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희 지음 | 25,000원 | 출간일 2017-03-13 | 분야 인문 | 판형 152*224mm|쪽수 622쪽
책소개 위로
세계화 시대에 당신의 품격을 높여주는 것은 외국어가 아니라 우리말 실력이다. 그리고 국어 실력도 어휘력이 좌우한다! 국어 실력 열 배로 늘려주는 우리말 공부
저자소개 위로
“언어는 그 사람”이라는 소신을 지닌 우리말 연구가이다. 언어와생각연구소 공동 대표이며, 경기교육청 ‘학교로 찾아가는 인문학’ 강사이다. 충남 서천에서 나고 자라,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했다. 오랜 해외 근무로 영어를 상용하는 이중 언어생활을 경험하면서, 영어를 잘하려면 우리말부터 제대로 아는 것이 우선임을 깨닫고 국어 공부에 열정을 쏟기 시작했다. 퇴직하고 나서 아직 작가용 한국어 사전이 없다는 사실을 안타깝게 여겨 사전 편찬에 매달렸다. 꼬박 5년을 바쳐 완성한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은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종이 사전이 되었다. 2016년에 쓴 책 『박근혜의 말』은 언어를 통해 정치인의 실체를 분석한 책으로 여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 밖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워크북』, 『내가 따뜻한 이유』(공저) 등을 썼고,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셀프 혁명』을 우리말로 옮겼다. 전자우편: jonychoi@naver.com 블로그: 네이버/다음 “최종희의 생각 변전소”
목차 위로
머리말
01 표준어와 비표준어 사이,
미처 알지 못했던 은밀한 속사정
‘우리말’과 ‘순우리말’은 다르다
[덤] 역사로 보는 우리말 팔자
하나의 ‘말’에 붙은 이름이 이토록 많다니…
[덤] 사투리와 표준말 사이
사투리인지 표준어인지 너의 말이 아리송해
◎ 얼른/후딱/싸게/빨리/후다닥 가운데 사투리는?
◎ ‘기다’는 사투리가 기다? 아니다?
[덤] 방언과 사투리의 차이
◎ ‘걸쩍지근하다’는 ‘껄쩍지근하다’의 동생이 아니라고?
◎ ‘거시기’는 비속어가 아니라 거시기여
[덤] 똥짜바리, 항문과 똥구멍 사이에서
은어 왈, “왜 나만 표준어가 아니냐고요?”
◎ 은어/비어/속어 3형제 중 은어만 데려온 애?
[덤] 일반인에게 생소한 ‘전문’ 은어들
◎ 비속한 말도 표준어라니, 교양은 어디 가고?
사전에 없는 말이라고 깔보지 말 것
◎ 생산성이 있는 접사와 쓰인 말인데도 표제어에서 빠진 것들
◎ 준표준어/잠정적 표준어는 사회 변화를 담아낸 실질적인 표준어
[덤] 준표준어와 잠정적 표준어
◎ 표준어 노릇만 해주고 표제어에는 빠진 말들
[덤] 다른 말의 뜻풀이에만 동원된 채 뜻을 알 수 없게 된 말들
◎ 어엿한 표준어 자격을 갖췄음에도 표제어에서 빠진 말
[덤] 은어라도 사전에 올랐으면 하는 말
[덤] 근래 복수 표준어로 추가 지정된 말들
◎ 문헌 정보 수정으로 슬그머니 사라진 말들
표준어이면서 뜻에 따라 방언도 되는 말
02 공인받지 못한 우리말 내력
토박이말, 옛말, 북한어의 흔적들
사전에 오르지 못한 아름다운 토박이말들
◎ ‘가온’만으로는 아무것도 될 수 없다
◎ 아직 ‘다솜’으로는 ‘사랑’을 말할 때가 아니다
◎ 아름다운 말이라도 비표준어는 사적으로만 써야…
우리 곁에 살아있는 옛말, 지금도 그리운 옛말
◎ 김치냉장고로 다시 살아난 ‘딤채’
◎ ‘어즈버’그리운 옛말이 꿈이런가 하노라
북한어는 남한어와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 둑/뚝의 차이만큼이나 멀어져가는 남/북의 말
◎ 표준어로 잘못 알기 쉬운 북한어
[덤] 성서에 북한어 표기가 상당수 들어간 까닭
◎ 북한어에서 더욱 돋보이는 우리말글
[덤] 북한어와 얼음보숭이
◎ 지금은 멈춰버린, 남/북의 말글을 통일하려는 노력
03 한자를 알면 저절로 풀이되는
우리말의 원천, 한자어
한글과 한문 그리고 한자어와 한자 사이
◎ 우리말에서 한자어의 위치와 역할
[덤] 한자어의 경제적 조어 능력
◎ 한자에서 최소한 판정승은 거둬야…
◎ 우리말에서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율
◎ ‘한자’, ‘한문’,‘한자어’와 ‘우리말’
[덤] 우리말과 한자
◎ ‘한자어’와 ‘한자’ 그리고 ‘한문’의 차이
◎ 모(模) 와 묘(描) 그리고 용(用)의 쓰임
우리말 표기의 갑론을박 60년사
◎ ‘한글 전용’과 ‘한자 병기’의 논쟁
◎ 한글전용법의 ‘단서 조항’이 일으킨 분란
[덤] 한글은 언제부터 공문서에 쓰이기 시작했을까?
나이를 나타내는 한자어
◎ ‘고희’와 ‘망팔’은 몇 살 차이일까?
◎ “나이 값 하며 살라”는 뜻이 담긴 공자의 나이
[덤] 나이 표기에 쓰이는 일반적인 한자어
[덤] 아주 큰 수를 나타내는 우리말
◎ 묘령의 중년 여성이 방년의 딸을 두었다?
사례로 살펴보는, 헷갈리기 쉬운 한자어들
[덤]‘성공 사례’는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없다!
[덤] ‘직무대리’와 ‘직무대행’은 동의어일까?
[덤] 한자어로 잘못 유식해지기
[덤] 괴상한 한자어 애용: 피로회복제, 희귀병
[덤] 금초/벌초/사초 그리고 추행의 뜻
[덤] ‘현해탄’은 우리 것이 아니다
04 외국어 남용과 외래어 오용 백태
꼬인 삶도 풀어주는 우리말 실력
외래어처럼 쓰이는 엉터리 외국어 토막말들
◎ 스펙 없는 젊은이, 우리말 실력으로 스펙 대신하기
◎ 외국어 토막말 잘못 밝히다간 무식을 광고하는 꼴
◎ ‘페널티킥’과 ‘승부차기’는 다르다
◎ 물 건너 와서 고생하는, 자동차 관련 영어
[덤] 잘못된 외국어 선호의식과 작가 안정효의 공부론
◎ 어떤 옷도 ‘메이커’ 없는 옷은 없다
◎ 외국인들이 되레 한국에서 배우는 영어
[덤] 재미있는 영어 이야기
외국어도 외래어도 아닌 엉터리 말
◎ 그 ‘관계쉽’은 ‘바란스’가 맞는 건가
◎ 웰빙 사업이 타겟이라고 플랑카드를 내걸까
◎ ‘런닝 맨’은 달리는 사람인가, 달리기용 사람인가
[덤] 미국에는 왜 ‘맥아더’가 없을까?
객지에서 고생하는 영어, 오염되는 우리말
◎ 외래어도 아닌 엉터리 외국어 사용 백태
[덤] 부스러기 영어 애용자의 영어 실력
[덤] ‘보그병신체’라고 작명한 이의 이유 있는 분노
◎ 뜻도 모르면서 무심코 따라 쓰는 ‘에지있게’
◎ Booksori(북소리) 행사장에 소리 나는 북이 없다
[덤] ‘노다지’는 외래어가 아니다
똘레랑스와 꽁뜨가 된다면 모스끄바도 된다
◎ [외래어 표기 원칙]
05 켜켜이 쌓인 우리말의 자취
먹을거리와 식생활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 것들
◎ ‘좁쌀’은 쌀이 아니지만 쌀이기도 하다
[덤] ‘조’와 관련하여 짚고 넘어갈 말들
[덤] 술 담글 때 쓰는 술밥은 ‘고두밥’이 아니다
◎ ‘식해(食醢)’와 ‘식혜(食醯)’
[덤] ‘돼지 곱창’은 없다?
◎ ‘액젓’과 ‘젓갈’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덤] 돼지고기·개고기 수육은 쓸 수 있는 말인가?
