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 스님께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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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 스님께 묻습니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0.08.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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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어릴 적부터 몸에 병이 많습니다. 왜 저는 이런 아픈 몸을 받고 태어나게 된 것일까요? 병은 왜 오는 것입니까? 제가 죄를 많이 지은 걸까요? 이렇게 아플 땐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까요? 아플 때 하는 수행도 있는지요?
▶  물론 병이라는 것 또한 아무 이유 없이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오지요. 그러나 본질적으로 병이라는 것은 언제나 우리를 돕기 위한 것이지, 우리를 괴롭히기 위한 목적이 아닙니다. 병은 우리를 정화시켜 업을 녹여주기 위한 우주법계의 자비로운 보살핌의 일환이자 우리를 성숙하게 하기 위한 지혜의 이끎입니다. 그것이 최상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통해 나에게 온 것입니다. 그러니 그 병은 나의 적이 아니며, 싸워 이겨야 할 투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병도 내가 그 병을 이겨내 주길 바랍니다. 그러나 폭력적인 방법으로 병과 싸워 이기는 방식이 아닌, 비폭력적이고도 자비와 사랑이 가득한 방식으로의 승리를 원할 것입니다.
병과 나는 둘이 아니며, 나의 또 다른 부분입니다. 내 눈이 마음에 안 든다고 눈과 싸워서 눈을 없애버릴 수 없듯이 병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병도 나에게서 나왔고, 그렇기에 본질적으로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지혜나 방법도 사실은 내 안에 다 가지고 있습니다. 본연의 치유적인 원리는 언제나 사랑과 자비와 비폭력, 그리고 알아차림의 지혜에 있습니다. 병을 적으로 보고 싸워 이겨내려는 마음을 놓아버리고, 병이 나와 둘이 아님을 알아 자비스러운 마음으로 따뜻하게 지켜보아 주어야 합니다.
병이 올 때 그 병이 우리에게 주는 참된 의미를 깨닫고 그 병을 자연스럽게 치유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병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빨리 없애려는 마음보다는, 오히려 잠시 그것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충분히 그 병을 느껴보고, 살펴보며, 관찰하는 것이지요. 마치 부모가 자식을 돌보듯 그런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병을 지켜봐 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병과 대적하지 말고, 완전히 받아들여야 하지요. 병을 거부하면 오히려 병은 계속됩니다. 온전히 수용하고 함께 머물며, 병이 내게 주는 느낌들을 있는 그대로 잘 관찰해 보세요. 그 관찰, 그 통찰이야말로 그 어떤 주사바늘보다, 그 어떤 약보다, 수술보다 더 깊고 강한 우주 법계의 치유의 손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라는 생각을 놓아버리세요. ‘내게 병이 왔다’는 생각도 놓으세요. 병에 대한 모든 생각과 판단과 해석을 놓아버리고, 완전히 내 안의 무한한 자연치유의 힘에 모든 것을 내맡기고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안의 자성부처님, 법신부처님을 굳게 믿고 모든 것을 내맡기세요. 이와 같은 실천을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 절, 좌선, 독경, 염불 등의 수행을 함께 해 나가는 것도 좋겠지요. 또한 법계라는 대자연의 불성에 기대기 위해 자연 속에서 걷기, 자연식, 소식 등을 하는 것이 좋겠지요.

[Q2] 20대 중반의 여성입니다. 밑바닥 인생 8년째, 저는 의지할 곳도 없는 처지에 너무 힘들고 속이 답답하면 점을 보러 가곤 합니다. 그런데 잘 맞추더군요. 정말 사람의 사주팔자라는 게 딱 맞아 떨어지는 건가요? 그렇다면 저는 너무 절망적입니다. 한없이 눈물만 납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우님의 지금 현실을 분명히 새롭게 바꿀 수 있습니다. 사주팔자라는 것은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해진 사주팔자란 결코 없습니다. 그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운명이나 숙명이라고 하지 않고 ‘인연 따라 변할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것도 아주 획기적으로 경이롭게 바뀌기도 합니다.
지금 법우님에게 주어진 괴로운 삶과 환경은 지난 과거생의 업에 대한, 물론 일부 탁한 악업에 대한 결과로서 나타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는 악업도 있지만 선업 또한 있어요. 누구나 악업과 선업은 함께 가지고 있지만 어떤 사람은 특별한 상황을 맞음으로써 악업을 한꺼번에 받기도 합니다. 큰 괴로움은 큰 악업의 소멸을 의미합니다. 물론 그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대수용의 마음자세였을 때 그 업장소멸은 속도를 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수행상담에 글까지 올렸을 정도라면 벌써 이 작은 행위가 아주 엄청난 인연과 희망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법우님의 내밀한 깊은 곳에서부터 이미 변화는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향해 소리치세요. “세상을 향한 모든 원망을 내려놓습니다. 내 과거의 모든 잘못을 참회합니다. 나의 삶은 내 스스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에 무조건적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부터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 “나는 새로운 삶의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행복하게 평화롭게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나는 방법을 모릅니다. 부처님! 당신께서 나를 이끌어 주세요. 나의 모든 것을 부처님께 맡깁니다.” 이 말들을 적어놓고 염불처럼 계속해서 반복해 읽으시기 바랍니다.
말과 기도는 이 우주를 진동시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다고요? 이 정도로 내 삶이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진리는 아주 단순한 곳에 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부처님께 맡기고 이제부터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세요. 나를 도와 줄 수 있는 단체나 기관도 찾아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도 만나보세요.
저질러야 합니다. 저지르지 않으면 변화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마음속에 원을 세우고 저지르면 그 원력이 삶을 이끌어 갑니다. 그 전의 삶의 패턴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 내 삶에 완전히 새로운 변화가 찾아오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세요. 변화를 절대 두려워하지 마세요. 업이 완전히 변화되려면 살아오던 삶의 패턴이 완전히 바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부처님께 맡겨보세요. 이 우주 법계를 진동시켜 법우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뀌게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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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法相) 스님 ː 동국대와 동 대학원에서 불교학을 공부하였으며, 불심도문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였다. 현재는  군승으로 고성 운학사에서 군장병들과 군가족들을 위해 부처님 말씀을 전하고 있으며, 생활수행도량 ‘목탁소리(www.moktaksori.org)’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나누고 있다. 저서에는 『생활수행 이야기』, 『마음공부 이야기』, 『반야심경과 마음공부』, 『금강경과 마음공부』, 『부자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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