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화학은 형이상학적, 인식론적 차원에서 너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학문으로서 현대 화학을 불교를 통하여 설명하려는 시도는 상당히 주의해야 함을 먼저 밝히고자 한다.
화학은 물리적인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원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개창하고, 그를 활용하여 현상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하는 데 목적이 있는 순수 자연과학이다.
반면, 불교는 기본적인 마음챙김(sati)과 수행을 통하여 괴로움(dukkha)의 원인을 이해하여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를 넘어서 보편적 중생을 구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불교는 일차적으로 인간 중심의 철학이지 자연과학이 아니다.
따라서 화학적 현상 그 자체를 단순히 불교의 관점으로 설명하고 해석하려는 시도는 아님을 밝히며, 그러한 태도는 큰 논리적 비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먼저 강조하고자 한다.
화학이라는 자연과학 분야의 특성과 초기불교와 상호작용한 화학과 관련된 당대의 힌두교 세계관의 관점에서 먼저 논하고자 한다.
그리고 현대 화학의 다양한 측면 중 화학자의 일과 삶이 불교적 관점, 특히 《숫따니빠따》와 같은 초기불교에 등장하는 가장 오래된 가르침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호혜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그리고 팔정도의 가르침을 어떻게 ‘수행으로서의 화학(chemistry as practice)’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관하여 간략하게 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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