◎ 알아두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젓갈의 종류
◎ 왜 ‘어리굴젓 같은 놈’이라고 놀릴까?
쓸모만큼이나 많은 이름을 가진 명태
◎ 명란젓과 창난젓, 왜 ‘창란’이 아닌가
◎ 명태 알탕 속의 그것은 ‘고니’인가 ‘곤이’인가
◎ 명태는 어쩌다 그 많은 이름들을 갖게 되었을까
[덤] 엉덩이/궁둥이/방둥이는 어떻게 다를까?
조기, 잡놈, 나물, 담배에 관하여
◎ 사연만큼이나 이름도 많은 조기
[덤] 횟집에서 즐겨 먹는 광어와 넙치는 같은 말일까?
◎ 오사리잡놈은 새우와 친척?
◎ 오늘은 묵나물밥이나 해먹을까
◎ 담배가 기호 식품이라는데?
[덤] 엽궐련은 담뱃잎을 그냥 둘둘 만 것일까?
06 생활 속 재미난 우리말 1
‘오빠’에서부터 김정은의 머리까지
뒤죽박죽 호칭 때문에 울고 가는 촌수
◎ 남편더러 ‘서방님’이나 ‘오빠’라니?
◎ 외가 쪽 족보 따지기는 참 힘든 일
◎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가보는 ‘3대’째가 아니다
[덤] 이제 직장에서는 압존법을 쓰지 않아도 된다
◎ 두음법칙과 성명 표기
윷판을 이루는 말, 윷놀이에 얽힌 말
울고 웃는 노름판은 인생의 축소판
소라색엔 소라가 없고 무색옷엔 색깔이 있다
생김새도 천차만별인 눈, 이름도 가지가지
바람과 사랑의 설렘을 달고 높이 날던 우리들의 연
고기잡이에도 다 물때가 있는 법
◎ ‘물때’도 모르고 설쳐댄 건 아닌지
[덤] 들물/초들물/들턱은 전혀 남남 간의 말들이다
◎ 세월호 사건이 알려준 말, 소조기와 정조기
[덤] 달이 날마다 우리에게 안녕을 고하고 있다!
부삽과 무자위 그리고 삼돌이 이야기
◎ 부삽과 무자위가 한통속? ㄹ탈락, 물불은 가린다!
◎ 삼돌이 다시 보기
나이 잘못 쓰면 나잇값 못하게 된다
◎ ‘우리 나이’는 사전에 없는 말이라고?
◎ 동갑이라고 다 같은 동갑이 아니다
뜨개질로 사람도 뜬다고? 속곳도 뜨나요?
◎ 뜨개질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뜻이 하나 더 있다
◎ 옛 여인들의 속옷
허 생원은 장돌림일까 도붓장수일까
◎ 허 생원의 드팀전은 무엇을 파는 가게일까?
◎ 허 생원은 피륙 장사를 하는 장수이다
[덤] 장사/장수 관련 속담
세상에 잠의 가짓수가 그다지도 많다니…
◎ 꽃잠으로 낳은 나비잠 아이가 돌꼇잠을 자다
◎ 잠잠 무슨 잠… 덧잠, 사로잠, 단잠, 쪽잠, 통잠…
너무 많아 머리가 아플 지경인 온갖 머리와 머리치장
◎ 김정은 머리 스타일은 황새머리일까 상고머리일까
[덤] 은근짜는 기껏해야 달첩질로 빠지고, 잘해야 난질 거쳐 가지기 꼴 난다
◎ 낭자머리는 처녀들이 하는 머리?
◎ 떠꺼머리처녀도 있다고?
◎ ‘쓸개머리도 없는 사람’은 욕이 아니다
07 생활 속 재미난 우리말 2
한 식구로서의 동물들
짐승과 날짐승에 관하여
◎ ‘꺼벙이’가 아니라 ‘꺼병이’라고요?
◎ 실치 축제의 ‘실치’는 ‘설치’의 잘못
◎ 암수와 암컷에 관한 재미난 말들
◎ 수지니, 날지니, 해동청, 보라매… 어떤 매들일까?
◎ 남의 매를 가로채려고 ‘시치미’를 뗐다고요?
농사꾼과 친근한 소 이야기
◎ 〈워낭 소리〉와〈향수〉로 살펴본 소 이야기
◎ 부리망을 쓴 소가 우릿간에서 쇠발개발한다고?
◎ 소고기 부위 이름, 몇 가지나 알고 있을까?
[덤] 마블링과 소고기 등급 이야기
08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하늘과 땅 차이도 점 하나 차이
아주 작은 차이, 전혀 달라지는 뜻
◎ 점, 받침, 모음 하나 차이
[덤] 민요 명칭의 잘못된 축약
◎ 한 칸 띄어쓰기: 붙여 쓴 말과 띄어 쓴 말
◎ 붙여 써야 하는지, 띄어 써야 하는지 헷갈리는 말들
[덤] ‘-하다’가 들어간 고유어 중 가장 긴 말은?
과잉 친절이 불필요한 의미 중복을 낳다
◎ 겹말, 뭐가 못미더워서 군말을 덧대었을까
[덤] 표준 어법과 역사성
◎ 동종 목적어인가, 의미 중첩인가
[덤] ‘탕’과 ‘국’은 어떻게 다른가?
있이 살자 그리고 좋은 건 살려 쓰자
◎ 우리말에서의 ‘없다’와 ‘있다’
[덤] 사전에 없다고 해서 쓸 수 없거나 비표준어인 것은 아니다
◎ 조금만 돌아보면 살려 쓸 말들이 많다
[덤] 미꾸리/미꾸라지와 아카시아/아까시나무
◎ 주목해도 좋은 멋진 말들
[덤] 빈대와 빈대떡: ‘빈대떡’의 어원
◎ 바늘 한 쌈, 고등어 한 손, 북어 한 쾌…
[덤] 옛 서적의 수효를 나타내는 ‘권’과 ‘책’
◎ 제 말 제대로 쓰기
[덤] 면접장에서 이런 소리 하면 낙방에 크게 도움된다
[덤] 낱말 안에서 글자의 순서
[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말
[덤] 쑥떡은 흔해도 쑥개떡은 보기 드문 떡
부 록
문장부호 개정안과 추가 표준어
새 문장부호의 주요 내용
주요 개선 사항
[덤] 옥스퍼드 콤마
추가 표준어
[덤] ‘너무’는 너무해
[덤] 표제어로 올려야 할 말들
01 표준어와 비표준어 사이,
미처 알지 못했던 은밀한 속사정
‘우리말’과 ‘순우리말’은 다르다
[덤] 역사로 보는 우리말 팔자
하나의 ‘말’에 붙은 이름이 이토록 많다니…
[덤] 사투리와 표준말 사이
사투리인지 표준어인지 너의 말이 아리송해
◎ 얼른/후딱/싸게/빨리/후다닥 가운데 사투리는?
◎ ‘기다’는 사투리가 기다? 아니다?
[덤] 방언과 사투리의 차이
◎ ‘걸쩍지근하다’는 ‘껄쩍지근하다’의 동생이 아니라고?
◎ ‘거시기’는 비속어가 아니라 거시기여
[덤] 똥짜바리, 항문과 똥구멍 사이에서
은어 왈, “왜 나만 표준어가 아니냐고요?”
◎ 은어/비어/속어 3형제 중 은어만 데려온 애?
[덤] 일반인에게 생소한 ‘전문’ 은어들
◎ 비속한 말도 표준어라니, 교양은 어디 가고?
