物) 임종우쾌활(臨終尤快活)
생사호변용(生死號變容) 교교추월장(皎皎秋月長)
아! 임종 때까지 영물(靈物)을 자재(自在)케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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