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禪典)이라 하면 선(禪)에 관한 전적(典籍)을 말한다. 본래 선(禪) 그것은 문자와 떠나있는데, 이것을 문자로 표현한다면, 일종의 역설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역설을 거부할 수 없다. 많은 선배들이 남긴 가르침들은 결국 어떤 문자로라도 표현치 않고서는 우리 범부(凡夫)중생들에게 도저히 전해 질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 선사(禪師)와 조사(祖師)들이 남긴 가르침을 기록한 전적을 소개한다.
불조혜명(佛祖慧命)을 전수한 선사스님은 무수히 많다. 그리고 문자화 된 기록도 적지 않다. 본문에서는 중국에서 성립한 선종(禪宗)의 대표되는 몇 편만 추려 보았다.
① 신심명(信心銘) :三조 승찬대사 신심명 一권(三祖僧璨大師信心銘一勸).
달마대사를 초조(初祖)로 하는 선종의 第三조인 승찬대사(?~六O六)의 저술이다.
전문(全文)이 五八四字이며, 四言訟으로는 一四六句가 된다. 「至道無難, 唯嫌揀擇, 但募憎愛, 洞然明白」이라는 운문으로 시작된다. 禪의 사상의 궁극적 경지가 표현되었다. 모든 대립과 차별을 떠나서 평등한 경지에 안주할 것을 말한다. 우리의 감정이나 의식이 미치는 세계는 진실이 아니고 비사량(非思量)의 세계가 절대경지라고 보고, 거기에 우리 마음이 주(住)할 때, 유(有)와 무(無)는 평등하다고 한다. 一切卽一 一卽一切의 화엄사상(華嚴思想), 그리고 신심불이(信心不二)의 心은 우리 인간이 다 갖춘 불심이라는 것을 기초로 하여 禪의 세계를 운문체로 표현하였다.
이 신심명은 초기 선사상(禪思想)이 형성되는데 큰 영향을 주었고, 따라서 선림(禪林)에서 존중하고 있다. 대정장 五一券에 있음 pp四五七一八四五八.
② 증도가(證道歌) : 영가 진각선사 증도가 一권(永嘉眞覺禪師證道歌一勸).
永嘉玄覺(六六五~七一三)스님의 저술(著述). 초기에 천태(天台)사상을 학습하다가 후기에 남종선(南宗禪)인 육조혜능(六祖慧能)에게서 禪의 요체(要諦)를 듣고, 하루밤에 證俉(一宿覺)하고서, 자신이 대오(大悟)한 경지를 요약하여 읊은 시이다.
형식은 七言訟으로 二六七句가되며, 고체(古體)로 된 한편의 가송(歌頌)이다. 극히 활달한 창(唱)으로 종횡무진 자재하게 설파(說破)하고 있는데 스님의 만년(晩年), 원숙기(圓熟期) 의 저작이라고 보며, 詩 그것도 유창하고 유현한 여운이 풍기며, 저도 모르게 불법의 대의를 요득(了得)할 수 있게 만든다. 대정장 四八券에 있음 p三九五.
③ 임제록(臨濟錄) : 진주 임제혜조선사의 어록 一권(鎭州 臨濟慧照禪師語錄 一卷)
선종五가(禪宗五家)의 임제종(臨濟宗)의 종조인 臨濟義玄(?~八六七淑)스님의 법문을 제자인 삼성혜연(三聖慧然)스님이 모아 만든 저서. 임제스님은 황벽희운(黃碧希運) 스님의 법제자(法弟子)인데, 그 선풍(禪風)이 준엄한 것으로 임제종의 기초를 세웠다.
이 내용은 상당(上堂), 시중(示衆), 감변(勘辨), 행록(行錄), 탑기(塔記)로 되어있다. 上堂(법당에서설법)語 중에는「赤肉團上, 有一無位眞人」이라는 유명한 어귀로 시작되는, 임제의 三句라는 법문이 있다. 또 示衆에는 임제의 四科簡이라는 중요한 법문이 있다. 선객이 서로 깨달음의 참과 거짓, 깊고 얕음을 분별하기 위해 하는 문답(問答)인 勘辨에는 임제의 四喝이라는 유명한 법문이 있다. 그리고 行錄(행상)에는 임제스님이 소나무 심는(栽松) 이야기 등의 법문이 있다. 우리 나라의 최신판(最新版)으로 西翁 正宗스님의 상세한 연의(演義)가 있다.(東西文化院, 一九七四年刊), 大正藏 四七卷 pp四九五~五O七.