사전에 없는 말이라고 깔보지 말 것
◎ 생산성이 있는 접사와 쓰인 말인데도 표제어에서 빠진 것들
◎ 준표준어/잠정적 표준어는 사회 변화를 담아낸 실질적인 표준어
[덤] 준표준어와 잠정적 표준어
◎ 표준어 노릇만 해주고 표제어에는 빠진 말들
[덤] 다른 말의 뜻풀이에만 동원된 채 뜻을 알 수 없게 된 말들
◎ 어엿한 표준어 자격을 갖췄음에도 표제어에서 빠진 말
[덤] 은어라도 사전에 올랐으면 하는 말
[덤] 근래 복수 표준어로 추가 지정된 말들
◎ 문헌 정보 수정으로 슬그머니 사라진 말들
표준어이면서 뜻에 따라 방언도 되는 말
02 공인받지 못한 우리말 내력
토박이말, 옛말, 북한어의 흔적들
사전에 오르지 못한 아름다운 토박이말들
◎ ‘가온’만으로는 아무것도 될 수 없다
◎ 아직 ‘다솜’으로는 ‘사랑’을 말할 때가 아니다
◎ 아름다운 말이라도 비표준어는 사적으로만 써야…
우리 곁에 살아있는 옛말, 지금도 그리운 옛말
◎ 김치냉장고로 다시 살아난 ‘딤채’
◎ ‘어즈버’그리운 옛말이 꿈이런가 하노라
북한어는 남한어와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 둑/뚝의 차이만큼이나 멀어져가는 남/북의 말
◎ 표준어로 잘못 알기 쉬운 북한어
[덤] 성서에 북한어 표기가 상당수 들어간 까닭
◎ 북한어에서 더욱 돋보이는 우리말글
[덤] 북한어와 얼음보숭이
◎ 지금은 멈춰버린, 남/북의 말글을 통일하려는 노력
03 한자를 알면 저절로 풀이되는
우리말의 원천, 한자어
한글과 한문 그리고 한자어와 한자 사이
◎ 우리말에서 한자어의 위치와 역할
[덤] 한자어의 경제적 조어 능력
◎ 한자에서 최소한 판정승은 거둬야…
◎ 우리말에서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율
◎ ‘한자’, ‘한문’,‘한자어’와 ‘우리말’
[덤] 우리말과 한자
◎ ‘한자어’와 ‘한자’ 그리고 ‘한문’의 차이
◎ 모(模) 와 묘(描) 그리고 용(用)의 쓰임
우리말 표기의 갑론을박 60년사
◎ ‘한글 전용’과 ‘한자 병기’의 논쟁
◎ 한글전용법의 ‘단서 조항’이 일으킨 분란
[덤] 한글은 언제부터 공문서에 쓰이기 시작했을까?
나이를 나타내는 한자어
◎ ‘고희’와 ‘망팔’은 몇 살 차이일까?
◎ “나이 값 하며 살라”는 뜻이 담긴 공자의 나이
[덤] 나이 표기에 쓰이는 일반적인 한자어
[덤] 아주 큰 수를 나타내는 우리말
◎ 묘령의 중년 여성이 방년의 딸을 두었다?
사례로 살펴보는, 헷갈리기 쉬운 한자어들
[덤]‘성공 사례’는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없다!
[덤] ‘직무대리’와 ‘직무대행’은 동의어일까?
[덤] 한자어로 잘못 유식해지기
[덤] 괴상한 한자어 애용: 피로회복제, 희귀병
[덤] 금초/벌초/사초 그리고 추행의 뜻
[덤] ‘현해탄’은 우리 것이 아니다
04 외국어 남용과 외래어 오용 백태
꼬인 삶도 풀어주는 우리말 실력
외래어처럼 쓰이는 엉터리 외국어 토막말들
◎ 스펙 없는 젊은이, 우리말 실력으로 스펙 대신하기
◎ 외국어 토막말 잘못 밝히다간 무식을 광고하는 꼴
◎ ‘페널티킥’과 ‘승부차기’는 다르다
◎ 물 건너 와서 고생하는, 자동차 관련 영어
[덤] 잘못된 외국어 선호의식과 작가 안정효의 공부론
◎ 어떤 옷도 ‘메이커’ 없는 옷은 없다
◎ 외국인들이 되레 한국에서 배우는 영어
[덤] 재미있는 영어 이야기
외국어도 외래어도 아닌 엉터리 말
◎ 그 ‘관계쉽’은 ‘바란스’가 맞는 건가
◎ 웰빙 사업이 타겟이라고 플랑카드를 내걸까
◎ ‘런닝 맨’은 달리는 사람인가, 달리기용 사람인가
[덤] 미국에는 왜 ‘맥아더’가 없을까?
객지에서 고생하는 영어, 오염되는 우리말
◎ 외래어도 아닌 엉터리 외국어 사용 백태
[덤] 부스러기 영어 애용자의 영어 실력
[덤] ‘보그병신체’라고 작명한 이의 이유 있는 분노
◎ 뜻도 모르면서 무심코 따라 쓰는 ‘에지있게’
◎ Booksori(북소리) 행사장에 소리 나는 북이 없다
[덤] ‘노다지’는 외래어가 아니다
똘레랑스와 꽁뜨가 된다면 모스끄바도 된다
◎ [외래어 표기 원칙]
05 켜켜이 쌓인 우리말의 자취
먹을거리와 식생활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 것들
◎ ‘좁쌀’은 쌀이 아니지만 쌀이기도 하다
[덤] ‘조’와 관련하여 짚고 넘어갈 말들
[덤] 술 담글 때 쓰는 술밥은 ‘고두밥’이 아니다
◎ ‘식해(食醢)’와 ‘식혜(食醯)’
[덤] ‘돼지 곱창’은 없다?
◎ ‘액젓’과 ‘젓갈’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덤] 돼지고기·개고기 수육은 쓸 수 있는 말인가?
◎ 알아두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젓갈의 종류
◎ 왜 ‘어리굴젓 같은 놈’이라고 놀릴까?
쓸모만큼이나 많은 이름을 가진 명태
◎ 명란젓과 창난젓, 왜 ‘창란’이 아닌가
◎ 명태 알탕 속의 그것은 ‘고니’인가 ‘곤이’인가
◎ 명태는 어쩌다 그 많은 이름들을 갖게 되었을까
[덤] 엉덩이/궁둥이/방둥이는 어떻게 다를까?
조기, 잡놈, 나물, 담배에 관하여
◎ 사연만큼이나 이름도 많은 조기
[덤] 횟집에서 즐겨 먹는 광어와 넙치는 같은 말일까?
◎ 오사리잡놈은 새우와 친척?
◎ 오늘은 묵나물밥이나 해먹을까
◎ 담배가 기호 식품이라는데?
[덤] 엽궐련은 담뱃잎을 그냥 둘둘 만 것일까?
06 생활 속 재미난 우리말 1
‘오빠’에서부터 김정은의 머리까지
뒤죽박죽 호칭 때문에 울고 가는 촌수
◎ 남편더러 ‘서방님’이나 ‘오빠’라니?
◎ 외가 쪽 족보 따지기는 참 힘든 일
◎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가보는 ‘3대’째가 아니다
[덤] 이제 직장에서는 압존법을 쓰지 않아도 된다
◎ 두음법칙과 성명 표기
윷판을 이루는 말, 윷놀이에 얽힌 말
울고 웃는 노름판은 인생의 축소판
소라색엔 소라가 없고 무색옷엔 색깔이 있다
생김새도 천차만별인 눈, 이름도 가지가지
바람과 사랑의 설렘을 달고 높이 날던 우리들의 연
고기잡이에도 다 물때가 있는 법
◎ ‘물때’도 모르고 설쳐댄 건 아닌지
[덤] 들물/초들물/들턱은 전혀 남남 간의 말들이다
◎ 세월호 사건이 알려준 말, 소조기와 정조기
[덤] 달이 날마다 우리에게 안녕을 고하고 있다!
부삽과 무자위 그리고 삼돌이 이야기
◎ 부삽과 무자위가 한통속? ㄹ탈락, 물불은 가린다!
◎ 삼돌이 다시 보기
나이 잘못 쓰면 나잇값 못하게 된다
◎ ‘우리 나이’는 사전에 없는 말이라고?
◎ 동갑이라고 다 같은 동갑이 아니다
뜨개질로 사람도 뜬다고? 속곳도 뜨나요?
◎ 뜨개질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뜻이 하나 더 있다
◎ 옛 여인들의 속옷
허 생원은 장돌림일까 도붓장수일까
◎ 허 생원의 드팀전은 무엇을 파는 가게일까?
◎ 허 생원은 피륙 장사를 하는 장수이다
[덤] 장사/장수 관련 속담
세상에 잠의 가짓수가 그다지도 많다니…
◎ 꽃잠으로 낳은 나비잠 아이가 돌꼇잠을 자다
◎ 잠잠 무슨 잠… 덧잠, 사로잠, 단잠, 쪽잠, 통잠…
너무 많아 머리가 아플 지경인 온갖 머리와 머리치장
◎ 김정은 머리 스타일은 황새머리일까 상고머리일까
[덤] 은근짜는 기껏해야 달첩질로 빠지고, 잘해야 난질 거쳐 가지기 꼴 난다
◎ 낭자머리는 처녀들이 하는 머리?
