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명법스님, 불교 인문학자가 본 한국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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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명법스님, 불교 인문학자가 본 한국불교
  • 불광출판사
  • 승인 2017.03.2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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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인문학자가 본 한국불교

은유와 마음 연구소 대표 명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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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차분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한마디를 질문하면 잠시 조심스레 고민했다가, 첫머리부터 끝머리까지 일목요연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명법明法 스님. 그는 출가 승려이기도 하지만 꽤 인정받는 미학자美學者다. 서울대 불문과,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한 후 출가, 운문사 승가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송대 예술관에 끼친 선종의 영향」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대학에서 미학뿐 아니라 명상과 심리학을 강의한다.
 
미르문화원에 들어서자 손가락 길이만한 아담한 부처님이 불단 위에서 객을 맞이한다. 찻잔에 담긴 청정수와 작은 향로, 부처님 등 뒤에 걸려 있는 부처님보다 큰 십일면관세음보살 불화가 이곳이 법당임을 알렸다. 이렇게 해도 여법한 법당이 될 수 있다.
 
“미르문화원을 개관하던 날, 지안 스님(조계종 고시위원장)께서도 법당을 보고 잠시 놀라셨습니다.(웃음) 이 부처님은 제가 2007년에 다람살라에 달라이 라마를 뵙고 법문을 들었을 때 받은 부처님입니다. 뒤에 모셔진 불화도 그 옆에 계신 부처님도 저마다의 인연으로 이렇게 불단에 모셔져 있습니다.”
 
스님은 책이 가득한 다실로 안내했다. 경전, 불교학, 미학, 서양철학, 동양철학, 도록 등 불교와 인문학을 아우른 책들이 꽂혀 있었다. 책 먼지가 없는 것으로 보아 자주 책을 꺼낸 듯했다. 
 
|           새로운 공동체 실험들
스님이 상임고문으로 있는 미르문화원(대표 이승숙)은 지난 10월 9일에 개관했다. 불교계 안팎의 다양한 네 개의 문화단체가 힘을 모아 대안적 삶을 모색하는 공동체다. 한국 전통 활법과 태극권, 요가 등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 ‘땅과 얼(대표 윤승서)’, 수행과 명상 교육 등을 통해 조화로운 삶의 방식을 찾는 비영리사단법인 ‘삶ㅇ(대표 이승숙)’, 은유metaphor라는 표현으로 현대인의 정신적 고통을 치유하는 ‘은유와마음연구소’와 새로운 불교 공동체를 지향하는 단체 ‘무빙템플’ 등이다. 
 
- 한국불교계에서는 새로운 시도인데, 미르문화원에서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는가요?
 
“미르문화원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살피는 복합문화운동단체입니다. 서울대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벗들과 함께 만들었죠. ‘세상에 도움 되는 일을 하자’는 마음으로 함께 수행하고 봉사하며 지냈던 도반들입니다. 이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저를 비롯해 도반들 저마다 뜻을 가지고 각각의 자리에서 단체를 창립해 이끌어왔어요. 함께 대화를 나누어보니 ‘명상’, ‘환경보호’, ‘수행’ 이런 키워드로 활동 방향들이 모아졌습니다. 형식은 달라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 자기 개성을 발휘하면서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불교, 인문, 환경, 수행 등을 함께 하는 다양한 문화 사업을 펼칠 생각입니다.”
 
은유와마음연구소. 스님이 대표로 있는 곳이다. 출가 이후 불교의 길과 인문학자로서의 길이 응축된 곳이다. 그만큼 스님의 지향이 잘 드러난다. ‘은유’와 ‘마음’. 조합이 생소하고 낯설다. 나의 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해 내면의 고통을 치유한다는 것이다. 스님은 은유와마음연구소를 통해 명상과 은유 치료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도자 과정을 개설해 명상지도자들을 배출해냈다. 불교와 명상, 인문학의 학제간 연구와 교육사업을 추진하며 ‘불교와 현대철학 세미나’도 열었다. 
 
