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의 세계] 해심밀경 진여와 심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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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의 세계] 해심밀경 진여와 심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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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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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심밀경의 세계

해심밀경은 산스크리트본은 현존하지 않고, 한역과 티베트어 역이 있다. 한역에는 유송시대의 구나발타라(Gunabhadra, 功德賢 394~468)의 <상속해탈지바라밀요의경(相續解脫地波羅密了義經)> 1권, 복위시대의 보리유지(Bodhiruci,  道希? ~527)의 <심밀해탈경>5권,  陣시대의 진제삼장(Paramartha, 진제 499~569)의 <불설해절경>1권, 당나라의 현장 (현장 600~664)법사의 <해심밀경>5권이 대정신수대장경 제 13권에 실려 있다. 본경의 성립 연대는 나가르쥬나(Nagarjuna, 용수 150~ 250) 이후인 300년 경에 이루어진 것으로 중기 대승 경전에 속한다. 보리유지와 현장의 것은 전역본으로 모두 5권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심밀해탈경>은 十품으로, <해심밀경>은 八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는 현장의 <해심밀경>을 중심으로 하여 그 전체의 구조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현장역이 가장 많이 읽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번역자인 현장이 이 경을 所依로 하여 중국 당시대의 법상종의 시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역문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빼어나게 교묘한 전역이다. 그러므로 당대 유식 이대가(唐代唯識二大家)의 한 사람인 신라의 원측(圓測 613~696)스님은 현장의 <해심밀경>은 아주 번역이 잘 되어 어느 곳에서나 그 뜻이 명정하게 잘 나타나 있다고 극찬하고 있다.

그럼 이 경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그것은 다른 경 처럼 세존의 穢土중의 설법이 아니고 보신불인 비로사나불이 報土인 18원만의 연화장세계에서 미륵. 문수보살 등의 極位의 대사를 상대로 하여 연설하였다는 점이다. 즉 본경은 진리를 말씀하신 부처님을 보신으로 하고, 말씀하신 곳을 보토로 하고 있으며, 진리를 말씀하실 때의 대상을 미륵. 문수 보살같은 훌륭한 분으로 하고 있는 것이 다른 경과 비교할 때 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 경은 서품을 제외하고 <유가사지론>권 75에서부터 권 78까지 사이에 전부 인용되어 있다. 그런데 <유가사지론>에서 초출해낸 것에 <보살지지경>, <보살선계경>이 있는데, 이와 같은 것은 불설로 꾸며서 하나의 경전으로 바뀐 것이다. <해심밀경>도 또한 이와같이 <유가사지론>에서 초출하여 성립된 것이 아닌가 하는 설도 있다.

다음은 품별로 그 내용을 살펴 보기로 한다.

제1서품에서는 비로사나부처님이 18원만의 연화장세계에 있어서 21종 공덕성취의 보신을 드러내어, 무량의 대성문종과 대보살중이 집회하여 있는 정경을 서술하고,

제2 승의 제상품에서는 승의제인 진여는 명언의 상을 떠나며, 유무의 두 상을 떠나며, 심사의 소행을 초월하여 제법의 일이상을 떠나며, 일체의 모든 것이 일미상이라고 설한다.

제3 심의식 상품에서는 아다나식(阿陀那識, adana vinana), 아뢰야식(阿賴耶識, alaya vijnana) 일체종자심식, 心을 설하고, 그것과 6시과의 俱轉을 밝히고 있다.

제4 일체법상품에서는  변계소집성(분별성), 의타기성(의타성), 원성실성(진실성)의 三性을 설하고,

제5 무자성품에서는 相無性, 生無性, 勝義無性의 3무성을 설하고, 이품에서 또 有.空.中의 삼시교판을 설하고있다.

제6 분별유가품에서는 지관행을 상세하게 설하여 식의 소연은 유식의 소현이라고 설하고,

제7 지바라밀다품에서는 十지및 十바라밀다행을 설하고,

제8 여래성소작사품에서는 여래법신의 相및 화신의 작업을 설하고 있다.

다음은 心意識의 성립과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초기경전에서는 識 (vijnana)의 다른 이름으로서 心(citra)과  意(manas)을 들고 있으므로, 이 심.의.식의 셋은 명칭은 달라도 같은 것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부파불교시대(불멸 100년 ~ 불멸 300년 경)에도 이 입장을 채용하고 있다. 유가행파시대에 이르면 심의식의 셋은 그의 명칭도 몸체도 별도라고 말하고 있다. 즉 識은 안이비설신의의 6식이고, 意는 제 7 마나식을 가리키며 心은 제 8아뢰야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되었다. 그러나 이것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8식이 모두 식의 이름으로 불리워지며, 더욱 8식은 第一義的으로는 개별의 존재가 아니라고 하는 설도 있다.

식(識 vijnana)은 vi(구별, 차별) + jna(알다) +ana(것)이라고 하는 것으로 [차별하여 아는것]이란 분별. 판단. 인식의 작용을 가리키며, [차별하여 아는 것]이란, 분별. 판단. 인식하는 주체로서의 마음을 가리킨다. 이가운데에 인식작용이 본래의 의미이지만, 인식주체로서의 마음(心)의 의미로도 원시경전에서는 사용하고 있다.