◎ 떠꺼머리처녀도 있다고?
◎ ‘쓸개머리도 없는 사람’은 욕이 아니다
07 생활 속 재미난 우리말 2
한 식구로서의 동물들
짐승과 날짐승에 관하여
◎ ‘꺼벙이’가 아니라 ‘꺼병이’라고요?
◎ 실치 축제의 ‘실치’는 ‘설치’의 잘못
◎ 암수와 암컷에 관한 재미난 말들
◎ 수지니, 날지니, 해동청, 보라매… 어떤 매들일까?
◎ 남의 매를 가로채려고 ‘시치미’를 뗐다고요?
농사꾼과 친근한 소 이야기
◎ 〈워낭 소리〉와〈향수〉로 살펴본 소 이야기
◎ 부리망을 쓴 소가 우릿간에서 쇠발개발한다고?
◎ 소고기 부위 이름, 몇 가지나 알고 있을까?
[덤] 마블링과 소고기 등급 이야기
08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하늘과 땅 차이도 점 하나 차이
아주 작은 차이, 전혀 달라지는 뜻
◎ 점, 받침, 모음 하나 차이
[덤] 민요 명칭의 잘못된 축약
◎ 한 칸 띄어쓰기: 붙여 쓴 말과 띄어 쓴 말
◎ 붙여 써야 하는지, 띄어 써야 하는지 헷갈리는 말들
[덤] ‘-하다’가 들어간 고유어 중 가장 긴 말은?
과잉 친절이 불필요한 의미 중복을 낳다
◎ 겹말, 뭐가 못미더워서 군말을 덧대었을까
[덤] 표준 어법과 역사성
◎ 동종 목적어인가, 의미 중첩인가
[덤] ‘탕’과 ‘국’은 어떻게 다른가?
있이 살자 그리고 좋은 건 살려 쓰자
◎ 우리말에서의 ‘없다’와 ‘있다’
[덤] 사전에 없다고 해서 쓸 수 없거나 비표준어인 것은 아니다
◎ 조금만 돌아보면 살려 쓸 말들이 많다
[덤] 미꾸리/미꾸라지와 아카시아/아까시나무
◎ 주목해도 좋은 멋진 말들
[덤] 빈대와 빈대떡: ‘빈대떡’의 어원
◎ 바늘 한 쌈, 고등어 한 손, 북어 한 쾌…
[덤] 옛 서적의 수효를 나타내는 ‘권’과 ‘책’
◎ 제 말 제대로 쓰기
[덤] 면접장에서 이런 소리 하면 낙방에 크게 도움된다
[덤] 낱말 안에서 글자의 순서
[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말
[덤] 쑥떡은 흔해도 쑥개떡은 보기 드문 떡
부 록
문장부호 개정안과 추가 표준어
새 문장부호의 주요 내용
주요 개선 사항
[덤] 옥스퍼드 콤마
추가 표준어
[덤] ‘너무’는 너무해
[덤] 표제어로 올려야 할 말들
상세소개 위로
꼬리를 무는 국어 지식과 우리말 어휘 12,000가지
국어 실력도 어휘력이 좌우한다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고 모국어는 모국의 혼이기 때문에 저는 제가 오랜 세월 써오고 있는 소설 혼불에다가 시대의 물살에 떠내려가는 쭉정이가 아니라 진정한 불빛 같은 알맹이를 담고 있는 말의 씨를 심고 싶었습니다.”
‘모국어의 바다’로 찬사 받는 『혼불』의 고 최명희 작가(1947~1998)가 1998년 호암상을 수상하면서 남긴 소감의 한 대목이다. 우리말은 정신의 지문이지만 일상에서 바르게, 나아가 더욱 풍부하게 쓰려는 노력은 태부족하다. 이 땅에 태어나면 저절로 익히는 게 우리말인데 일부러 찾아서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만일 공부를 해야 한다면, 국어도 외국어처럼 실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킬 방법이 있기는 한 걸까? 이런 의문을 갖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 바로 <열공 우리말>이다.
<열공 우리말>이라는 도서명은 ‘국어 실력 열 배로 늘려주는 우리말 공부’에서 나온 제목이자 우리말을 ‘열심히 공부하자’는 중의적 의미도 담고 있다. 실력을 열 배로 늘린다면 과장이라고 생각할 법하지만 책의 구성 방식을 살펴보면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열공 우리말>은 하나의 제시어에서 시작해 그에 대한 궁금증과 지식을 풀어가면서 관련되는 수십 가지 우리말 어휘를 익힐 수 있게 구성했다.
예를 들어 302쪽을 보자. ‘담배가 기호 식품이라는데, 정말 식품이긴 한 건가요?’ 라는 질문에 이 책은 먼저 ‘기호품’의 정의를 자세히 알려준 뒤, 찾아온 손님에게 담배 한 대를 권하며 인사를 나누는 옛 풍습에서 나온 ‘대객초인사(對客初人事)’라는 말을 설명한다. 피우면 걱정 근심을 잊는다는 뜻으로 ‘망우초(忘憂草)’, 심심풀이로 피우는 풀이라서 ‘심심초’ 등 담배 자체를 일컫는 어휘를 익힐 때쯤이면 어느덧 ‘담뱃대’, ‘물부리’, ‘고불통’ 등 흡연 기구에 대한 낱말을 지나 ‘골초’, ‘철록어미(담배를 쉬지 않고 늘 피우는 사람을 놀리는 말)’, ‘담배씨네 외손자(성질이 매우 잘거나 마음이 좁은 사람의 비유)’ 등 흡연자를 지칭하는 낱말과 ‘담배씨로 뒤웅박을 판다’ 같은 흡연에서 비롯된 속담과 관용어까지 익힐 수 있다. 결국 담배라는 제시어에서 시작한 설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담배와 관련한 낱말, 속담 등 45가지 우리말 어휘를 상세히 이해하는 구성이다.
우리나라에는 독특한 흡연 예절이 있어 “술상을 앞에 놓고 노소가 같이 즐기는 일은 있어도 담배만큼은 맞담배질하지 않는 것이 예의로 되어” 있습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사람 앞에서 맞담배질(서로 마주 대하여 담배를 피우는 짓을 낮잡는 말)을 하다가는 버릇없는 놈이라고 혼쭐나기 마련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예의 규범이죠.
‘맞담배’와 발음이 유사한 막담배는 “품질이 좋지 아니한 담배”인데, 예전에 시골 아낙네나 머슴들이 많이 피우던 살담배(칼 따위로 썬 담배)로 유명했던 상표명 풍년초가 그런 막담배라 할 수 있습니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을 놀림조로 ‘골초’라고 하는데, 실은 골초의 으뜸 의미는 “품질이 낮은, 쓰고 독한 담배”라는 뜻이랍니다. 막담배보다도 못한 담배이니 골초는 막담배의 사촌쯤 되려나요. (304쪽)
언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풍부한 어휘력이 필수라는 것은 상식이다. 국어도 언어의 하나인 이상, 예외일 수 없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Vocabulary 22000』 등의 어휘집이 필수라고 생각하면서 유독 국어에 대해서만큼은 어휘력의 중요성을 못 느끼는 것 또한 선입견일 뿐이다. 『표준 국어대사전』에는 50만 여 어휘를 수록하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일상어휘로 쓰는 단어는 3천 단어 수준에 불과하다. 영어는 1만 단어, 프랑스어는 3만 단어가 일상어휘로 쓰이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빈약한 어휘력이 국어의 풍요로움을 얼마나 제한하고 있는지 짐작 가능하다.
<열공 우리말>은 우리말에 대한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설명한 우리말 어휘 공부의 보고이다.
우리말, 순우리말, 한자어, 외래어의 차이를 아십니까?
이 책은 무엇보다 우리말의 개념을 바로잡아 밝히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 풍부한 어휘가 국어 실력의 세포들이라면, 정확한 개념은 우리말의 뼈대를 이루기 때문이다. 책의 첫 질문과 답은 ‘비행기를 우리말로 하면 날틀이 됩니다’라는 문장에 담긴 오류를 풀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실 많은 한국인들이 국어, 우리말, 순우리말, 한자어, 외래어, 표준어 각각의 개념 차이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우리말과 순우리말(토박이말)을 같은 말로 착각하기 쉬운데, 두 말은 서로 다른 뜻을 지닌 말들이랍니다. 비행기나 철수를 飛行機나 哲秀로 적으면 우리말이 아니지만(외국어이지만) 비행기나 철수로 적으면 우리말입니다. 한자어와 외래어는 한글로 적으면 우리말이 됩니다. 이를테면, 알파벳으로 적은 bus는 외국어이지만 한글로 적은 버스는 외래어로서 우리말에 듭니다. ...(중략)... 다만, 외국어를 한글로 표기한다고 해서 모두 외래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어심의회에서 심의를 거쳐 외래어로 인정을 받으면 국립국어원이 발간·관리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제어로 오릅니다.