- 은유가 정신적 고통을 치유할 수 있나요?
 
“은유와 마음 프로그램은 나를 ‘은유’해 ‘스토리텔링’해서 자신의 스토리를 재구성하는 자기치유 프로그램이에요. 내담자는 나를 은유해 표현하면서 자신을 객관화 시켜 ‘문제’와 ‘자신’을 분리해 바라보게 됩니다. 자신의 무의식적인 부분을 스스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심리적 문제를 통찰하고 긍정적인 정체성을 형성해서, 스스로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하게 돼요. 상담자에게 은유로써 자신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느낌도 들고요.”
 
- 무빙템플(Moving Temple)은 새로운 불교 공동체로 보입니다. 실험적이고요.
 
“무빙템플은 제가 미국에서 귀국한 후 강의를 하면서 시작됐어요. 한 수강생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절이라는 건물이 꼭 있어야 하는가. 거처가 없더라도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법회를 하면 어떨까 하는 대화를 나눴어요. 머물 공간이 없으면 기존에 절에서 하는 스타일로는 법회를 할 수가 없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긴 시간을 낼 수 있는 여유도 없지요. 그래서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하면서 법회를 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무빙템플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불자들은 법회를 유형의 공간으로 이해합니다. 장소가 없는데 그럼 법회는 어떻게 하나요?
 
“새로운 시도를 참 많이 했어요. 어느 날은 공원에서 걷기명상을 하기도 하고, 불교영어도서관에서 만나기도 하고요. 재가안거도 시행했습니다. 1년에 2회, 하안거와 동안거 기간에 각자 상황에 맞춰 자신의 거처에서 안거를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안거 기간 동안 수행일지를 기록해서 함께 점검하기도 하고요. 다섯 번째 토요일에는 중증장애아동시설 승가원에 목욕봉사를 하러 갑니다. 문화법회라고 해서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유적, 좋은 전시회나 영화, 음악을 함께 나누기도 했습니다.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자유롭게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2주에 한 번씩 모였는데, 지금은 1주에 한 번씩 모이죠.”
 
- 어떻게 보면 처처가 법당인 것과 같군요. 그럼 법회 의식은 어떻게 하죠?
 
“목탁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무빙템플에서는 삼귀의를 하고 관음예문과 백화도량발원문 그리고 수행서원문을 함께 독송합니다.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글로 하죠. 무빙템플에서는 의상 스님이 지은 ‘백화도량발원문’을 수행의 지침으로 삼아요. 보통, 우리가 관세음보살님께 기도를 할 때는 대체로 ‘뭔가를 해달라’는 기도를 하지요. 의상 스님 발원문은 ‘관세음보살님을 도와서 우리도 그런 역할을 하겠습니다.’라고 발원합니다. 무빙템플하고의 가치와도 잘 맞아떨어지죠. 법회는 명상과 경전공부, 그리고 마음나누기로 이어집니다.”
 
- 우리 불교계에 새로운 법회의 모델이 될 수 있겠네요.
 
“스님들에게도 재가자에게도 함께 도움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자기 절을 가지고 있는 스님들은 의례에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백일기도라도 하면 하루 종일 거기에만 매달려 있어야 합니다. 그 의례를 준비하려면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없어요. 세간에선 불교에 대한 요구가 많아집니다. 스님들도 자기 수행을 해야 하는데 사찰을 가지고 있는 스님들은 그럴 여유가 없어요. 그렇다면 의례를 간소화하고 재가자와 일을 나눠서 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니 스님들은 수행에 전념할 수 있고, 그 좋은 결과가 다시 재가자들에게 돌아가죠. 이렇게 선순환이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한국의 승가공동체, 자신이 섬이 되어라
- 스님은 ‘수행자의 모임인 승가의 이상적 모델은 독립된 섬으로 이뤄진 군도群島이다.’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가 부처님의 마지막 유언을 ‘자등명 법등명’으로 해석하지요. 초기불교에서는 ‘각자 섬이 되어라.’라고 해석합니다. 그것은 ‘홀로 가라.’ 그것과 똑같아요. 자기 안에서 자기 스스로 일어서라는 표현이지요. 그것들이 모여 있는 것입니다. 우리 승가공동체는 자기 스스로 일어서서 모여 있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무위無爲의 공동체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 무위의 공동체요? 실제 한국불교에서는 구현하기 쉽지 않겠는데요. 지금 한국불교 승가공동체의 모습은 어떤가요?
 
