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와 공주시는 공주 송산리고분군에서 지난 3월 19일 개최한 고유제를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조사됐지만 그 현황과 위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29호분을 발굴조사해 그 규모가 왕릉급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제 웅진기 왕릉원으로 알려진 공주 송산리고분군(사적)에는 현재 무령왕릉을 포함한 총 7기의 고분이 정비돼 있지만, 기존 조사에 따르면 그보다 많은 수의 고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대부분 정확한 위치는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번 조사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추진 중인 '백제문화권 핵심유적 중장기 조사연구 계획'의 하나로 진행하는 공주 송산리고분군 학술조사의 첫 발굴조사로, 29호분을 포함한 남쪽으로 넓게 뻗어 내린 정비구간을 대상지역으로 실시했다.
문화재청은 “조사 결과, 6호분으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10m 떨어진 곳에서 29호분을 확인했다”며 “29호분은 천장을 비롯한 상부가 모두 유실된 상태였지만 하부는 잘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신을 안치한 현실(玄室, 시신을 안치한 방)과 연도(羨道, 고분의 입구에서 시신을 안치한 방까지 이르는 길), 묘도(墓道, 무덤의 입구에서부터 시신을 두는 방까지 이르는 길)로 이루어진 굴식돌방무덤(횡혈식 석실묘)으로, 현실의 규모는 남북 길이 340~350㎝, 동서 길이 200~260㎝로 상당히 큰 편인데 이는 송산리 1~4호분과 유사한 규모일 뿐 아니라 전실분(塼室墳)인 6호분보다도 큰 규모여서 왕릉급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남은 복원과 정비를 고려해 이번 조사 결과를 디지털로 기록화했으며, 가상현실(VR) 제작을 위해 영상 촬영과 유실된 상부를 향후 복원하기 위한 3차원 입체(3D) 유형화(모델링)도 시행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이번 29호분 발굴 조사를 시작으로 공주 송산리고분군에서 잊혀진 고분들을 하나씩 찾아내어, 백제 왕릉원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고자 한다”며 “백제 웅진기 왕릉의 상장례(喪葬禮) 복원을 위한 조사·연구와 함께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현장 설명회를 백제문화유산주간인 7월 8일부터 14일까지에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