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40주년 기념호다. 23일 새벽 2시 22분, 디자이너에게 전화가 왔다. 다른 원고는 모두 편집이 끝났고 오전 열시 인쇄란다. 불광누리 원고만 남아 전화했단다.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아 다행이란다. 불 꺼진 사무실에서 혼자 몇 시간을 놀다 이제 쓰기 시작하면 4시까지는 다 쓰겠다고 했다. 전화를 끊으며 미안하다고 했다. 미안한 일 맞다고 한다.
● 월간 「불광」 창간 발행인 광덕 스님의 순수불교선언을 읽어 보고 창간호를 내 앞에 놓은 지 몇 시간이 흘렀다. 잡지, 불교잡지, 「불광」 …. 「불광」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생각으로 「불광」을 만들고 있는가?
● 불광 창립 40주년 기념행사는 마무리가 되었다. 선지식 초청법회, 학술세미나, 『사진으로 본 불광 40년』 책자 발간과 봉헌, 기념법회 봉행, 보현행원송 공연 등 불광사・불광법회 전 구성원의 정진으로 찬탄과 기쁨, 아쉬움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 남은 건 출판사의 월간 「불광」 창간 40주년 기념호와 별책부록 발간뿐이다. 특집 별책부록 구성을 위해 480권의 책을 한꺼번에 보는 월간 「불광」 편집부원들의 요즘 생활은 일상이 깨졌다.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고 집에는 잠깐 들러 눈을 붙이고 옷만 갈아입고 오는 실정이다. 그래도 별책부록은 며칠 후나 마무리될 듯싶다. 창간호 판형으로 300쪽 안팎의 분량이 예상되기 때문에 작업량도 많을 뿐만 아니라 별도 발송을 하는 것이 비용 등에서 절약되고 작업이 쉬운 까닭이다.
● 40년 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다. 시대 상황도 사람들의 생활 스타일도. 그에 따라 잡지의 위상과 역할도 함께 변했다. 볼거리와 놀거리도 많아졌고, 필요한 정보와 지식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신문・잡지・책을 통해 얻어 왔던 많은 정보와 지식들을 컴퓨터・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를 통해 인터넷으로 해결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그리고 그 속도는 더욱 빠르게 진행 중이다. 월간 「불광」도 이런 일반적 상황에서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판형이나 디자인・내용 등에서 변화를 꾀해 온 것이다. 물론 잡지를 만드는 주체도 세월이 흐르면서 바뀌어 갔고 그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혹은 변해선 안될 것이 있다. 디지털 시대라지만 종이로 만든 인쇄 매체도 아주 없어지는 것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 종류와 양은 줄어들겠지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변화해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불법을 지키고 전법은 해야 하지만, 방법과 수단, 도구는 시대 상황에 맞게 변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과 정신을 중시하고 수행은 지속해야 하지만 자기 것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40년의 무게는 간단치 않다. 월간 「불광」은 불교의 생활화・대중화・현대화를 지속하기 위해서 끝없이 진화해야 한다.
●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불광”이라는 기념법회에서의 법사스님 말씀이 대중들의 기대요, 책을 만들어 가는 우리들의 몫이다. 월간 「불광」 2016년 6월호는 500호가 된다. 500호를 기념하여 영문판 e-불광을 새로 창간하는 꿈을 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