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하는 마음
상태바
치료하는 마음
  • 불광미디어
  • 승인 2022.03.24 1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Your Medical Mind 후회 없는 치료를 위해 환자와 의사가 기억해야 할 것들

 

치료하는 마음
저작·역자

지은이: 제롬 그루프먼, 패멀라 하츠밴드

옮긴이: 박상곤

정가 19,8000원
출간일 2022-03-08 분야 인문
책정보

ISBN: 979-11-90136-63-1 (03510)

판형: 142 * 218 mm

두께: 22 mm

쪽수: 384쪽

구매사이트
교보문고
Yes24
인터파크
알라딘
책소개 위로

“제가 선생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백신 접종부터 항암 치료까지 다양한 사연으로 병원을 찾은 우리는 치료를 받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에 빠지고는 한다. 치료 결과에 따라 이후의 삶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최선의 치료를 선택하여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인 제롬 그루프먼과 패멀라 하츠밴드는 의료 당사자(환자, 의사)들과의 심층 인터뷰, 방대한 양의 의학 논문에서 얻은 통찰, 심리학 및 행동경제학의 빛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우리가 치료를 선택해 나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빠질 수 있는 함정, 의사와 환자의 사고방식 차이, 치료를 왜곡하는 의료계의 관행과 문제점까지 조목조목 짚어 가며 독자를 현명한 선택의 길로 안내한다. 이 책과 함께 최선의 치료를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한다면, 치료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모두 떨치고 우리의 생각 저 깊은 곳의 진실한 마음이 바라는 최선의 치료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위로

지은이

제롬 그루프먼(Jerome Groopman, MD)

패멀라 하츠밴드(Pamela Hartzband, MD)

제롬 그루프먼과 패멀라 하츠밴드는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이자 베스 이스라엘 디커너스 의료 센터의 교수진이다. 두 사람은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 등에 공동 필자로 글을 기고해 왔다.

제롬 그루프먼은 암과 후천 면역 결핍증(AIDS)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이며 《뉴요커》 전속 작가다. 지은 책으로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인 『닥터스 씽킹』 외에 『희망의 힘』, 『못다 한 이야기들(Second Opinions)』, 『우리 시대의 기준(The Measure of Our Days)』 등이 있다.

패멀라 하츠밴드는 여성의 갑상샘, 부신, 뇌하수체에서 일어나는 장애를 치료하는 뛰어난 내분비학자로, ‘미국 최고의 의사(America’s Best Doctors)’에 꾸준히 선정되고 있다.

옮긴이

박상곤

서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 대학교 사회과학과를 졸업했다. 도쿄 외국어대학원 지역 문화 연구와 국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영어와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왜 불치병은 호전되는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잘못된 건강 상식에 속지 마라』, 『신의 손』, 『책으로 사는 이야기』 등이 있다.

목차 위로

서론: 우리는 왜 서로 다른 치료를 선택하는가

1장 숫자 속에서 나의 길을 찾는 법

약을 먹지 않기로 한 수전

헬스 리터러시

알수록 손실을 피하고 싶어진다

치료는 협상의 문제

선택은 누구의 몫일까

2장 믿는 자와 의심하는 자

제롬 그루프먼의 이야기

패멀라 하츠밴드의 이야기

의사도 모르는 것

3장 나에게 맞는 치료일까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결정

기대 효용 이론을 대하는 환자의 자세

의사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치료 효과에서 부작용을 빼면 남는 것

표준화의 함정

4장 후회 없는 치료를 위하여

왜 의사에게 말하지 못했을까

흥분한 상태 vs 차분한 상태

후회의 심리학

의사 앞에서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

선생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5장 나와 비슷한 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