“우리가 연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스님들이 오히려 더 많은 부분에서 인연을 만들고 있어요. 오히려 더 얽혀지고, 더 많은 관계 속에 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산으로 들어가는 형식으로써 (세속과) 결연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더 많이 세상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산에 있더라도 사람들 속에 섞여 들어가려는 것이 강해집니다. 그 관계에서 상당히 문제가 생깁니다.”
 
- 어떤 문제죠?
 
“스님들이 신도들에게, 신도들이 스님에게 목을 매는 현상들이 드러납니다. 그런 스님들은 스타스님이 됩니다. 반대로 스님이 신도들에게 매여 있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것은 좋게 보면 교화의 관계입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주종 관계, 권위적 관계가 되지요. (그건) 세속인들도 하지 않으려는 관계예요. 그렇게 사는 것은 아니어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신도들과) 공부를 함께 하고, 신행활동을 하면서 연결이 되더라도 스님들은 본연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스님들이 거기에 연연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재가자들도 그렇게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절을 운영하면서 (신도에게) 훨씬 목을 매게 되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 ‘개개인의 독립성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서로 협조하는, 느슨한 연대의 형태’, 스님께서 생각하신 승가공동체인가요?
 
“맞아요. 실제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원래 그렇게 해왔는데 오히려 현대사회에서 한 10년 안팎으로 절집문화가 굉장히 세속화됐습니다. 관계에 너무 끄달려 사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도 자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 어떤 자각이죠?
 
“‘나 자신도, 아 그렇게 될 수가 있구나, 스스로 조심하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옛날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겠지요. 그래도 전반적인 분위기를 흐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지금 절집 풍속을 보면 상당히 세속화됐습니다. 실제로 스님들이 재가자들에게 공적 관계가 아닌 사적 관계로 무언가를 만들고자 하는 것들이 보입니다. 아무리 친하고 항상 어떤 것을 같이 한다고 하더라도 공적 관계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삶을 전체적으로 개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대학원 미학과에서 석사를 받았을 무렵이었다. 대학 시절부터 수행을 해왔다. 명상에 들어 있는 상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명상에서 나왔을 땐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그렇게 배워서는 도저히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이 한계를 뛰어 넘어야 했다. 1993년. 석사를 마치고서 해인사 국일암으로 출가했다. 은사인 성원 스님 밑에서 지게 지고 땔감 나르며 행자 생활을 했다.
 
“우리 스님은 봐주는 것이 없는 분이었어요. 아파서 누워 있어도 일하러 나와야 하고 그랬죠. 그때 제가 은사스님 덕에 그 한계를 넘은 것 같습니다. 은사스님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운문사 승가대학을 마친 후 서울대 박사과정을 이어 밟았다. 운문사 승가대학원을 졸업, 운문승가대학 회주 명성 스님으로부터 전강을 받고 운문사와 서울대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2007년, 미국 스미스 칼리지에 박사후 과정으로 연수를 떠났다. 미국에 간 승려이자 방문학자. 명법 스님은 1년 반이라는 미국 유학 생활 동안 미국불교의 현장을 짧은 기간이지만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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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와 인문학, 인문학과 불교
- 스님은 불교와 인문학을 연결시켜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리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승가와 재가, 출가와 세상. 그것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그 양쪽에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 싶었지요. 그러려면 가장 첫 번째 문제는 소통 가능한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었습니다.”
 
