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전문 배우’로 친숙한 배우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수상자 타이틀을 쥐었다.
한국시간으로 1월 10일 미국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주관 ‘제79회 골든글로브 어워즈’는 남우조연상 TV 부문 수상자로 오영수를 선정했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 미국 배우조합상(SAG)와 함께 미국 3대 시상식으로 꼽힌다.
오영수는 수상 소식을 중앙일보 기자에게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7일부터 서울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하는 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 중이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한테 ‘괜찮은 놈’이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짧은 소감을 전한 게 전부였다.
1967년 극단 광장에서 연기를 시작한 오영수는 연극 <낮 공원 산책>으로 데뷔했다. 1987년부터 2010년가지 국립극단 간판 배우로, 지금까지 200여 편에 달하는 연극 무대에 섰다. 그러다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으로 열연, 세계에 얼굴을 알렸다. “이러다 다 죽어”, “우린 깐부잖아”라는 대사는 유행어가 됐다.
60년 가까이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쌓아온 오영수는 스님 역을 자주 맡아 ‘스님 전문 배우’로 친숙하다. 대중과 접점이 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그랬다. 영화 <동승>의 노스님, 주왕산국립공원 주산지(깐부도 극찬한 그곳 주왕산, 대전사)의 아름다운 배경이 인상적인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노스님 그리고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의 열공 스님, <선덕여왕>의 월천 대사, <무신>의 수기 스님, <불이문>의 노스님 등 다수의 스님 역으로 출연했다.
연극도 마찬가지다. 조계사 전 주지 원담 스님의 작품 <지대방>에서는 허운 스님 역으로 연극 무대에 섰다. <지대방> 출연 전 서울 조계사에서 삭발하기도 했다. 한 이동통신사 광고에서도 설현과 함께 나룻배에 탄 스님으로 나왔다.
오영수 배우의 수상 소식과 함께 또 다른 소식이 들려왔다. <오징어 게임>으로서는 겹경사다. 아직 수상자가 결정되진 않았지만, 미국 배우조합상(SAG)의 대상격인 앙상블 최고 연기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SAG 역사상 한국 드라마는 물론 비영어권 드라마가 후보에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징어 게임>은 SAG 최고 영예상인 TV 드라마 시리즈 앙상블상 후보가 됐다. 앙상블상은 한해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준 드라마 출연자 전체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오징어 게임> 주인공 기훈 역을 연기한 이정재는 TV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정호연은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또 <오징어 게임>은 TV 드라마 스턴트 부문 앙상블상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