의사에게 느낀 배신감

어느 투자 전문가의 치료에 관한 생각

부작용과 함께하는 삶은 몇 점일까

상태가 좋아졌다는 말의 의미

구원자를 찾는 마음

어느 심리학자의 치료에 관한 생각

불완전한 현실에 만족하는 환자들

6장 내가 선택하면 행복할까

최고 중의 최고는 누구인가

숫자의 진실과 거짓

의사를 믿는다는 것

뜻밖의 변수와 환자의 생각

모든 여성이 유방을 절제할까

‘최고의 의사’일까, ‘최고의 경험’일까

7장 예측이 현실을 만날 때

어느 전략 컨설턴트의 치료에 관한 생각

치료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시간이 흐른 뒤

8장 삶의 끝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

메리 퀸의 달라진 생각

사전 의료 지시서는 쓸모없는 것일까

환자이고, 사람입니다

그것은 신념이었을까

“숨만 쉬는 기계는 되고 싶지 않아”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불확실성 앞에서

9장 환자 인생의 이야기

간 이식을 받아야 한다니

어느 병원을 선택할 것인가

의사가 환자의 선호보다 더 중시하는 것

환자 인생의 이야기

C형 간염에 걸린 기증자의 간을 받으시겠습니까

‘무익한 치료’라는 생각

치료 중단의 객관적 기준과 환자의 주관적 삶

결론: 최선의 치료를 선택하려면

감사의 말

후주

찾아보기

*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

- 고콜레스테롤혈증(고지혈증): 1장의 수전 파월, 3장의 데이브 사이먼

- 그레이브스병(갑상샘 기능 항진증): 3장의 패트릭 밥티스트

- 발가락 수술: 4장의 리사 노턴

- 무릎 수술: 4장의 칼 심슨

- 전립샘암: 5장의 매트 콜린, 스티븐 바움

- 유방암: 6장의 줄리 브로디

- 유방 절제, 난소 제거: 6장의 줄리 브로디, 세라 로즌

- 호지킨병: 6장의 안젤라 발두치

-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7장의 폴 피터슨

- 사전 의료 지시서와 말기 치료: 8장의 메리 퀸(입장 번복), 루스 애들러(존엄한 죽음)

- 간경변증과 간 이식: 9장의 오마르 아킬

상세소개 위로

최선의 치료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후회 없는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질병의 한가운데, 모든 것이 모호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어떤 치료를 받을지 결정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진 시대다. 서로 견해가 다른 전문가들, 혼란스러운 통계 수치, 교묘한 광고,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는 유경험자들의 상반하는 증언까지, 우리는 폭증하는 정보에 둘러싸여 갈피를 못 잡고 이리저리 흔들린다.

넘쳐흐르는 정보 못지않게 아픈 몸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두려움과 혼란, 미래에 대한 걱정도 우리의 판단력을 흐린다. 그렇다고 의료진에 모든 판단을 맡기자니 끌려다니는 기분도 들고, 의료진이 나의 바람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가끔은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가치관에 반하는 의료진의 제안 앞에서 환자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고민하게 된다. ‘이게 정말 나를 위한 선택일까?’

“제가 선생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고콜레스테롤혈증 진단을 받은 수전 파월은 향후 10년간 100분의 1의 확률로 심장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치료제인 스타틴을 복용하면 심장 발작 가능성이 30퍼센트 낮아지지만 염증성 근육통, 위장 장애, 간 손상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수전은 이 숫자들 속에 숨어 있는 함정을 피해서 자신이 원하는 답을 손에 넣었다. 과연 수전은 스타틴을 복용하기로 했을까, 복용하지 않기로 했을까?

오마르 아킬은 오랫동안 B형 간염에 걸린 걸 모르고 지내다 생긴 간경변증으로 혼수상태에 있다. 긴급한 간 이식이 필요하지만 적절한 장기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새벽 1시,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기 너머에서 의사가 오마르의 아내 아이샤에게 말했다. “병원 두 곳에서 거절당한 간을 넘겨받았는데, 기증자가 노인이고 암 때문에 화학 요법을 받았어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 사람은 C형 간염인 것 같습니다.” 아이샤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암 치료를 받고 C형 간염에 걸린 기증자의 간이라도 이식해 달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적합한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 좀 더 기다려야 할까?

치료하는 마음의 6가지 얼굴

이 책의 두 저자인 제롬 그루프먼과 패멀라 하츠밴드는 우리에게 각자의 ‘치료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한다. 그 마음은 고도로 개인적인 방식으로 치료의 위험과 이득을 저울질하여, 자신에게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치료를 선택한다.

