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는 근래 ‘팔만대장경 순례’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장경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스님의 안내로 팔만대장경 목판본을 가까운 거리에서 친견할 수 있다. 대장경을 바라보며, 장경판전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 소리와 빛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고려인들이 대장경을 조성하기 시작한 지 1,000년 후, 나라에서는 2011년을 ‘고려대장경 천년의 해’로 지정해 기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팔만대장경 조성이 완성된 날을 ‘책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동국대 역경원’은 수십 년에 걸쳐 대장경을 번역해 한글대장경을 완성했다. ‘고려대장경연구소’는 대장경 연구에 매진해 대장경의 의미를 폭넓게 확장했으며, 이제는 컴퓨터로 대장경을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조계종 종정인 성파 스님은 20년이라는 기간, 도자로 구운 ‘도자대장경’을 봉안했다.
장경판전은 199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목판본은 2007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지금은 경전을 보기 위해,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로 직접 갈 필요는 없다. 책으로 만들어졌고, 인터넷으로도 한문 원문과 한글 번역본을 사진과 함께 열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세계인이 해인사에 소장된 팔만대장경이란 유산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 시대 대장경의 가치를 찾고, 미래의 대장경을 꿈꿔보자.
일러두기
① 고려대장경은 흔히 몽골 침입시 불타버린 초조대장경과 해인사에 보관된 재조대장경으로 나뉩니다. 이 책에서 재조대장경의 명칭은 대중들에게 익숙한 ‘팔만대장경’으로 통일했습니다.
② 팔만대장경의 간행 시기, 목록, 경판 수, 글자 수는 대장경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저자들 간에 이견이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③ 팔만대장경을 ‘해인사로 옮긴 시기’는 자료에 따라 고려 말, 혹은 조선 초로 보기도 합니다. ‘판각 장소’ 역시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교정 없이 저자의 의견을 그대로 싣습니다.
④ 본문에 있는 팔만대장경 목판 사진은 해인사 소장 목판을 촬영한 것입니다. 인출본(인쇄본)은 동국대 불교학술원에서 제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