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학생군사학교 청년 불자들
지난해 가을,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불광」을 매달 받아보고 있는 한 군법당의 법사라고 했다. 들어보니 “「불광」이 매달 4부씩 오는데 이것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는 호소였다. 당시 후원금이 모자라 군법당마다 충분한 수량을 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도 무료로 발송하는 후원부수의 절반은 자비를 들여야 하는 형편이었다. 고심 끝에 발송부수를 25부로 늘렸다. 적극적으로 요청해온 만큼 알차게 활용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이것을 계기로 「불광」 무료배포사업을 더욱 널리 일으켜야겠다는 다짐이 싹트게 되었다.
| 법회, 짧지만 진한 ‘힐링의 시간’
그로부터 6개월 후, 지금의 ‘만발공양 캠페인’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 군법당을 찾아가 보았다. 충북 괴산의 육군학생군사학교는 2011년 중앙군사학교가 153만 평 부지에 최신식 시설을 갖춰 이전한 국내 최대 장교양성기관이다. 군사학 위주의 교육과 지휘통솔력 배양 훈련이 주를 이루며, 학사 장교를 비롯해 여군 장교, 군의관, 법무관, 군종, 회계사, 통역요원 등 ‘군 전문 인력’의 90%가 이곳에서 배출된다. 수요법회를 앞둔 저녁 무렵의 학생군사학교는 한눈에 보기에도 거대한 요새 같았다. 정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군법당 학림사가 성당, 교회와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
정행 법사가 차 한 잔을 권하며 말했다. “군포교는 불자로 성장해나갈 씨앗을 심는 작업입니다. 이곳 학생군사학교는 전국 병영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이기에 더욱 그 의미가 큽니다. 군법당에서 경험한 것들이 그대로 병영에서 법회를 꾸려나가는 밑바탕이 되지요.” 그래서 학림사에서는 군종軍宗이 아닌 법회참가자가 사회를 보거나 타종을 맡는 일이 종종 있다. 몸으로 경험한 만큼 내 것이 되는 법.
법당에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컵등 만들기 시간이 한창이었다. 참가 인원은 어림잡아 100여 명. 하루 일과를 마치고 피로가 밀려올 만한 평일 저녁 시간인데도, 얇은 종이로 된 색색의 연잎을 처음 만져본 청년들의 눈빛은 천진하고도 진지했다. 대부분 불교에 대한 사전경험이 없다고 한다. 그들에게 불교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 이곳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처음 왔다는 김문철(23, 사관후보생) 생도는 “분위기가 좋아요.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법당만의 ‘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라고 소감을 밝힌다. 한바탕 컵등 만들기에 몰입하고 난 뒤라 그런지, 그에게서 ‘처음’이라는 서먹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입교 첫 주부터 두 달째 계속 법회에 나온다는 김지연(24, 사관후보생) 생도는 “마음으로 위안 받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죠.”라고 말한다. 그녀 또한 이곳에서 불교를 처음 만났는데 ‘멘토’가 생긴 듯한 든든함이 빠짐없이 법회에 나오게 만드는 이유라고.
그로부터 6개월 후, 지금의 ‘만발공양 캠페인’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 군법당을 찾아가 보았다. 충북 괴산의 육군학생군사학교는 2011년 중앙군사학교가 153만 평 부지에 최신식 시설을 갖춰 이전한 국내 최대 장교양성기관이다. 군사학 위주의 교육과 지휘통솔력 배양 훈련이 주를 이루며, 학사 장교를 비롯해 여군 장교, 군의관, 법무관, 군종, 회계사, 통역요원 등 ‘군 전문 인력’의 90%가 이곳에서 배출된다. 수요법회를 앞둔 저녁 무렵의 학생군사학교는 한눈에 보기에도 거대한 요새 같았다. 정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군법당 학림사가 성당, 교회와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
정행 법사가 차 한 잔을 권하며 말했다. “군포교는 불자로 성장해나갈 씨앗을 심는 작업입니다. 이곳 학생군사학교는 전국 병영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이기에 더욱 그 의미가 큽니다. 군법당에서 경험한 것들이 그대로 병영에서 법회를 꾸려나가는 밑바탕이 되지요.” 그래서 학림사에서는 군종軍宗이 아닌 법회참가자가 사회를 보거나 타종을 맡는 일이 종종 있다. 몸으로 경험한 만큼 내 것이 되는 법.