부파시대에는 6식인 표면심에 관한 것이었고 아뢰야식이라고 하는 잠재심은 고찰 되지 않았다. 그런데 마음에 의한 선악의 행위는 그대로 소멸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그 습관력을 마음속에 남기는 것이 업보설의 고찰에 의하여 주목을 끌게 되었다. 경험을 할 때마다 축적되는 습관력은 우리들의 기억. 지능. 성격. 편견등이 되어 마음의 깊숙한 속에 존재하고, 그것이 우리들의 인식판단이나 행위에 대하여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습관력을 무시하고서는 업보설이나 일상경험을 바르게 설명할 수가 없다. 제 8식인 아뢰야식이라고 하는 잠재의식을 설정한 것도 그 때문인 것이다.alaya란 [마음 한가운데에 저장되어, 마음의 깊숙한 속에 웅크리고 있다]는 말이다. 또 우리들은 본능적으로 자기 중심적인 생각을 가지고 그것에 의하여 무의식적으로 아욕이나 집착이 일어난다.

그것은 마음의 가운데에 아만. 아욕. 아집 등을 일으키는 그릇된 자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나(末那, manas, 意)라고 부르며, 恒審思量하는 것이 으례 하는 일이고, 언제나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갖는 것으로 했다. 이와같이 하여 마나를 제7식으로 하고, 아뢰야식을 제 8식으로 하는 유가행파의 8식설이 일어났다. 아뢰야식의 가운데에 저장되어 있는 과거의 습관력의 하나 하나는 종자(種子, bija)라고 부른다. 理想을 방해하는 악. 불선의 종자를 없애고, 이상에 향하게 하는 선. 無漏의 종자를 늘려가는 것이 수행인 것이다.

이와같이 유식설에서는 잠재심인 아뢰야식과 현상심인 7식을 설하며, 그 사이에 전변(轉變, parinama)의 관계를 설하여 풀이하고 있다.

다음은 진여(tathata)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여래장연기의 <기신론(대승기신론)>과 아뢰야식 연기의 유식설과의 사이에는 진여에 관한 견해가 다르다. <기신론>의 진여는 [心眞如]라고 하여 마음을 떠난 것이 아니다. 이것은 理의 면이 강한 것이지만 마음의 본성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마음의 차원에서 포착할 수 있다. 진여라고 하면 理의 면이 강하지만, 마음(心)이라고 하면 智의 면이 강하게 된다. 그러므로 <기신론>은 마음을 利만으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 理를 智와 불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으로된다.  이에 대하여 유식설과 같이 개인의 마음을 처음부터 문제로 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개인의 마음에는 번뇌가 있는 것이 큰 문제이다.그 때문에 마음의 본성이 智라고 하는 주장에는 쉽사리 도달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더군다나 마음이 理와 같다고 하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가 어렵다. 번뇌를 단멸한 마음의 본성을 智라고 주장한다 하더라도 마음은 인격적인 것이다. 그러나 理는 비인격적이며, 마음을 넘어선 것이다. 이것이 유식설의 근본사상이므로 여래장사상과는 처음부터 의견을 달리한다.

이와같은 유식사사의 소의경전이 <해심밀경>이다. <불광>의 요청에 따라 제2, 제3품을 중심으로 이 경의 세계를 매듭을 지으려고 한다.

먼저 제2품을 연극으로 치면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장은 여리청문보살과 해심심의밀의보살과의 대화로 이루어지는데, 부처님으로부터 수기를 받은 해심심의밀의보살이 여리청문보살의 질문에 [승의제 즉 진여는 언설을 떠났으며, 분별을 여의고, 청정한 妙理]라고 말한다.

제2장은 부처님이 법용보살에게, [승의제는 일체의 심사를 넘어선 것이다]라고 설하고 있다.

제3장은 부처님이 선청정보살에게 [승의제는 제행의 一異의 性相을 넘어선 것이다]라고 설하며,

제4장은 부처님이 선현장로에게 [승의제는 모두 일체일미상이다]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이품은 제법의 實性인 승의제의 진상을 자세하게 밝히고, 그것이 즉 유식의 묘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 3품은 부처님이 광혜보살에게 8식의 체상을 밝히고, 폭포수및 鏡面을 비유로 들어 아뢰야식의 생멸상속의 모양를 밝히며,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생사의 근원을 깨달아 유식의 유래를 알게 한다.

결론에 양품의 관계를 말하면, 제2승의제상품이 勝義제실성계를 서술함에 대하여, 제3 심의식상품은 세속제현상계를 나타내고, 진여를 실성으로 하여, 그 위에 의존하는 현상의 제법은 오직 아뢰야식의 가운데에 있는 종자로부터 생기는 것이라고 설한다. 이것은 말하자면 아뢰야식 연기설의 근거를 여기서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고 할수 있다.

이와같이 <해심밀경>은 보신인 비로사나부처님이 보토인 연화장세계에서 극성위보살인 미륵. 문수 등에게 진리를 말씀하신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 내용도 독특하게 진여를 실성으로 하여 그 위에 아뢰야식 연기가 이루어지는 유식사상을 말하고 있는 것이 <해심밀경>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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