④ 벽암록(碧巖錄): 불과 원오선사 벽암록(佛果圓悟禪師碧巖錄) 一O卷
설두중현(雪頭重顯)(九八O~一O五二)스님의 頌에다 불과원오(佛果圓悟)(一O六三~一一三五)스님이 평석(評釋)함. 중국 선종五가(禪宗五家) 가운데 운문종(雲門宗)의 중현(重顯)스님이 傳燈錄에 있는 一七OO 則의 公案(活頭)에서,禪수행에 참고가 될 가장 중요한 一○○개를 선택하여 그 하나 하나에 종지를 擧楊하는 운문시 「송고(頌古)」를 첨가했다. 그 내용과 시문이 다 격조가 높아서 널리 애송되었다. 나중에 임제종의 원오(園悟)스님이 이 송고(訟古) 에 각칙마다, 수시(垂示), 착어(着語), 평창(評唱) 등의 형식을 붙였는데, 그것이 지금 전하는 벽암록이다. 수시는 그 칙의 종지와 착안점을 나타내는 서문, 착어란 본칙과 송고 각각의 어구에 대한 부분적 단평이며, 평창이란 본칙과 송고에 대한 전체적 詳評이다. 이 벽암록은 원오스님과 제자에 의해 편집 간행되었으나, 그 한 제자인 대혜종고(一O八九~一一六三)스님은, 이 간절한 선(禪)의 교과서가 오히려 선(禪)을 형식화하고 안이화한다고 이 책을 불태웠다고 한다. 현재 선종(禪宗) 제일서로서 중요시되고, 특히 임제종 계통에서는 최고의 지침서로 손꼽힌다. 대정장 四O八卷 pp四九五~五O七.
⑤ 종용록(從容錄): 만송노인평창 천동각화상송고 종용암록(萬松老人評唱 天童覺化尙頌古 從容庵錄六卷). 굉지정각(宏智正覺)(一O九一~一一五七)스님이 송고(訟古)를 읊었고, 만송행수(萬松行秀)(一一九六~一二四六)스님이 평창(評唱)을 함. 선종오가(禪宗五家) 중 조동종(曺洞宗)에 속하는 천동산(天童山) 굉지(宏智) 스님이 예부터 전하는 公案(話頭)중에서 一○○을 뽑아 여기에 송고(訟古)를 부쳤다. 벽암록(碧巖錄)에 설두스님이 부친 송고(訟古)와 같다. 그리고 이 송고(訟古) 하나 하나와 본칙에 대하여 조동종(曺洞宗)의 만송스님이 시중(示衆), 착어(着語), 평창(着語), (評唱)을 더 붙인것이 이 종용록이다. 이것은 벽암록과 같은 평석을 했는데, 예부터 벽암록과 더불어 선문(禪門)의 쌍벽을 이루었으며, 조동종에서 성립하였으므로 조동종(曺洞宗) 사람들이 애송한다. 각칙의 내용은 시중(示衆), 송고(訟古), 착어(着語), 평창(着語), 의 五部으로 되어있다. 示衆(垂示)은 그 칙(則)의 종지와 착암점을 말하고, 본칙은 선인이 증오(症悟)한 인연과 이야기, 송고(訟古)는 굉지(宏智)스님이 본칙의 종지를 게송으로 읊은 것, 착어는 본칙과 송고(訟古)의 어구를 부분적으로 해설단평한 것, 평창(着語) 은 본칙과 송고(訟古)에 대하여 전체적인 해설과 상세한 평이다. 본서의 생명은 만송(萬松)스님의 착어(着語)와 평창(着語) 에 있다. 대정장(大正藏) 四八卷 pp二二六~二九二에 있음.
⑥ 종경록(宗鏡錄) 一○○券 : 영명연수(永明延壽)(九O四~九七五) 스님 지음. 선종오가(禪宗五家) 가운데 법안종(法眼宗)에 속하는 저자임. 이신전심을 설하고, 불심종(佛心宗)이라고 하면서, 마음을 중심과제로 하는 선종(禪宗)에 있어서의 心과 교종인 천태(天台), 화엄(華嚴), 법상(法相) 등의 제파에서 말하는 심(心)이 어떤 차이가 있는가를 例證을 들어 말하였다.
