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불화-아미타(阿彌陀) 팔대(八大) 보살도(菩薩圖)
고려 말기 유명한 선찰(禪刹)이었던 강화도의 선원사(禪原寺: 현재는 옛 터만 남아 있음)에 반두(班頭)로 있던 화사(畵師) 노영(魯英) 스님이 그의 원숙한 필치로 금니(金泥)로 그려 옻칠을 입힌 조그마한 목판(木板)의 불화(佛畵) 중 앞면의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와 8대보살 그림이다.
일본 송미사(松尾寺) 소장의 1320년 작 아미타8대보살도[본지 2월호소개]와 비슷한 양식의 그림인데 중품하생인(中品下生印)을 맺은 아미타여래좌상을 중심으로 여덟 보살들이 협시하고 서 있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8대보살들은 모두 입상(立像)인데, 두 줄로 배열되었고, 좌우로 대칭되게 비스듬히 중앙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발아래 피어오르는 구름을 밟고 있다.
보살들의 두광(頭光)은 한결같이 작은 원을 이루었으나 아미타불의 두광과 신광(身光)에는 연꽃무늬를 표현하고, 그 안팎으로 불꽃무늬를 힘차게 표현하여 찬란한 광채가 발산되는 강한 느낌을 준다.
그림 둘레에는 금강저(金剛杵)를 둘렀으며 화면 가득히 화려한 금선(金線)으로 그려 넣어 찬란한 불세계를 표현하였고, 거의 모든 선들이 구불구불하게 화면 전체를 꿈틀거리고 있어 복잡한 듯 보이면서도 유연하고 힘찬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당대에 으뜸가는 화승(畵僧) 노영 스님의 능숙한 솜씨와 금니만으로 그린 화려함이 조화를 이루며 찬란한 아미타불의 세계를 보여주는 바, 국내에 남아 있는 매우 소중한 고려 불화의 한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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