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교리강좌] 한국불교의 전래와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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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교리강좌] 한국불교의 전래와 수용
  • 해주스님
  • 승인 2009.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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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교리강좌

한국불교는 한국이라는 지역적 자연적 역사적 범주 안에서 한 민족이 신앙하고 지녀왔던 불교사상 전부를 말한다. 곧 한국의 역사 문화속에서 한국이 이룬 특수 고유한 불교를 한국불교라 일컫는다.이는 처음 밖에서 전해진 불교를 어떻게 수용하여 전개시켜 갔는가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때는 삼국 또는 사국시대이다.

삼국시대 한반도의 남쪽 낙동강 유역에 가락(가야)국이 있었고, 그 곳에 남방 인도로부터 불교가 전해졌다는 전설과 수용되었던 흔적을 남기고 있음에 의해서다.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불교를 받아들인 불교공인의 사실에 의하면 삼국중 고구려에 제일 먼저 불교가 전래되었음을 볼 수 있다.

  고구려 제17대 소수림왕 2년(372)에 중국의 전진(前秦)에서 부견왕이 보낸 사신과 순도(順道)스님이 전한 불상과 경전을 받아들임에 의해서다. 이어서(374) 아도(阿道)가 왔으며 이듬해 최초로 성(초)문사와 이불란사를 세웠다. 이것이 한국불교의 초전이며사원 창건의 효시로 불리고 있다.

  백제에서는 침류왕 원년(384) 동진에서 배를 타고 온 인도 승 마라난타를 왕이 궁궐안으로 맞아들여 예경함으로써 불교가 공인되었으며 그 이듬해 한산에 절을 짓고 열사람의 출가 승려를 배출하였다.

  신라의 불교공인은 법흥왕 14년(527)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루어진다. 이미 고구려에서 넘어와 있었던 불교가 이차돈의 순교를 계기로, 종래의 무속과 연계된 무교세력의강한 반발을 누르고 왕실 중심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삼국의 불교는 이미 민간으로 전래되어 있었던 것을 후에 국가에서 공인하였으며,왕실의 비호에 의해 불교가 급속도로 유통되어 갔음을 보게 된다. 이처럼 불교 초전시부터국가에서 환영한 불교는 그후 통일기 신라, 고려 그리고 조선조까지도 한결같이 국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전개되었다.

    따라서 그러한 국가의 홍불시책에 상승하여 파급되어 간 삼국불교는 인도의 출세간적불교와는 크게 양상을 달리 하게 되었다. 한국 전법의 성패를 좌우한 초기 전도승들이선택한 불교교설은 한국불교의 교리적 기반을 형성하게 되었는데, 그러한 초전불교의중심사상은 인과화복설 곧 업설이었다.

  처음 고구려에 불교를 전한 순도는 인과로 교시하고 화복으로 설유하였다 한다.소수림왕에 뒤이은 제18대 고국양왕은 말년에(391) 불법을 숭신하고 복을 구하라[崇信佛法求福]라는 영을 내렸으니, 불법을 복되게 사는 교로 이해하고 숭신함으로써 복을 얻게된다고 보아 국가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제19대 광개토왕은(392) 평양에 9사를 건립하였으니 절은 수복멸죄하는 장소로 이해함이다.

복을 닦을 처소인 절이 많아야 백성들이 가까운 절로 가서 불법을 숭신하고 복을 구할수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백제 역시 아신왕 원년(392)에‘불법을 숭신하여 복을 구하라’는 영을 내렸고, 신라에서도 불교를 공인한 법흥왕이 그 이듬해 바로 살생을 금하는 영을 내렸으며, 흥륜사영흥사를 비롯하여 창생을 위한 수복멸죄의 자리로서 사찰을 많이 지었다.

  이처럼 삼국이 모두 죄를 멸하고 복을 얻는 가르침으로 불교를 이해하여, 이 업설에의해 선정을 베풀고 백성들로 하여금 복을 구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초전기불교의 토착화 작업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면서 대승교학이 발전하게 되고 삼국은 각기 특색있는 불교교학을 이루어갔다. 

  고구려 불교교학의 특색으로서는 삼론(三論)을 꼽을 수 있다.

승랑(僧郞)이 고구려 요동에서 태어나 장수왕대(413-491)의 후기에 중국으로 가서 승조(383-414) 계통의 삼론학을 깊이 연구하여 그 새로운 경지를 열었던 것이다.

  승양은 화엄에도 깊은 연구가 있었으나 중국에서 신삼론종의 터전을 마련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승랑이 섭산 서하사에 머물 때 그의 명성을 들은 양무제가 우수한 학승 10인을 뽑아 승랑에게 수학하게 하였던 바(512), 그중에서 승전이 뛰어나서 승랑의법을 이었다고 한다.

