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불교학개론 ]불교에 대한 자신의 이해는 과연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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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불교학개론 ]불교에 대한 자신의 이해는 과연 정당한가
  • 장휘옥, 김사업
  • 승인 2018.11.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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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을 위해 내(=석가모니)가 설한 법法과 내가 제정한 율律이 나의 사후에 그대들의 스승이 된다.” (『대반열반경』)

“지금 동방을 보면 증법證法이 쇠미하여 그 결과 많은 교법(敎法=경율론 삼장)이 소멸하고 말았다.” (『현종론』 대정장 29권, p.977 상단)

|    불교 문헌이 불교 이해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 

2,500여 년에 걸친 불교 역사에서 불교인들은 왜 그토록 오랜 세월에 걸쳐 끊임없이 다양한 불교 문헌들을 편찬해 왔을까? 석가모니가 세상을 떠난 직후, 그의 가르침을 모아 회의를 거쳐 경과 율로 확정하여 그 내용을 전승해 갔다는, 그 한 번의 역사적인 사건으로 그치지 않고, 왜 그 이후에도 경전을 포함한 수많은 불교 문헌들이 새로이 출현했을까? 이 질문은 불교 가르침의 전승과 전파의 역사, 그리고 다양한 불교 교리의 출현 이유를 알아야 답변이 가능하다. 

또한 이 질문은 석가모니의 생애와 그의 가르침인 불교 교리를 편협됨이 없이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도 물어야 할 의문이다. 교리나 생애에 관한 거의 대부분의 기술은 장구한 세월에 걸쳐 출현하고 전승되어 온 불교 문헌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고전적 불교 문헌이 어떤 동기로 출현했으며 어떤 형태로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지를 잘 안다면, 그래서 그것의 위상과 한계 내지는 성격에 대해 인식을 새로이 한다면, 이에 근거한 교리와 생애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도 변하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불교 문헌의 출현과 전승의 역사, 그리고 그것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었을 때 벌어진 과오의 역사를 실례를 들어 거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해 세계 학계의 최근 성과를 반영해 가면서 살펴보고자 한다. 

‘불교에 대한 자신의 이해’에 대해 본인 스스로 항상 편견 없이 열린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인 ‘무집착(無執着, 집착 없음)’을 실천하는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보고자 하는 바를 불교에 투영해서 불교 문헌의 말을 자의적‧폐쇄적으로 해석한 다음, 이렇게 형성된 잣대를 가지고 여타의 불교 사상이나 의례를 타락한 것으로 비판하는 행위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현재와 미래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지금부터 행하는 고찰이 충분히 이루어졌을 때, 자신의 불교 이해가 고집이나 편견이 될 위험성에서 벗어나 정당한 위치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대기설법과 최초의 경‧율 편찬

석가모니는 45년간 광활한 갠지즈강 중류 지방 곳곳을 다니면서 가르침을 폈다. 이 행각의 여로에 모든 제자들이 동행한 것은 아니었다. 다른 지방에서 교화하면서 따로 행각하는 제자들도 많았다. 석가모니는 미리 만들어진 한 권의 책을 읽듯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표현의 가르침을 펴지는 않았다. 그때그때 만나는 사람의 능력에 맞추어 주제와 표현을 달리하면서 알아듣도록 가르쳤다. 

이러한 설법 방법을 ‘대기설법對機說法’이라 한다. 여기서 기機는 가르침을 받는 상대를 가리키므로, 대기설법은 상대의 수준과 필요에 눈높이를 맞춘 설법이라 할 수 있다. 요컨대 중‧고등학생에게는 그들에 맞는 수준의 설법을, 욕망이 치성한 사람을 만나면 그를 치료할 수 있는 설법을 한 것이다.

듣는 사람의 이해 수준과 필요로 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미리 준비된 동일 내용을 만나는 모든 이에게 반복적으로 설법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다. 설법자의 능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도 가능하다. 하지만 대기설법은 설법자가 환자 개개인에 맞는 각양각색의 명약을 처방하는 명의와 같이 뛰어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석가모니는 대기설법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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