순우리말(토박이말)은 우리말 중에서도 고유어만을 이릅니다. 우리말은 순우리말 말고도 한자어나 외래어도 포함하므로 우리말은 순우리말의 상위 개념이지요.
이런 식으로 책의 1장은 표준어와 비표준어를 2장은 옛말, 북한어, 사전에 오르지 못한 토박이말 등 공인받지 못한 우리말의 내력을 3장은 우리말의 중요한 원천인 한자어를 4장은 우리말에서 점차 비중이 높아지는 외래어를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1장부터 4장까지를 읽으면 국어라는 넓은 바다가 어떻게 구성된 세계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5장부터 8장까지는 먹을거리, 식생활, 생활 용어, 동물과 관련된 말, 단위 등 일상에 켜켜이 쌓인 우리말의 깊은 자취를 더듬는다. 자주 접하면서도 그 뜻이나 유래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말들을 비롯해 몇 가지 단어만 사용하던 언어 생활을 풍성하게 해줄 수많은 어휘와 국어 지식을 다룬다. 5장~8장의 이 후반부는 대륙붕처럼 얕은 바다에서 깊은 심해까지 국어의 바다에 얼마나 다양한 층위가 있는지 알려준다.
넓고 깊은 우리말의 바다를 헤엄치는 기쁨
‘열공’이라 해서 학교 졸업한 지 언젠데 다시 공부냐며 부담부터 느낄 필요는 없다. <열공 우리말>은 수록된 130개의 문답 하나하나가 우리말 산책을 나서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칼럼이기도 하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을 보면 주인공 이강모와 허효원의 첫날밤 장면이 나옵니다. 거기서 신부 효원은 다리속곳, 속속곳, 단속곳, 고쟁이를 입고 그 위에 또 너른바지와 대슘치마, 무지기를 입고서 마지막으로 다홍치마를 입은 것으로 되어 있지요. 모두 해서 여덟 가지인데, 겉치마인 다홍치마를 빼도 속옷만 자그마치 일곱 가지가 됩니다. 소설 속에서 표현된 대로 “몇몇 겹으로 싸고 감”은 탓에 신부는 마치 옷을 “갑옷처럼 입고 앉은”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대슘치마, 무지기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 나면, 무지기를 입고서 그처럼 앉아 있는 일이 실제로 가능할지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겨야 하겠지만요. (412쪽)
‘헬스클럽’(이 또한 한국에서 유통시킨 조어인데, 구미에서는 ‘피트니스센터(fitness center)’라고 하며, ‘헬스클럽’이라고 하면 본격적인 운동을 하는 체육관을 뜻한다)에 가면, 그곳의 필수 기본 장비로 런닝 머신이 있습니다. 런닝이라고 힘주어 발음까지 하는 기계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나오질 않습니다. 그런 기본적인 낱말이 없다니 어째서일까요? 섭섭하게도 이 또한 콩글리시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위에서 설명한 대로 ‘running machine’이란 그런 장비를 뜻하는 게 아니라 “기계처럼 달리는 것(사람)”을 뜻하는 비유적 의미일 뿐이지, 실제의 올바른 장비 명칭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 기계의 진짜 이름을 찾아보면 트레드밀(treadmill)이라고 나옵니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계속 돌아가는 기계, 디딜방아처럼 발로 밟아 돌리던 예전의 기구들을 뜻하는 말이지요. (216쪽)
이 책에는 또한 마디마디에 60여 항목의 ‘덤’을 두어 우리말에 관한 뜻밖의 재미와 정보를 선사한다. ‘역사로 보는 우리말 팔자’(24쪽), ‘성서에 북한어 표기가 상당수 들어간 까닭’(99쪽), ‘한자어의 경제적 조어 능력’(124쪽), ‘한국인 열의 아홉이 실수하는 외래어’(267쪽), ‘엉덩이/궁둥이/방둥이는 어떻게 다를까?’(288쪽), ‘마블링과 소고기 등급 이야기’(495쪽), ‘탕과 국은 어떻게 다른가?’(540쪽), ‘낱말 안에서 글자의 순서’(589쪽),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말’(591쪽), ‘옥스퍼드 콤마’(602쪽) 등 평소에 궁금하거나 알쏭달쏭했던 문제들, 한국어의 현황과 역사에 대한 다양한 지식이 흥미진진한 외전(外傳)처럼 펼쳐진다.
이는 저자인 최종희 <언어와 생각연구소> 공동 대표의 독특한 체험 및 이력과도 관련이 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했지만 졸업 후 학교가 아닌 비즈니스 현장에 몸을 담고 오랜 기간 동안 해외 근무를 했다. 영어를 상용하는 이중언어 생활에서 저자는 ‘외국어를 제대로 배우려면 우리말 공부가 우선’임을 깨닫고 독학으로 우리말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수필 작가 등단, 국내 첫 작가용 우리말 사전 집필 등으로 이어진 저자의 공부는 30년간 꾸준히 지속되었고 이 책은 그러한 오랜 공부의 결실이다.
<열공 우리말>은 이처럼 영어 환경에서 도리어 국어의 필요성을 느끼고 모국어를 천착해온 저자의 30년간 우리말 농사의 알곡을 담았다. 1장부터 체계적으로 읽으면 우리말 개념이 바로잡히고, 어느 페이지나 내키는 대로 펼쳐 읽어도 꼬리를 무는 국어 지식과 어휘 실력을 가외로 얻을 수 있다. 초심자부터 국어 공부를 제대로 깊게 해보고자 하는 독자 모두에게 넓고 깊은 우리말의 바다를 자유로이 헤엄치는 기쁨을 알려줄 책이다.
▷ 추천사
이 책은 우리말의 넓고 깊은 바다를 헤엄치도록 도와준다. 술술 읽기만 해도 쌓여가는 우리말 어휘 실력은 덤이다. _ 김남미(서강대학교 교수, 『100명 중 98명이 틀리는 한글 맞춤법』 저자)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고대 미술의 도상학(圖像學, Iconography)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동안, 독일어·중국어·영어는 자연히 그 나라의 문화와 함께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귀국 후 오히려 모국어 앞에서 자신감을 잃은 나에게 우리말로 생각하는 법을 일깨워준 이 책은, 오랜 가뭄 끝의 단비와도 같다. _ 고혜련(단국대학교 교수)
“신의 언어는 스웨덴어다”, “신은 당연히 세계에서 가장 완전한 언어인 독일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유럽인들은 오만하게 자신의 모국어를 상찬했다. 나도 이런 찬사를 당당히 한국어에 바치고 싶다. 우리 주위에는 기품 있고 제대로 된 한국어가 귀하다. 이 책은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국어의 기본을 이야기하고 있다. 거친 광석에서 금을 뽑아내듯 우리말 실력도 다듬고 키워야 한다. _한상권(KBS 아나운서)
국어 실력도 어휘력이 좌우한다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고 모국어는 모국의 혼이기 때문에 저는 제가 오랜 세월 써오고 있는 소설 혼불에다가 시대의 물살에 떠내려가는 쭉정이가 아니라 진정한 불빛 같은 알맹이를 담고 있는 말의 씨를 심고 싶었습니다.”
‘모국어의 바다’로 찬사 받는 『혼불』의 고 최명희 작가(1947~1998)가 1998년 호암상을 수상하면서 남긴 소감의 한 대목이다. 우리말은 정신의 지문이지만 일상에서 바르게, 나아가 더욱 풍부하게 쓰려는 노력은 태부족하다. 이 땅에 태어나면 저절로 익히는 게 우리말인데 일부러 찾아서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만일 공부를 해야 한다면, 국어도 외국어처럼 실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킬 방법이 있기는 한 걸까? 이런 의문을 갖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 바로 <열공 우리말>이다.
