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을 잇는 생명나눔의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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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을 잇는 생명나눔의 실천
  • 불광출판사
  • 승인 2011.02.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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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유실(有名有實) 단체탐방 / 생명나눔실천본부

 일면 스님과 홍보대사들(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일면 스님, 탤런트 김혜옥, 가수 한혜진, 가수 박상민)


지난 1월에 개봉한 박해일·김윤진 주연의 영화 ‘심장이 뛴다’를 보고 왔다. 심장이식을 통해 아이를 살리려는 엄마와 혼수상태에 빠진 어머니를 살리려는 아들의 이야기. 현실이 이렇게 영화처럼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생명에 관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삶에서 가장 큰 슬픔과 희망 그리고 기쁨을 만난다. 장기등(장기, 조혈모세포 등)기증희망자 등록을 통해 고통 받는 생명을 살리는 일을 17년째 해 오고 있는, 사단법인 생명나눔실천본부(이하 생명나눔실천본부)를 방문했다.

가장 큰 자산은 신뢰
1만여 명의 후원자들이 있고, 5,000원부터 특별후원까지 한 달 평균 4,000~5,000만원의 후원금이 모이는 단체. 연간 6억 500만원의 국고 지원을 받아 전액을 조혈모세포기증 희망등록자 조직검사와 사후관리 등에 쓰고 있는 단체. 투명하고 정확한 운영을 하지 않고서는 결코 닿을 수 없는 수치다. 종로구 견지동의 밝고 깨끗한 사무실에서,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심정민 사무총장을 만났다.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는 크게 두 가지, 장기 및 조혈모세포기증 희망등록 결연사업과 매월 두 명의 환자 치료·수술비 지원사업을 합니다. 1월과 2월은 주로 홍보를 준비하는 기간이고, 3월에서 10월까지는 홍보캠페인을 하며 5월 불교문화마당, 6월 장기기증세미나, 9월 희망걷기대회 등을 실시합니다. 10월에는 장기 및 시신기증자를 위한 천도재와 생명나눔 산사음악회를 열고, 12월에는 학교 방문교육과 다음 해를 위한 본부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장기기증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많이 좋아지고 높아진 편이다. 특히 법장 스님의 시신 기증과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기증 등의 이슈가 있었을 때, 유명 연예인들을 포함해 평소보다 수십 배 많은 사람들이 장기등기증 희망등록을 했다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효과다.
장기등기증의 종류에는 생존 시 장기기증(혈액, 신장, 간장, 조혈모세포), 뇌사 시 장기기증(심장, 췌장, 췌도, 폐, 신장, 간장, 소장, 각막, 인체조직 등), 사후 기증(각막, 인체조직, 시신)이 있다. 이 중 조혈모세포 기증은 백혈병이나 혈액암 환자들의 완치에 반드시 필요한 이식으로, 기증 희망등록 신청 시 소량의 혈액을 채취해 조직적합성항원형검사(1인당 검사비 14만원 전액 국고 지원)를 하고, 이식 가능 환자가 나타나면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는 것이다.

 부처님 오신 날 불교문화마당 장기기증 등록캠페인


나를 세상으로 돌려보내는 일
“아홉 살 난 아들이 뇌사 판정을 받았어요. 아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다른 이가 그 생명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장기기증을 결심하고 다섯 명의 환자를 살렸습니다. 이제 가끔씩 ‘기증 받았던 누구입니다’라며 전화가 옵니다.”
심 사무총장이 들려준 어느 어머님의 이야기다. 이런 일이 결코 남의 일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1995년에 신장이식을 받으셨던 한 분은 어느 날 1억원을 단체에 기부했다. 장기기증이나 이식을 가까이에서 혹은 직접 경험한 분들에게 장기기증 희망등록 캠페인의 의미는 남다르다. 초대 이사장 고(故) 법장 스님의 뜻을 이어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일면 스님 역시, 당신이 간 이식을 받았기에 누구보다 장기기증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생명나눔실천본부를 순조롭게 이끌고 있다.

