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소거’하고 내면의 자비와 만남
BTN 불교TV에서 포근하고 따뜻한 음성으로 많은 불자에게 삶의 위로와 용기, 지혜를 전해주고 있는 서울 정각사 주지 정목 스님이 마이크를 잡았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기도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 있고 궁금한 부분을 짚었다. ‘어떻게 기도하는가.’
정목 스님이 꺼낸 반전은 객석을 순식간에 강연으로 흡입시켰다. 싸울 때 왜 목청을 돋울까. 화가 나서, 기선을 제압하고자, 내가 옳다는 주장을 하려고…. 정답은 서로의 마음이 멀어졌다고 생각해서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소리 높여 싸우는 두 사람의 심리적 거리는 구만리라는 얘기다. 마음이 멀어졌다고 생각해서 악을 쓰면서 자기 소리가 상대의 마음에 가서 닿기를 바라지만, 결국 만날 수 없고 더 소리를 지른다는 정목 스님의 설명을 모두가 수긍했다.
“기도는 반대입니다. 오히려 침묵합니다. 나지막한 소리로 구현하는 염원이, 그 목소리가 상대나 자신에게 가 닿도록 하는 방식이 기도입니다. 울부짖으면서 하는 기도도 있지만, 소리 없이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자신과 만나는 기도가 좋습니다.”
방법론적 접근을 시도한 정목 스님은 내향적인 사람에게 선수행이나 명상을, 외향적인 사람에게 주력이나 절을 기도의 방식으로 권했다. 특히 감사, 정화, 통렌 등 세 가지 기도를 권했다.
“이것만큼 내 삶을 바꾸는 기도도 없다”고 정목 스님이 설명한 기도는 감사다. 스님은 “감사할 일이 없을 때도 저축하는 게 감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하는 기도는 감사기도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감사기도는 이유 불문, 무조건이었다.
“이 순간 나라는 한 존재가 있기까지 감사하지 않은 순간이 없습니다. 세상 모든 게 나 한 사람을 위해 존재했고 존재합니다. 감사할 일입니다. 피로한 몸을 받아주는 요에게 감사하고, 내 몸이 차갑지 않게 덮어주는 이불이 감사합니다. 저는 이 기도를 20여년 했습니다. 물을 받아준 컵이 고맙습니다. 세상 모두에게 감사해질 때 내 삶은 풍요로워집니다.”
정목 스님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기도의 힘이라고 했다. 기도가 어렵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배려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기도라고 했다. 법당과 교회에 가서 손을 모으고 읊조리는 것만 기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작은 생명 하나 헤치지 않으려는 그 마음이 바로 기도의 힘”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