<열공 우리말>이라는 도서명은 ‘국어 실력 열 배로 늘려주는 우리말 공부’에서 나온 제목이자 우리말을 ‘열심히 공부하자’는 중의적 의미도 담고 있다. 실력을 열 배로 늘린다면 과장이라고 생각할 법하지만 책의 구성 방식을 살펴보면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열공 우리말>은 하나의 제시어에서 시작해 그에 대한 궁금증과 지식을 풀어가면서 관련되는 수십 가지 우리말 어휘를 익힐 수 있게 구성했다.
예를 들어 302쪽을 보자. ‘담배가 기호 식품이라는데, 정말 식품이긴 한 건가요?’ 라는 질문에 이 책은 먼저 ‘기호품’의 정의를 자세히 알려준 뒤, 찾아온 손님에게 담배 한 대를 권하며 인사를 나누는 옛 풍습에서 나온 ‘대객초인사(對客初人事)’라는 말을 설명한다. 피우면 걱정 근심을 잊는다는 뜻으로 ‘망우초(忘憂草)’, 심심풀이로 피우는 풀이라서 ‘심심초’ 등 담배 자체를 일컫는 어휘를 익힐 때쯤이면 어느덧 ‘담뱃대’, ‘물부리’, ‘고불통’ 등 흡연 기구에 대한 낱말을 지나 ‘골초’, ‘철록어미(담배를 쉬지 않고 늘 피우는 사람을 놀리는 말)’, ‘담배씨네 외손자(성질이 매우 잘거나 마음이 좁은 사람의 비유)’ 등 흡연자를 지칭하는 낱말과 ‘담배씨로 뒤웅박을 판다’ 같은 흡연에서 비롯된 속담과 관용어까지 익힐 수 있다. 결국 담배라는 제시어에서 시작한 설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담배와 관련한 낱말, 속담 등 45가지 우리말 어휘를 상세히 이해하는 구성이다.
우리나라에는 독특한 흡연 예절이 있어 “술상을 앞에 놓고 노소가 같이 즐기는 일은 있어도 담배만큼은 맞담배질하지 않는 것이 예의로 되어” 있습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사람 앞에서 맞담배질(서로 마주 대하여 담배를 피우는 짓을 낮잡는 말)을 하다가는 버릇없는 놈이라고 혼쭐나기 마련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예의 규범이죠.
‘맞담배’와 발음이 유사한 막담배는 “품질이 좋지 아니한 담배”인데, 예전에 시골 아낙네나 머슴들이 많이 피우던 살담배(칼 따위로 썬 담배)로 유명했던 상표명 풍년초가 그런 막담배라 할 수 있습니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을 놀림조로 ‘골초’라고 하는데, 실은 골초의 으뜸 의미는 “품질이 낮은, 쓰고 독한 담배”라는 뜻이랍니다. 막담배보다도 못한 담배이니 골초는 막담배의 사촌쯤 되려나요. (304쪽)
언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풍부한 어휘력이 필수라는 것은 상식이다. 국어도 언어의 하나인 이상, 예외일 수 없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Vocabulary 22000』 등의 어휘집이 필수라고 생각하면서 유독 국어에 대해서만큼은 어휘력의 중요성을 못 느끼는 것 또한 선입견일 뿐이다. 『표준 국어대사전』에는 50만 여 어휘를 수록하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일상어휘로 쓰는 단어는 3천 단어 수준에 불과하다. 영어는 1만 단어, 프랑스어는 3만 단어가 일상어휘로 쓰이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빈약한 어휘력이 국어의 풍요로움을 얼마나 제한하고 있는지 짐작 가능하다.
<열공 우리말>은 우리말에 대한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설명한 우리말 어휘 공부의 보고이다.
우리말, 순우리말, 한자어, 외래어의 차이를 아십니까?
이 책은 무엇보다 우리말의 개념을 바로잡아 밝히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 풍부한 어휘가 국어 실력의 세포들이라면, 정확한 개념은 우리말의 뼈대를 이루기 때문이다. 책의 첫 질문과 답은 ‘비행기를 우리말로 하면 날틀이 됩니다’라는 문장에 담긴 오류를 풀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실 많은 한국인들이 국어, 우리말, 순우리말, 한자어, 외래어, 표준어 각각의 개념 차이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우리말과 순우리말(토박이말)을 같은 말로 착각하기 쉬운데, 두 말은 서로 다른 뜻을 지닌 말들이랍니다. 비행기나 철수를 飛行機나 哲秀로 적으면 우리말이 아니지만(외국어이지만) 비행기나 철수로 적으면 우리말입니다. 한자어와 외래어는 한글로 적으면 우리말이 됩니다. 이를테면, 알파벳으로 적은 bus는 외국어이지만 한글로 적은 버스는 외래어로서 우리말에 듭니다. ...(중략)... 다만, 외국어를 한글로 표기한다고 해서 모두 외래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어심의회에서 심의를 거쳐 외래어로 인정을 받으면 국립국어원이 발간·관리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제어로 오릅니다.
순우리말(토박이말)은 우리말 중에서도 고유어만을 이릅니다. 우리말은 순우리말 말고도 한자어나 외래어도 포함하므로 우리말은 순우리말의 상위 개념이지요.
이런 식으로 책의 1장은 표준어와 비표준어를 2장은 옛말, 북한어, 사전에 오르지 못한 토박이말 등 공인받지 못한 우리말의 내력을 3장은 우리말의 중요한 원천인 한자어를 4장은 우리말에서 점차 비중이 높아지는 외래어를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1장부터 4장까지를 읽으면 국어라는 넓은 바다가 어떻게 구성된 세계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5장부터 8장까지는 먹을거리, 식생활, 생활 용어, 동물과 관련된 말, 단위 등 일상에 켜켜이 쌓인 우리말의 깊은 자취를 더듬는다. 자주 접하면서도 그 뜻이나 유래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말들을 비롯해 몇 가지 단어만 사용하던 언어 생활을 풍성하게 해줄 수많은 어휘와 국어 지식을 다룬다. 5장~8장의 이 후반부는 대륙붕처럼 얕은 바다에서 깊은 심해까지 국어의 바다에 얼마나 다양한 층위가 있는지 알려준다.
넓고 깊은 우리말의 바다를 헤엄치는 기쁨
‘열공’이라 해서 학교 졸업한 지 언젠데 다시 공부냐며 부담부터 느낄 필요는 없다. <열공 우리말>은 수록된 130개의 문답 하나하나가 우리말 산책을 나서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칼럼이기도 하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을 보면 주인공 이강모와 허효원의 첫날밤 장면이 나옵니다. 거기서 신부 효원은 다리속곳, 속속곳, 단속곳, 고쟁이를 입고 그 위에 또 너른바지와 대슘치마, 무지기를 입고서 마지막으로 다홍치마를 입은 것으로 되어 있지요. 모두 해서 여덟 가지인데, 겉치마인 다홍치마를 빼도 속옷만 자그마치 일곱 가지가 됩니다. 소설 속에서 표현된 대로 “몇몇 겹으로 싸고 감”은 탓에 신부는 마치 옷을 “갑옷처럼 입고 앉은”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대슘치마, 무지기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 나면, 무지기를 입고서 그처럼 앉아 있는 일이 실제로 가능할지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겨야 하겠지만요. (412쪽)
‘헬스클럽’(이 또한 한국에서 유통시킨 조어인데, 구미에서는 ‘피트니스센터(fitness center)’라고 하며, ‘헬스클럽’이라고 하면 본격적인 운동을 하는 체육관을 뜻한다)에 가면, 그곳의 필수 기본 장비로 런닝 머신이 있습니다. 런닝이라고 힘주어 발음까지 하는 기계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나오질 않습니다. 그런 기본적인 낱말이 없다니 어째서일까요? 섭섭하게도 이 또한 콩글리시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위에서 설명한 대로 ‘running machine’이란 그런 장비를 뜻하는 게 아니라 “기계처럼 달리는 것(사람)”을 뜻하는 비유적 의미일 뿐이지, 실제의 올바른 장비 명칭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 기계의 진짜 이름을 찾아보면 트레드밀(treadmill)이라고 나옵니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계속 돌아가는 기계, 디딜방아처럼 발로 밟아 돌리던 예전의 기구들을 뜻하는 말이지요. (216쪽)
이 책에는 또한 마디마디에 60여 항목의 ‘덤’을 두어 우리말에 관한 뜻밖의 재미와 정보를 선사한다. ‘역사로 보는 우리말 팔자’(24쪽), ‘성서에 북한어 표기가 상당수 들어간 까닭’(99쪽), ‘한자어의 경제적 조어 능력’(124쪽), ‘한국인 열의 아홉이 실수하는 외래어’(267쪽), ‘엉덩이/궁둥이/방둥이는 어떻게 다를까?’(288쪽), ‘마블링과 소고기 등급 이야기’(495쪽), ‘탕과 국은 어떻게 다른가?’(540쪽), ‘낱말 안에서 글자의 순서’(589쪽),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말’(591쪽), ‘옥스퍼드 콤마’(602쪽) 등 평소에 궁금하거나 알쏭달쏭했던 문제들, 한국어의 현황과 역사에 대한 다양한 지식이 흥미진진한 외전(外傳)처럼 펼쳐진다.