- 한국불교에 가장 필요한 것이 소통 가능한 언어다, 이런 뜻인가요?
 
“제가 운문사에서 공부할 때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은 불교가 소통될 수 있는 언어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서, 승가대학에서 배우는 『서장書狀』은 대혜 스님의 편지글입니다. 편지글은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글이지요. 그런데 저희는 그 글을 보고 이해가 안 되게 공부를 했어요. 그래서 사실 저는 『서장』을 공부할 때 중국어 사전을 찾아가며 했었습니다. 대혜 스님께서는 분명히 다른 사람에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하셨을 거예요. 못 알아듣는 말을 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아직 불교는 그런 언어적인 고투에 사로잡혀 있는 거예요. 소통 가능한 언어를 쓰고 소통 가능한 틀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수행하려 출가해 선방으로 가려다가, 고민하면서 교학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한국불교를 어떻게 볼 수 있는가요?
 
“예를 들어 간화선도 그렇습니다. 간화선에서 스승은 제자에게 답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화두결택으로 알고자 하는 의지를 격발시킨 뒤 의심을 화두에 ‘붙들어 매기’하여 스스로 깨닫도록 합니다. 간화선에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오늘날 교육학적으로도 굉장히 새로운 이론으로 제시될 수 있어요. 간화선의 몇 가지 지점들이 개선되면, 지금 시대에 더 활성화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겁니다. 그러면 불교학적인 연구결과가 교육학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회문화운동에서도 이론으로 쓰일 수 있어요. 그러려면 현재 이야기가 되는 인문학적인 생각들과 언어로 불교를 설명할 수 있고, 반대로 불교 언어를 인문학으로 볼 수도 있어야 합니다.”
 
- 불교 언어를 인문학적으로 본다…. 한국불교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그런데 아쉽게도 지금은 활발히 교류가 일어나기 힘듭니다. 불교학적인 성과도, 또 불교학을 이해하는 틀도 전부 다 그 안에서만 있기 때문에 다른 학문영역이 침투를 못해요. 그래서 불교학의 성과들이 인문학이나 철학 등에 자극을 주거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겁니다. 그저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 그래서 지금 우리 삶의 언어,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불교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가치나 가능성은 굉장히 탁월해요. 불교는 정말 자원이 많습니다. 대단히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특히 현대적인 상황에서 잘 맞는 종교입니다. 그런데 한국불교가 지금은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어요.”
 
- 한국불교가 해나가야 할 역할이란 뭐죠?
 
“사회에 대해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그 문제에 대해서 나름의 실천으로 모범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불교는 예전에 잠깐 그 역할을 하다가 지금은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사회적으로 봐도 지금 불교가 사회에 제시하는 것이 없습니다. 1990년대는 환경운동 등으로 제시한 바가 있는데 그 이후로는 그런 힘들이 사라졌습니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요. 불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것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 문제를 읽어내지 못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학문적으로 봐도 불교학은 고답적이에요. 과거의 전적들을 파고드는 것은 굉장히 잘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재해석하지 못해요. 제 이야기는 과거의 것을 하지 말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의 메시지를 읽어내야 하지 않는가, 그걸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지금 한국불교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종교를 키우려고 하지 말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 너무 종교 안쪽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꼭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어도, 살아가는 길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불교가 제시해주는 것이 있으면 됩니다.”
 
명법 스님은 진지함을 가지고 있는 청·장년층들이 아직은 많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불교의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불교가 가진 옛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불교에 다가오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접근해 올 수 있도록 불교가 변화를 만들어 내면, 젊은이들이 좀 더 불교적으로 사유하고 변화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스님은 그 변화를 은유와마음연구소와 무빙템플로 이끌어 보려 한다. 각각의 섬들이 함께 모여 수행부터 봉사활동, 교학까지 함께 할 예정이다. 그것을 미르문화원이라는 이름으로 확대시키는 것이다. 섬과 섬을 잇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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