법당에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컵등 만들기 시간이 한창이었다. 참가 인원은 어림잡아 100여 명. 하루 일과를 마치고 피로가 밀려올 만한 평일 저녁 시간인데도, 얇은 종이로 된 색색의 연잎을 처음 만져본 청년들의 눈빛은 천진하고도 진지했다. 대부분 불교에 대한 사전경험이 없다고 한다. 그들에게 불교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 이곳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처음 왔다는 김문철(23, 사관후보생) 생도는 “분위기가 좋아요.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법당만의 ‘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라고 소감을 밝힌다. 한바탕 컵등 만들기에 몰입하고 난 뒤라 그런지, 그에게서 ‘처음’이라는 서먹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입교 첫 주부터 두 달째 계속 법회에 나온다는 김지연(24, 사관후보생) 생도는 “마음으로 위안 받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죠.”라고 말한다. 그녀 또한 이곳에서 불교를 처음 만났는데 ‘멘토’가 생긴 듯한 든든함이 빠짐없이 법회에 나오게 만드는 이유라고.
| 불교잡지 한 권, 부처님과의 첫 인연
최근 인기 상승세인 병영체험 TV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는 특별식으로 ‘군대리아’가 등장한다. 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제햄버거다. 예전에는 군부대 내에서 절이나 교회에 가면 ‘초코파이’를 나눠줬다. 군법당의 ‘요즘 간식’은 뭘까?
학림사 군법당에는 매주 메뉴를 달리해 햄버거나 떡, 컵라면이 준비된다. 그 중에서도 건강메뉴인 떡이 여생도들에게 인기다. 뜻밖에도 학림사에서 가장 사랑 받는 먹거리는 다양한 간식이 아닌 원두커피였다. 법당으로 들어서는 2층 로비에 꾸며 놓은 북카페에는 150잔의 원두커피를 연속으로 뽑아낼 수 있는 커피메이커가 두 대 있다. 법회 때마다 300잔 분량의 커피가 모두 소진된다. 일상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는 몸짓으로 읽힌다.
최근 인기 상승세인 병영체험 TV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는 특별식으로 ‘군대리아’가 등장한다. 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제햄버거다. 예전에는 군부대 내에서 절이나 교회에 가면 ‘초코파이’를 나눠줬다. 군법당의 ‘요즘 간식’은 뭘까?
학림사 군법당에는 매주 메뉴를 달리해 햄버거나 떡, 컵라면이 준비된다. 그 중에서도 건강메뉴인 떡이 여생도들에게 인기다. 뜻밖에도 학림사에서 가장 사랑 받는 먹거리는 다양한 간식이 아닌 원두커피였다. 법당으로 들어서는 2층 로비에 꾸며 놓은 북카페에는 150잔의 원두커피를 연속으로 뽑아낼 수 있는 커피메이커가 두 대 있다. 법회 때마다 300잔 분량의 커피가 모두 소진된다. 일상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는 몸짓으로 읽힌다.
“불교계 잡지 중에 「불광」이 가장 잘 나옵니다. 불교신자가 아닌 분에게도 한 번 보시라고 권하기가 참 좋지요.”라고 말하는 정행 법사는 학림사를 찾는 사관후보생들이나 학교 내 장교와 간부들에게 열심히 「불광」을 건넨다. 그렇게 해서 매달 「불광」을 만나고 있는 류종하(43) 소령은 “생활의 지혜가 들어 있어서 좋습니다. 4월호 특집 ‘운동하라! 행복이 응답하리라’가 기억에 남구요, 매달 소개되는 유서 깊은 사찰을 보면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처럼 많은 장병들이 「불광」을 접하면 좋겠습니다.”라고 평했다. 옆에서 컵등을 만들던 또 다른 장병은 매달 학림사 북카페에 찾아와 「불광」을 탐독하는 고정팬도 꽤 있다고 귀띔한다.
현재 「불광」은 31곳의 군부대에 320부 가량이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평균해서 한 곳에 10부정도를 보내는 셈이다. 6개월 전, 학림사 정행 스님이 전화로 호소했듯 매우 부족한 숫자다. 군장병들에게 부처님과의 첫 인연 맺어주기, 불교잡지 한 권 넌지시 건네는 손길에 담아보자. 39년 전「불광」이 태어난 이유다.
법회가 끝나고 일행을 배웅하면서 정행 법사가 한 마디 덧붙인다. “한국불교에 희망이 있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저는 그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답은 ‘희망, 있다’입니다. 매주 군법당을 찾는 많은 청년들, 바로 이 ‘다음세대’가 불교를 제대로 배워 이어간다면 이들이 한국불교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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