이는 저자인 최종희 <언어와 생각연구소> 공동 대표의 독특한 체험 및 이력과도 관련이 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했지만 졸업 후 학교가 아닌 비즈니스 현장에 몸을 담고 오랜 기간 동안 해외 근무를 했다. 영어를 상용하는 이중언어 생활에서 저자는 ‘외국어를 제대로 배우려면 우리말 공부가 우선’임을 깨닫고 독학으로 우리말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수필 작가 등단, 국내 첫 작가용 우리말 사전 집필 등으로 이어진 저자의 공부는 30년간 꾸준히 지속되었고 이 책은 그러한 오랜 공부의 결실이다.
<열공 우리말>은 이처럼 영어 환경에서 도리어 국어의 필요성을 느끼고 모국어를 천착해온 저자의 30년간 우리말 농사의 알곡을 담았다. 1장부터 체계적으로 읽으면 우리말 개념이 바로잡히고, 어느 페이지나 내키는 대로 펼쳐 읽어도 꼬리를 무는 국어 지식과 어휘 실력을 가외로 얻을 수 있다. 초심자부터 국어 공부를 제대로 깊게 해보고자 하는 독자 모두에게 넓고 깊은 우리말의 바다를 자유로이 헤엄치는 기쁨을 알려줄 책이다.
▷ 추천사
이 책은 우리말의 넓고 깊은 바다를 헤엄치도록 도와준다. 술술 읽기만 해도 쌓여가는 우리말 어휘 실력은 덤이다. _ 김남미(서강대학교 교수, 『100명 중 98명이 틀리는 한글 맞춤법』 저자)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고대 미술의 도상학(圖像學, Iconography)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동안, 독일어·중국어·영어는 자연히 그 나라의 문화와 함께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귀국 후 오히려 모국어 앞에서 자신감을 잃은 나에게 우리말로 생각하는 법을 일깨워준 이 책은, 오랜 가뭄 끝의 단비와도 같다. _ 고혜련(단국대학교 교수)
“신의 언어는 스웨덴어다”, “신은 당연히 세계에서 가장 완전한 언어인 독일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유럽인들은 오만하게 자신의 모국어를 상찬했다. 나도 이런 찬사를 당당히 한국어에 바치고 싶다. 우리 주위에는 기품 있고 제대로 된 한국어가 귀하다. 이 책은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국어의 기본을 이야기하고 있다. 거친 광석에서 금을 뽑아내듯 우리말 실력도 다듬고 키워야 한다. _한상권(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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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서울말도 방언이라고? 방언은 “한 언어에서 사용 지역 또는 사회 계층에 따라 분화된 말의 체계”이다. 따라서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도 언어학적으로는 방언에 속한다. ‘서울 방언’을 승격시켜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사투리 홀대로 비치기도 하는 표준어 중심 정책에 대한 비판의 주요 근거가 되기도 한다.(30쪽)
이와 같은 경우가 “속상한 일이 있거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그것을 들쑤시거나 부추기는 것”을 뜻하는 염장을 지르다입니다. 염장에는 다양한 뜻이 있는데, 염장1(炎瘴, 더운 지방의 개펄에서 나는 독한 기운)과 염장2(鹽醬, ①소금과 간장을 아울러 이르는 말. ②음식의 간을 맞추는 양념의 총칭)이 대표적이지요. 염장을 지르다에 쓰인 염장은 염장2의 “소금과 간장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그렇잖아도 상처/생채기 때문에 쓰라려 죽겠는데 거기에 소금과 간장을 지르니(뿌리니), 오죽하겠느냐는 것입니다. (64쪽)
우선 답부터 말씀드리면 묘령(妙齡)이란 방년(芳年)과 마찬가지로 “스무 살 안팎의 여자 나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니 “묘령의 중년 여성”이란 표현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지요. 방년(芳年)에는 스무 살이라는 나이 외에도 한창 꽃답다는 뜻이 더해져 “이십 세 전후의 한창 젊은 꽃다운 나이”를 뜻한답니다.
[해설] 묘령 운운한 사람은 어쩌면 질문자가 추측하신 대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여인에게 알맞은 말일 듯해서 그런 추정만으로 썼을지도 모르지만, 묘령은 엄연히 스무 살 안팎의 나이를 뜻하는 말이랍니다. 이처럼 잘못된 뜻으로 묘령을 써야 할 경우에는 “나이를 짐작하기(가늠하기) 어려운” 등으로 쉽게 풀어 쓰면 도리어 의미가 명확해지죠. (148쪽)
‘스펙’이란 용어는 물건/공사와 같은 사물에나 쓰는 말이지, 사람에게 쓰일 수 있는 말은 결단코 아닙니다. 심하게 말해서 ‘스펙’은 공사판이나 제품 출하 부서로 돌려세운 뒤 “고향 앞으로 갓!” 해야 할 말이죠. 참고 로, 사람의 자질/자격/능력 등을 포괄해서 이력서에 쓸 수 있는 적절한 영어 표기는 Qualification(s)입니다. 자격[증]/자질/능력 등을 포괄하 는 오지랖 넓은 말입니다. (193쪽)
꽤 오래 전에 ‘여자들의 히프의 종류’라는 제목으로 유머가 떠돈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과부의 그것은 궁기가 들어서 궁뎅이, 아줌마의 그것은 응해 주니까 응뎅이, 처녀의 그것은 꽃다우니까 방뎅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음담패설용으로 지어낸 엉터리 말들이다. 모 소설에서 부분적으로 사용된 것인데, 그걸 확대시켜 유포한 것이다. 이 말들의 올바른 뜻부터 보이면 아래와 같다.
궁둥이: 볼기의 아랫부분. 앉으면 바닥에 닿는, 근육이 많은 부분.
엉덩이: ≒둔부/히프. 볼기의 윗부분.
방둥이: ①길짐승의 엉덩이. ¶말 방둥이. 방둥이 부러진 소. ②(속) 사람의 엉덩이. 주로 여자의 것을 이를 때 쓴다.
볼기: 뒤쪽 허리 아래, 허벅다리 위의 양쪽으로 살이 불룩한 부분. (288쪽)
‘만 나이’에 보이는 만(滿)은 명사와 관형사로 쓰이는 말인데요. 각각 “시기/햇수를 꽉 차게 헤아림”을 이를 때와 “날/주/달/해 따위의 일정하 게 정해진 기간이 꽉 참”을 이르고자 할 때 씁니다. 예를 들어 ‘만 나이’ 에서의 ‘만’은 관형사로 쓰인 경우이고, ‘만으로 치면 올해 13세이다’에 서의 ‘만’은 명사로 쓰였습니다. 만 나이에서 만(滿)은 꽉 찬 것을 뜻하므 로 만 나이는 ‘꽉 찬 나이’ 또는 ‘온 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 나이의 상대어로 흔히 쓰이는 ‘우리 나이/한국 나이/집엣나이/집에 나이’는 모두 사전에 없는 말들로, 올바른 표현으로는 세는나이(태어난 해를 1년으로 쳐서 함께 세는 나이)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401쪽)
지금은 없어진 예전 장사치 중에 황아장수(荒-)라 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집집을 찾아다니며 끈목, 담배쌈지, 바늘, 실 따위의 자질구레한 일용 잡화를 파는 사람”이었죠. 그처럼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다 보니,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떠돌아다니거나 자주 이사를 다니 거나 직업을 자주 바꾸는 경우를 빗대어 “황아장수 잠자리 옮기듯”이라 는 속담이 나왔습니다. “황아장수 망신은 고불통이 시킨다.”는 속담도 있는데, 한 사람이나 부분의 결함이 전체에 나쁜 영향을 줌을 이르는 말 이죠. 고불통은 “흙을 구워서 만든 담배통”입니다. (423쪽)
여기서 주의할 것은, 고등어 한 손을 무조건 두 마리로 생각하기 쉬운 데 손이라는 단위는 무조건 두 마리가 아니라 본래 ‘한 손에 잡을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이므로 조기/고등어/배추 같은 것은 큰 것 하나와 작 은 것 하나를 합한 것을 이릅니다. 그래서 두 마리/개가 맞지만, 미나 리/파 따위에서의 한 손은 ‘한 줌 분량’을 뜻한답니다. 즉, 한 손이라고 해서 무조건 두 개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두시면 좋겠네요. (571쪽)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은 무엇일까? ‘없다’란다. 하기야 이 ‘-없다’가 접사로 쓰여 만들어진 말을 보면 어림잡아도 140여 개나 된다. 반면에 ‘없다’의 상대어인 ‘있다’가 접사로 쓰인 말은 몇 개나 될까? 열두어 개밖에 되지 않는다. 흔히 쓰는 말로는 재미있다/맛있다/멋있다/뜻있다/관계있다[關係-]/상관있다/값있다/가만있다가 있고, 드물게 쓰이는 것으로는 빛있다(곱거나 아름답다)/지멸있다(꾸준하고 성실하다. 또는 직심스럽고 참을성이 있다)/다기있다[多氣-]=다기지다(마음이 굳고 야무지다) 정도이다.
