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역자 | 김성옥 지음 | 정가 | 16,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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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 2023-07-03 | 분야 | 동양철학, 사상 |
책정보 |
판형 4*6판 (125 × 185mm) | 10mm | 164쪽|| ISBN 979-11-92997-44-5 (04150) |
인문학 독자를 위한 불교 경전 시리즈 첫 번째 책
『인문학 독자를 위한 금강경』
우리 안의 굳은 편견과 어리석음을 부수는
가장 단단하고 날카로운 지혜, 『금강경』!
“누구나 한 번쯤은 『금강경』의 이름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대표적인 대승 경전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느 사찰이나 법당 마루 한쪽에는 『금강경』이 놓여 있고, 49재나 천도재에서 자주 독송됩니다. 『금강경』이 있는 곳에 부처님이 계시는 것과 같고, 경전을 수지 독송하는 일에 큰 공덕(功德)이 있다고 믿기도 합니다.” (본문 중에서)
집착과 고통의 번뇌는 시시때때로 생겨나 우리를 옭아맨다. 그런 번뇌를 끊는 강력한 지혜를 담은 『금강경』, 이 경전에 담긴 붓다의 가르침은 무엇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에 명쾌한 답을 내려줄 『금강경』 해설서가 출간됐다.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부교수로 재직하며, 강단에서 『금강경』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 저자의 글은 “누군가 애써 마음먹은 불교 공부가 낯선 개념과 용어들에 가로막히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완성되었다. 마그리트의 파이프 그림, 무지개의 스펙트럼과 같은 친숙한 사례들을 예시로 들어 수수께끼 같은 경전 속 말들이 어떤 의미인지 차근차근 소개하는 글을 차분히 읽어나가면 알쏭달쏭하던 『금강경』의 뜻이 와닿을 것이다.
<인문학 독자를 위한 불교 경전> 시리즈
종교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불교 경전의 담백하고도 깊은 성찰이 담긴 구절에 고개를 끄덕여 본 적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긴 관심으로 한 번 읽어 볼까 싶어 그 구절이 나왔다는 경전이나 해설서를 찾아봤다가, 낯선 용어와 난해한 해설은 물론 부담스러운 분량으로 인해 다시 내려놓은 적도.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르침을 얻으려는데 도무지 뜻을 알 수 없는 한자어와 알 듯 말 듯한 선문답에 오히려 더 고통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런 이들을 위해 불교 경전의 핵심적인 내용만 쏙쏙 뽑아내 쉽고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경전 소개서 ‘인문학 독자를 위한 불교 경전’ 시리즈가 출간됐다.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 세 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고 가벼운 판형으로 언제든 부담 없이 집어들 수 있다. 불교 경전을 읽어 보고 싶었으나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몰랐던 입문 독자, 경전을 읽어 보긴 했는데 영 낯설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인문학 독자들에게 유용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김성옥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부교수.
뒤늦게 불교 공부에 마음을 둔 늦깎이로, 2011년 동국대에서 「다르마끼르띠의 자증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기인식’에 관한 유식학파와 중관학파의 논쟁」, 「자심분별에 대한 원효의 입장」 등의 논문을 썼으며, 최근에는 「공유경제시대 불교경제학의 미래」, 「행복경제학과 불교」 등 오늘의 문제를 불교를 통해 바라보는 일에 관심을 쏟고 있다.
들어가며
1. 『금강경』을 우리는 왜 알아야 할까
‘금강’과도 같은 지혜
언어와 분별의 세계를 넘어
2. 『금강경』은 왜 만들어졌을까
법회가 열리던 날
‘반야바라밀’을 설하는 까닭
3. 『금강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상의 타파
머무름이 없는 보시
법에 대한 집착
여래의 형상
수행자의 단계
공덕의 우위
얻을 것이 없다
마음은 ‘꿈’ 같은 것
4. 『금강경』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어머니의 불자 수첩
자아 찾기 열풍의 이면
가장 친한 사이 ‘아상’의 덫
차별과 경계 짓기의 허상
이 책은 불교 입문자와 인문학 독자를 위해 불교 경전의 핵심적인 내용만 쏙쏙 뽑아 쉽고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낸 ‘인문학 독자를 위한 불교 경전’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고, 불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경전이라 일컬어지는 『금강경』. 하지만 그동안 낯선 용어와 난해한 해설로 『금강경』에 담긴 삶의 지혜에 닿지 못한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그 요의에 닿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경험이 이 책 안에 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어디에도 머무르지 말라는 파격의 일침
「제2선현기청분」에서 『금강경』의 가르침이 시작되는 계기를 만드는 수보리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세존이시여! 가장 높고 바른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선남자 선여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떻게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까?” 이는 결국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좋은지’를 묻는, 만고불멸의 질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제32분까지 이어진 문답으로 드러나는 붓다의 답은 ‘나’라는 관념을 내려놓고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무상하고 변화하니 그 무엇도 고정된 실체를 갖고 존재하지 않는데, 어째서 ‘나’라는 것에 집착하며 고통을 받느냐는 말이다.