선(禪)과 교(敎)를 융합회통(融合會通)시키려고 하였다. 書名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만법을 비추는 거울로서의 일심(一心)에 대하여 제불(諸不)의 대의와 경론(經論)의 정종(正宗)을 상술한 저서임을 알 수 있다. 내용은 표시장(表示章), 문답장(問答章), 인증장(引證章)의 三部로 분류되어 있다. 제 一부는 총론 개설, 제 二부는 마음에 관한 교선제종(敎禪諸宗)의 이동의 문제제기를 경론(經論)의 문장을 예로 들어 하고 있다. 제 三부는 위의 논술을 더 강조하기 위하여 인용문을 들어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 세 부가 모두 교리의 분류와 정리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선가(禪家)의 저술이기 때문이다. 당송(唐宋)시대 선(禪)과 교(敎)를 연구하는데 참고자료가 된다. 대정장(大正藏) pp四一五~九五七에 있음.
⑦ 서장(書狀) : 대혜 보각선사서.(大慧普覺禪師書)二卷
대혜종고(大慧宗果) (一O八九~一一六三)스님의 편지 답장을 모아놓은 것이다. 임제종(臨濟宗)의 종조로부터 一二世 법손(法孫)이 되는 대혜스님은 벽암록의 저자인 원오(圓悟)스님의 제자가 된다. 그런데, 看話禪(默祖禪에대한)을 진작시키는데 공헌한 대혜(大慧)스님은, 스승의 벽암록(碧巖錄)을 불살라버린 유명한 분이다. 이 서장의내용은, 四二명의 묻는 편지에 대한 六二회의 답장 편지로 편집되었다. 사견(邪見)을 파척하고 정견(正見)을 나타내려고 한 것이다. 즉 활구(活句) 참구하여 정견(正見)을 나타내고 묵조선(默祖禪)을 삿된 견해라고 비판하고 있다. 내용은 증시랑(曾示郞), 이참정(李參政), 강급사(江給事) 등을 비롯하여 四二명에 대하여 대혜선사(大慧禪師)의 답장은 한번에서 여섯 번까지 있다. 현대정신 분석의학의 관심을 모으는 선전(禪典)이다. 우리나라 사찰의 강원 사집과(四集科)의 하나로 채택될 정도의 중요한 것이다. 고려말부터 유통되었는데, 현재 안진호(安震湖) 선생의 주해가 있다(一九三六年刊).
⑧ 선관책진(禪關策進) 一券 : 운서주굉(雲棲珠宏)(二五三二~一六一五) 스님이 지음. 선종의 참선 수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하는 저서로서 조사(祖師)의 언행을 기록하고 있고, 수행자를 고무(鼓舞)하고 견성시키기 위한 법문이다. 내용을 보면 前集은 第一 「諸祖法語節要」와 第二 「諸祖苦功節略」으로 되어 있고, 後集에는 第三 「諸經引證節略」을 수록했다. 먼저 제 一에는 여러 조사의 법어를 인용한 것으로서 황벽(黃碧), 현사(玄沙), 영명(永明) 등 三九명의 조사스님들의 시중(示衆), 보설(普說) 등이 수록되었고, 그 끝에 운서주굉스님이 평왈(評曰)이라고 하여 견해를 기록하고 있다. 제 二에는 조사스님들이 얼마나 무서운 고행을 하고서 오득(悟得)하였는가를 二四例話를 들고 있다. 가령 현애좌수(顯崖坐樹), 인추자자(引錐子刺), 침식양망(針食兩忘) 등의 사실이 예로 있다. 또 그후 집에 수록된 제 三은 경론에서 수행자가 정진노력하는 일들이 발췌되어 있다. 가령 대반야경(大反若經) 화엄경(華嚴經) 아함경(阿含經) 등의 경전과 유가사지론 등의 논서 등 광범위한 사상적 경향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一九六七年에 고광덕 스님 역주로 우리글로 「선관책진」이라고 출판. 번역()진수당 간행)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