 (좌측 위부터)1.인사동 거리캠페인에 나선 일면 스님과 홍보대사들 2.2사단 포병대대조혈모세포 캠페인 3.제3회 생명나눔과 함께하는 희망걷기 4.캠페인에 참여해 희망등록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을 어렵게 생각하지만,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그저 잠시 맡아두었던 내 몸을 다시 세상으로 돌려보내는 일이다. 이런 원리를 실천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지난 해 11월 새롭게 발간된 『선원청규』(전국선원수좌회)에는 ‘장례의와 생명나눔’의 장이 신설되었고, 선원 스님들에게 장기기증 운동 동참을 권장하는 내용이 실렸다. 대내외적으로 모두 자랑스럽고 돋보이는 변화다.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 들은 또 한 가지 훈훈한 소식이 있다. 이곳에서 가장 오랫동안 근무해온 김성지 상담팀장 이 항암치료 중인 열 살 학생에게 2월이나 3월 중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게 된 것이다. 한 생명을 살리는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증 의 안정성과 뿌듯함을 보여줄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듯하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직원들(왼쪽부터 이현정, 김기홍, 김영선, 심정민, 김성지, 박해동, 박향규, 손범숙 님)


다져진 기반을 바탕으로 더 큰 희망 나누기
누군가 한 명의 지시로 움직이는 게 아닌, 직원과 봉사자로 이루어진 고유의 시스템을 갖춘 것이 생명나눔실천본부의 크나큰 결실이자 동력이다. 다른 장기기증등록 단체들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지만, 100원도 아끼며 알뜰히 살았기에 3년 전 지금의 사무실로 올 수 있었다. 앞으로는 젊은 사람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사내 복지를 향상시키고, 일하고 싶은 조직 분위기를 유지하며 대외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다. 그리고 이사회의 결정 사항으로, 이제 곧 새로운 의미의 생명나눔 활동인 자살예방 사업을 시작한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의 더 큰 활약이 기대된다.
나를 내세우지 않으면서, 동시에 뭇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불교적 가치관이 생명나눔 정신과 어우러져 만들어 낸 사회공헌적 활동의 선두에 생명나눔실천본부가 있다.

 홍보대사 가수 김흥국, 탤런트 전광렬, 영화배우 장동건, 탤런트 이세은, 양궁선수 이은경, 야구선수 홍성흔, 방송인 김병조, 탤런트 김혜옥, 탤런트 송선미, 영화배우 문소리, 가수 박상민, 가수 한혜진, 보컬그룹 해피체어

알아두면 좋은 장기등기증에 관한 상식
1. 장기등기증은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가 되었거나 사후에 내 신체의 일부를 대가 없이 나누어 주어 새 생명을 선물하는 생명나눔의 실천이다. (생명나눔실천본부는 보건복지부 지정 장기이식등록기관이며, 장기등기증 희망등록자의 모든 정보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로 이관된다.)

2. 본인이 장기등기증 희망등록을 해도, 사후 실제 기증 시 가족의 동의가 필요하다.
(장기등기증 희망등록을 가족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와 같은 사실을 이야기하면 가족들을 조금 더 잘 설득할 수 있다. 장기등기증 희망등록 여부는 가족들에게 가능한 미리 알리는 것이 좋다.)

3.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 환자가 나타나면, 기증자의 의사를 재확인한다.
(장기등기증 희망등록 신청 후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기증여부를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타인과의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할 확률은 수만 분의 1 정도로 매우 낮아서, 기증 희망등록자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백혈병 환자들을 살릴 수 있다.)


※ 1월호 「불광」 기사정정 공지 : 지난 호의 유명유실 단체탐방 기사 중, 봉은달마학교 지역아동센터의 센터장을 조경자 생활복지사 님으로 소개한 것을 대한불교조계종 봉은사 포교국장 무성 스님으로 정정합니다. 단체 관계자 및 독자님들께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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