이건 무엇을 뜻할까. 우리가 부정적인 쪽에 훨씬 더 많이 치우쳐 살 아내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긍정적으로 살기. 그 출발은 어쩌면 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있다’가 들어 간 말을 될수록 자주 사용하는 거다. 그 출발로 우선 멋있다/맛있다/뜻있다/재미있다 네 가지 말만이라도 자주 써보면 어떨까. (591쪽)
이와 같은 경우가 “속상한 일이 있거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그것을 들쑤시거나 부추기는 것”을 뜻하는 염장을 지르다입니다. 염장에는 다양한 뜻이 있는데, 염장1(炎瘴, 더운 지방의 개펄에서 나는 독한 기운)과 염장2(鹽醬, ①소금과 간장을 아울러 이르는 말. ②음식의 간을 맞추는 양념의 총칭)이 대표적이지요. 염장을 지르다에 쓰인 염장은 염장2의 “소금과 간장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그렇잖아도 상처/생채기 때문에 쓰라려 죽겠는데 거기에 소금과 간장을 지르니(뿌리니), 오죽하겠느냐는 것입니다. (64쪽)
우선 답부터 말씀드리면 묘령(妙齡)이란 방년(芳年)과 마찬가지로 “스무 살 안팎의 여자 나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니 “묘령의 중년 여성”이란 표현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지요. 방년(芳年)에는 스무 살이라는 나이 외에도 한창 꽃답다는 뜻이 더해져 “이십 세 전후의 한창 젊은 꽃다운 나이”를 뜻한답니다.
[해설] 묘령 운운한 사람은 어쩌면 질문자가 추측하신 대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여인에게 알맞은 말일 듯해서 그런 추정만으로 썼을지도 모르지만, 묘령은 엄연히 스무 살 안팎의 나이를 뜻하는 말이랍니다. 이처럼 잘못된 뜻으로 묘령을 써야 할 경우에는 “나이를 짐작하기(가늠하기) 어려운” 등으로 쉽게 풀어 쓰면 도리어 의미가 명확해지죠. (148쪽)
‘스펙’이란 용어는 물건/공사와 같은 사물에나 쓰는 말이지, 사람에게 쓰일 수 있는 말은 결단코 아닙니다. 심하게 말해서 ‘스펙’은 공사판이나 제품 출하 부서로 돌려세운 뒤 “고향 앞으로 갓!” 해야 할 말이죠. 참고 로, 사람의 자질/자격/능력 등을 포괄해서 이력서에 쓸 수 있는 적절한 영어 표기는 Qualification(s)입니다. 자격[증]/자질/능력 등을 포괄하 는 오지랖 넓은 말입니다. (193쪽)
꽤 오래 전에 ‘여자들의 히프의 종류’라는 제목으로 유머가 떠돈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과부의 그것은 궁기가 들어서 궁뎅이, 아줌마의 그것은 응해 주니까 응뎅이, 처녀의 그것은 꽃다우니까 방뎅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음담패설용으로 지어낸 엉터리 말들이다. 모 소설에서 부분적으로 사용된 것인데, 그걸 확대시켜 유포한 것이다. 이 말들의 올바른 뜻부터 보이면 아래와 같다.
궁둥이: 볼기의 아랫부분. 앉으면 바닥에 닿는, 근육이 많은 부분.
엉덩이: ≒둔부/히프. 볼기의 윗부분.
방둥이: ①길짐승의 엉덩이. ¶말 방둥이. 방둥이 부러진 소. ②(속) 사람의 엉덩이. 주로 여자의 것을 이를 때 쓴다.
볼기: 뒤쪽 허리 아래, 허벅다리 위의 양쪽으로 살이 불룩한 부분. (288쪽)
‘만 나이’에 보이는 만(滿)은 명사와 관형사로 쓰이는 말인데요. 각각 “시기/햇수를 꽉 차게 헤아림”을 이를 때와 “날/주/달/해 따위의 일정하 게 정해진 기간이 꽉 참”을 이르고자 할 때 씁니다. 예를 들어 ‘만 나이’ 에서의 ‘만’은 관형사로 쓰인 경우이고, ‘만으로 치면 올해 13세이다’에 서의 ‘만’은 명사로 쓰였습니다. 만 나이에서 만(滿)은 꽉 찬 것을 뜻하므 로 만 나이는 ‘꽉 찬 나이’ 또는 ‘온 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 나이의 상대어로 흔히 쓰이는 ‘우리 나이/한국 나이/집엣나이/집에 나이’는 모두 사전에 없는 말들로, 올바른 표현으로는 세는나이(태어난 해를 1년으로 쳐서 함께 세는 나이)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401쪽)
지금은 없어진 예전 장사치 중에 황아장수(荒-)라 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집집을 찾아다니며 끈목, 담배쌈지, 바늘, 실 따위의 자질구레한 일용 잡화를 파는 사람”이었죠. 그처럼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다 보니,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떠돌아다니거나 자주 이사를 다니 거나 직업을 자주 바꾸는 경우를 빗대어 “황아장수 잠자리 옮기듯”이라 는 속담이 나왔습니다. “황아장수 망신은 고불통이 시킨다.”는 속담도 있는데, 한 사람이나 부분의 결함이 전체에 나쁜 영향을 줌을 이르는 말 이죠. 고불통은 “흙을 구워서 만든 담배통”입니다. (423쪽)
여기서 주의할 것은, 고등어 한 손을 무조건 두 마리로 생각하기 쉬운 데 손이라는 단위는 무조건 두 마리가 아니라 본래 ‘한 손에 잡을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이므로 조기/고등어/배추 같은 것은 큰 것 하나와 작 은 것 하나를 합한 것을 이릅니다. 그래서 두 마리/개가 맞지만, 미나 리/파 따위에서의 한 손은 ‘한 줌 분량’을 뜻한답니다. 즉, 한 손이라고 해서 무조건 두 개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두시면 좋겠네요. (571쪽)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은 무엇일까? ‘없다’란다. 하기야 이 ‘-없다’가 접사로 쓰여 만들어진 말을 보면 어림잡아도 140여 개나 된다. 반면에 ‘없다’의 상대어인 ‘있다’가 접사로 쓰인 말은 몇 개나 될까? 열두어 개밖에 되지 않는다. 흔히 쓰는 말로는 재미있다/맛있다/멋있다/뜻있다/관계있다[關係-]/상관있다/값있다/가만있다가 있고, 드물게 쓰이는 것으로는 빛있다(곱거나 아름답다)/지멸있다(꾸준하고 성실하다. 또는 직심스럽고 참을성이 있다)/다기있다[多氣-]=다기지다(마음이 굳고 야무지다) 정도이다.
이건 무엇을 뜻할까. 우리가 부정적인 쪽에 훨씬 더 많이 치우쳐 살 아내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긍정적으로 살기. 그 출발은 어쩌면 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있다’가 들어 간 말을 될수록 자주 사용하는 거다. 그 출발로 우선 멋있다/맛있다/뜻있다/재미있다 네 가지 말만이라도 자주 써보면 어떨까. (5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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