먹고 숨 쉬고 생각하는 내가 이렇게 버젓이 존재하는데 ‘나’라는 것이 없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 그런데 ‘나’만이 아니다. 그 대상이 무엇이 되었든 마음이 집착하며 머무른다면 그만큼 진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모든 형상과 이름의 관념을 부수고 세상의 진짜 모습을 보라고 말하는 『금강경』의 돌직구는 ‘부처의 법’이라는 관념마저 버리라고 한다. 이것이 절대적인 부처님의 말씀, 부처님이 설하신 단 하나뿐인 진리라고 스스로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야 한다. 이렇게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불교의 가르침, 공(空) 사상을 『금강경』은 ‘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그 진수를 보여준다.
꿈처럼 번개처럼
모든 것은 실체 없는 찰나일 뿐
우리는 ‘나’를 중심으로 편집된 세상을 살아간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은 우리가 처한 환경과 조건, 우리가 겪어온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풍경도 마음 상태에 따라 달라 보이는데, 이 세상이 내 눈에 보이는 대로 실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자신의 마음에 비친 상(相)을 보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원인과 조건에 따라 순간 빛나고 사라지는 하나의 사건에 불과하다.
‘일체 모든 유위법은/꿈‧허깨비‧그림자/이슬‧번개 같으니/이렇게 관찰할지라.’ 마음은 영원하지 못하고, 꿈처럼 이슬처럼 사라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매달려 욕망하고 집착하느라 고통받지 말라고 『금강경』은 전한다.
어느 쪽 의미로 보든, 금강은 세상의 무엇이든 잘라내고 이겨 낼 수 있는 강력함을 상징합니다. 아마도 중생의 번뇌와 어리석음을 깨트리려면, 무엇보다 단단하고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14쪽
불교 수행자이든 재가자이든 궁극의 종착지는 ‘행복’입니다. 그곳으로 향하는 나룻배 하나를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 21쪽
한국불교 대표 종단인 대한불교 조계종에서는 『금강경』을 소의경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가 의지해야 할 수행의 지침, 삶의 근거로 삼는다는 뜻이지요. - 22쪽
“일체의 상(相)을 깨트려라.” 벼락 치듯 한 마디가 들려옵니다. 그 일침은 ‘모든 사물의 모양이나 형태에 관한 생각을 떠나라. 그것은 다만 이름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과 사물에 관한 진실 하나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 24~25쪽
불교적 지혜는 내 눈에 덧씌워진 모든 분별을 걷어내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 28쪽
인도의 여러 종교와 사상 가운데 자아의 개념을 부정하는 것은 불교가 유일합니다. 지금까지 그 어떤 사상도 자아에 대한 관념을 버리라고 말한 적이 없었습니다. - 60~61쪽
불교는 ‘나’가 있다는 생각부터 과연 그러한지 살펴보자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세상을 보던 시각을 완전히 뒤집고 있네요. 그러니 불교가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사고방식을 뿌리째 흔들기 때문입니다. - 62쪽
보시의 마음에는 자비심이 놓여 있습니다. 타인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 타인의 고통을 없애 주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베푸는 행위로 타인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함께 기뻐하는 마음에서 생겨납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에서 흘러나옵니다. - 72쪽
이 세상에서 ‘나’에 대한 관념만큼 뿌리 깊고 무서운 것이 ‘진리’에 대한 믿음이 아닐런지요. 지금 『금강경』에서는 그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법이라 부르는 것조차 하나의 이름일 뿐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해탈과 열반 역시 이름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말합니다.
“나의 설법은 뗏목과 같은 줄 알아라. 법도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법 아닌 것이랴!” - 79쪽
삼천대천세계를 칠보로 가득 채워 보시하더라도, 그 공덕은 어떤 사람이 『금강경』을 베껴 쓰고 받아 지녀 읽고 외우는 공덕에 미치지 못합니다. 『금강경』의 사구게 하나만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이가 있다면, 그 공덕은 훨씬 뛰어난 것입니다. (…) 세상에 짓는 불탑이나 사원은 아무리 많이 지어도 언젠가 무너지고 사라지겠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짓는 것은 그보다 훨씬 오래 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 106~107쪽
깨달음이란 온 것도 간 것도 아니고, 생겨나는 것도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내 마음을 가리던 구름이 사라지면, 마음은 본래 평온한 것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탐욕‧분노‧어리석음의 번뇌로 얼룩진 사이에도 언제나 밝게 빛나고 있는 것이 우리의 마음입니다. - 112쪽
이미 사라진 과거의 일을 지금 일어나는 것처럼 아파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걱정하느라 우리는 현재를 놓치며 삽니다. 과거에 대한 회한, 미래에 대한 불안은 모두가 내가 만든 ‘생각의 집’입니다. 창살 없는 감옥에 자신을 가두지 말아야 합니다. - 126쪽
우리는 ‘나’를 중심으로 편집된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보는 세상의 모습은 내가 본 대로 실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환영처럼, 그림자처럼, 그 실체는 비어 있습니다. 결국 『금강경』에서 전하고자 하는 지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실체 없음’‧‘비어 있음’에 대한 자각입니다. ‘공’이라는 용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경전 전체에서 이처럼 공 사상이 넘쳐흐릅니다. - 129쪽
불교에서 ‘마음을 비워라, 버려라’ 하니까, 학생들은 다 비우고 어떻게 사느냐고 의아해합니다. 배고픈 욕구도 채우지 않고, 아파도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고 목석처럼 살라는 말이 아닙니다. 마음에 감응이 없다면 어찌 살아있는 것이겠습니까. (…) 추구하되, 거기에 묶이지 말라는 것. 이것이 핵심입니다. - 1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