ꊱ 부자가 된 사연
부처님 당시 왕사성 변두리에 <푼나>라는 젊은이가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그는 부자인 <스마나>의 고용인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갔다. 명절이나 축제일도 그들에게는 없었다. 일해야 먹을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날도 푼나는 소를 몰고 밭갈이에 나섰다. 그리고 아내에게 점심밥을 부탁했다. 푼나는 들에 이르는 길목에서 한 스님을 만났다. 7일 간의 성전에서 나온 장로 <사리불> 존자 바로 그 분이었다. 푼나는 스님을 만나 드릴 것이 없어도 무엇인가 이바지하고 싶었다. 그래서 버들가지를 꺾어서 양산을 만들어 드리고 물을 길러서 식수를 올렸다. 그리고는 밭에 들어가 일에 골몰하였다.
푼나의 아내는 때가 되어 점심밥을 지어 밭으로 나오고 있었다. 다행히도 길에서 한 스님을 만났다. 푼나 아내는 평소 스님들께 공양하고 싶어도 스님들이 변두리인 자기 집까지 오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조그마한 공양도 올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스님을 만난 것이다.
「스님, 변변치 않은 공양이지만 받아주십시오」하고 엎드려 절하였다. 그리고는 가지고 가던 점심밥을 모두 스님 발우에 담아 드렸다. 사리불 존자는 짐짓 푼나에게 축복을 내리고저 그들을 찾았던 것이다.
푼나 아내는 집에 돌아가 다시 점심밥을 지어 들로 나왔다. 푼나는 시장하고 지쳐서 벌써 언덕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푼나 아내는 혹시나 남편이 화를 내면 모처럼 지은 공덕이 허물어질까 하여 남편에게 점심이 늦은 경위를 조심스레 말하였다. 푼나는 대단히 기뻐했다.
ꊲ 금덩이가 굴러나오다
점심을 먹고 난 푼나는 시장과 피곤이 함께 와서 곧 잠이 들었다. 한참 만에 잠에서 깬 푼나의 눈에는 밭에 이상한 것이 눈에 뜨인 것이다.
「저 밭은 보시오. 온통 황금빛으로 보이니 시장하다가 밥을 먹어서 눈이 이상하여진 것 같소.」
「아니요, 저도 그렇게 보입니다.」
둘이는 밭에 들어가 금빛 나는 흙덩이들을 주워 두들겨 보니 틀림없는 금이다.
「이것이 웬 일이요. 큰 스님께 공양한 것이 이렇게 금방 복이 쏟아졌나보오, 그러나 이것은 숨길수도 없으니 나라에 고합시다.」
이렇게 되어 우선 점심밥 바구니에 황금을 담아 임금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말하였다.
금덩이가 수레에 실려 여러 바리가 들어찼다.
그 때에 왕이 말하였다. 「이만한 재보를 가진 사람은 이 성 안에 없다. 푼나를 이 나라의 부호대표로 삼으리라. 그리고 이 재보는 모두 푼나의 것이다.」
푼나는 부호이름에 알맞게 집을 새로 지었다. 그리고 자기의 부귀가 부처님 은혜라 생각하고 부처님과 그 제자들은 7일간 자기 집에 초대하여 공양하고 많은 것을 보시하였다. 그리고 부처님법문을 들었다.
푼나는 일약 성중의 명사가 되어 그 나라의 부호인 수다나의 청을 받아 딸 웃다라를 시집보냈다.
ꊳ 웃다라의 소원
푼나의 외동딸 웃다라는 부처님을 깊이 믿고 있었다.
그래서 그이 아버지 푼나도 수다나家에 딸을 보내면서 수다나가 불법을 모르는 것을 걱정하였다.
과연 웃다라는 불법 없이는 즐거움이 없었다. 결혼 후 석 달이 지나 참다못해 친아버지에게 사람을 보냈다.
「아버지, 저를 언제까지 이 감옥에 놓아두시렵니까? 설사 얼굴에 노예계집이라는 낙인이 찍히더라도 불법 믿는 집에 살고 싶습니다. 여기와서는 스님도 뵐 수 없고 아무것도 좋은 법을 닦을 수가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푼나는 딸을 가엾게 생각하고 즉시 1만5천금을 그에게 보내면서 전갈하였다. 「이 돈을 네 남편에게 주고 네가 부처님 제자를 모시고 15일 동안이라도 부처님 제자를 청할 수 있게 허락 받아라.」
이 말을 들은 푼나의 사위는 그 돈을 가지고 미모로 소문난 <시리마>라는 여자를 사들였다. 15일간의 기한부다.
이렇게 되어 웃다라는 남편의 허락을 받아 스님들을 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법문을 듣는 것을 매일 기쁨으로 삼고 있었다.
웃다라는 하인들과 함께 연기에 그을고 땀을 흘리며 공양구 장만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 모양을 별당에서 보고 있던 웃다라의 남편은 생각하기를 「알 수 없다. 저런 바보도 있나. 무슨 재미로 저렇게 고생하는가.」하고 웃었다. 곁에서 이를 보고 있던 시리마가 내려다보니 일하는 웃다라가 보인다. 시리마는 자리가 15일간 고용으로 와 있는 것도 잊어버리고 질투심이 끊어 올랐다. 그래서 골이 나서 부엌으로 달려 들렀다. 마침 기름이 끊고 있는 솥 가까이로 갔다. 기름을 퍼 웃다라에게 끼어 얹을 참이었다.
이때 웃다라는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나의 벗이다. 고마운 사람이다. 이 사람 덕분에 나는 부처님 설법을 들을 수 있고 보시도 할 수 있었다. 내가 화를 내면 기름을 뒤집어써 데어도 좋다. 그러나 화내지 않는 한 상처입을 리가 없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리마를 감싼 것이다. 과연 기름을 뒤집어 썼지만 아무렇지도 않다. 이때 함께 일하던 하인들이 달려들어 「이 망나니가 우리 주인에게는 무슨 짓이냐」하면서 때리고 찼다. 웃다라가 말리다 못해 쓸어져 있는 그의 몸을 덮어서 근근이 위기를 면하게 하였다.
ꊴ 자애가 이기다
정신이 든 시리마는 웃다라가 천사같이 보였다. 그리고 자기 허물을 진정으로 참회하였다. 그 때 웃다라는 말하였다. 「우리 아버지에게 참회하십시오. 아버지가 용서하면 나도 용서하겠소.」
「아버지라니 푼나 말입니까.」「아니요 푼나는 나의 세간 아버지이고 세간을 뛰어난 세계의 아버지가 용서해 주셔야 합니다.」 「세간을 뛰어난 아버지란 누구입니까?」 「높으신 깨달음을 얻어 신 부처님입니다.」
다음날 시리마는 부처님께 엎드려 참회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시라마와 웃다라의 말을 다 듣고 나서 말씀하셨다.
「착하다, 잘했다, 웃다라야, 그래야 성나는데 이길 수 있느니라. 성나는 데는 친절로써 악구에는 착한 말로써 인색에는 보시로써 거짓에 대하여는 진실을 말하는 것으로써 이길 수 있느니라.」
이 때 일을 법구경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친절로써 성냄을 이기며
선으로써 악을 이기고
줌으로써 인색을 이기고
진실로써 거짓을 이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