  그때까지 중국에서는 삼론과 성실론이 함께 연구되어 학문적인 분리가 없었던 것을 승랑이 비로소 학적으로 조직하여 삼론학을 확립함으로 해서 삼론이 성실론과 완전 분리되고 신삼론종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승랑은 물론 고구려가 아닌 중국에서 일생을 마치 긴 하였으나 기록상 한국인으로서 중국을 가르친 최초의 인물로 중국하계에 미친 영향이 다대하여 고구려의 기상을 떨쳤던 것이다.

  인(印) 법사도 촉에 들어가(581년경) 삼론을 강하였고, 실(實)법사 또한 수나라에서 삼론을 강의한 대가이며, 혜관(惠灌)은 길장에게서 삼론을 배워 일본으로 건너가(625)삼론학을 널리 펴서 일본 삼론종의 시조가 되었다. 고구려 불교를 삼론불교라 해도 과히 손색이 없음을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물론 천태학, 열반학 등이 연구되기도 하였다. 비래방장으로 유명한 보덕화상에게 원효와 의상이 『열반경』을 배웠다고 전함은 고구려의 열반학을 짐작케 하는것이다.

  백제불교의 특색으로서는 율학을 둘 수 있다. 백제 율종의 비조가 되는 겸익은 중인도의 상가나 대율사에 이르러 5년간 범문을 배우고 율부를 깊이 전공하였다. 성황 4년(526)에 귀국한 겸익은 인도에서 가져 온 범본 율부 72권을 번역하였다.

  이에 대한 율소 36권을 담욱 혜인이 저술하였으며, 왕도 번역된 비담과 신율의 서문을지었다. 겸익이 범본 5부 율문을 번역한 72권과 율소 36권을 아울러 신율이라 한 것이니, 백제의 율전을 완성시킨 백제불교의 창의성을 높이 살만하다고 하겠다.

  또 법왕은 즉위년(599)에 살생을 금하는 영을 내리고 사냥도구를 모두 불태우게 하였다. 얼마나 계율을 숭상하였던지 그 상황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겠다. 백제 역시 고구려처럼 삼론, 천태, 열반학도 있었음이 보인다. 

  성왕 19년(541)에는 양나라에 사신을 보내어 공장 화사와 함께 열반 등 경의를 청해왔다고 한다.  백제 말엽 무왕(600-641) 때 세운 미륵사를 통하여 미륵불토사상을 엿볼 수도 있다.

  신라에서는 처음 전륜성왕 사상으로 왕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일환으로 미륵사상을 채용하였다. 앞으로 올 미륵불의 용화세계를 현재는 샹카라는 전륜성왕이 정법으로 다스리고 있다고 해서다.

  그래서 진흥왕 때 창설한 국선화랑단체인 풍월도에서 국왕을 받드는 국가적인 권위를 부여받고 있었던 최고 상수화랑인 국선은 미륵불을 상징한 것이었다.

  화랑오계를 일러 준 원광은 유식계통의 섭론학을 연구하였으며,「해심밀경소」등을 남긴 원측의 중국에서의 눈부신 활약 등도 신라불교를 유식사상으로 특색지을 수 있는 방증 자료가 된다고 하겠다. 원효가 당나라로 현장의 유식교학을 배우려고 유학을 시도해 본 것도 그 일환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즈음부터는 차츰 법상교학보다는 화엄교학이 우세하게 되어 통일신라시대는 화엄우위의 불교가 된다. 이는 원효의 입당 포기와 의상의 화엄연구로 돌입하게되나 그 전에 자장의 업적을 되외시할 수 없다.

  자장은 자장율사라고 불리는 것처럼 율학을 연구하고 통도사에 계단을 설치하여 수계를 하기도 하였다. 백제가 소승율학 중심이라면 자장은 대승적 율학을 담당하였다 할 것이다. 계를 파하고 백 년을 사느니보다 차라리 하루를 살더라도 계를 지키겠다고 한 자장의 말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허나 자장은 율학 못지 않게 화엄사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자장이 자신의 속가를절로 만든 원녕사 낙성식 때 화엄만 게를 설하였으며, 법회도중 52녀(53녀)가 현신하여 중청하였으므로 53그루의 지식수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또 중국 오대산에서 화엄의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화엄게를 받아오기도 하였다. 이와같이 각기 특색있었던 삼국불교는 신라의 삼국통일을 즈음해 화엄교학이 위세를 떨쳐갔던 것이다.

해주스님
청도 운문사에서 출가, 공주 동학사 강원 대교과를 졸업하였으며, 동국대학교와 동국대대학원에서 화엄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동국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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