치료하는 마음에는 6가지 얼굴이 있다. 최소한도로 치료를 받으려 하는 최소주의자와 건강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최대로 시도하는 최대주의자, 의사의 권유를 일단 의심부터 하는 의심하는 자와 의사의 말이라면 믿고 따르는 믿는 자, 인위적인 개입을 피하고 몸이 스스로 치유하도록 돕는 자연주의 지향과 최신 의학 기술을 신뢰하여 전폭적으로 받아들이는 기술주의 지향.

치료하는 마음은 이 6가지 얼굴이 조합하여 구성된다. 예를 들면 패멀라 하츠밴드처럼 최소주의자이자 의심하는 자일 수도 있고, 제롬 그루프먼처럼 최대주의자이자 기술주의 지향일 수도 있으며, 그 밖에도 믿는 자이자 자연주의 지향 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마음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서로 결이 다른 의료 결정을 내린다. 책에 등장하는 의심하는 자 데이브 사이먼은, 어떤 약이든 되도록 먹기 싫었지만 뇌졸중도 무서워서 결국 혈전 생성을 예방하는 데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안전한 항응고제를 선택했다. 그와 달리 믿는 자인 미셸 버드는 혈압이 약간 높다는 검진 결과를 받아들고서 가능한 모든 것을 시도했다. 약도 몇 번씩이나 바꿔 복용했고, 의사가 말리는데도 더 많은 치료를 요청하며 ‘앞서가는’ 것을 즐겼다. 이처럼 모두가 건강을 바라지만, 건강으로 가는 길도 치료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도 제각각일 수 있다.

치료도 그 자체로 삶

이 책에는 실제 환자들의 생생한 사례들이 소개된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먹을 것이냐 말 것이냐를 꼼꼼히 분석한 수전 파월에서 시작해, 유방암으로 판정되어 유방 절제술과 난소 제거술을 받을 것인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줄리 브로디, 사전 의료 지시서의 내용을 뒤집고 끝까지 치료받기를 바란 메리 퀸, 살아날 일말의 희망이 있었음에도 존엄한 죽음을 선택한 루스 애들러를 거쳐, C형 간염에 걸린 암 환자의 간을 이식받고 죽음 앞에서 삶으로 되돌아온 오마르 아킬까지, 이 책의 주인공들은 치료하는 마음의 안내를 따라 최선을 다해 각자의 치료를 선택했다.

의료 결정에 맞닥뜨린 사람은 치료 후의 삶만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치료도 그 자체로 삶이다. 치료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치료 과정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미리 알 수 없다. 따라서 치료 결과에만 초점을 맞춰 선택한다면 치료 과정의 힘듦에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 또 ‘완치’되었다고 해서 질병 이전과 똑같은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서, 크든 작든 질병으로 인해 생긴 얼마간의 불편과 이후의 삶을 함께해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들은 환자 자신이 바라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 알고 그에 어울리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치료 과정을 감당하기 수월한 것은 물론이고, 결과가 비록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최선의 치료를 찾아서

60쪽에 달하는 깨알 같은 주석이 증명하듯, 저자들은 방대한 양의 의학 논문과 저술, 그리고 심리학과 행동경제학 문헌 조사에서 길어낸 통찰과 의료 당사자(환자, 의사)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교차로 엮어 가며 의료 인문학의 깊은 세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치료를 선택해 나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빠질 수 있는 온갖 함정, 의사와 환자의 사고방식 차이, 치료를 왜곡하는 의료계의 관행과 문제점, 의료 경험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조목조목 짚어 가며 최선의 치료가 무엇인지를 탐구해 나간다.

『치료하는 마음』은 최선의 치료를 찾아가는 지혜를 들려준다. 이 책과 함께한다면, 치료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모두 떨치고 우리의 생각 저 깊은 곳의 진실한 마음이 바라는 최선의 치료를 만나게 될 것이다.

책속으로 위로

환자에게 치료 효과와 위험성을 나타낸 수치 등 여러 정보를 말해 줍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이 이런 식일 때도 있어요. ‘아니요, 그 약은 먹고 싶지 않아요. 그냥 싫어요.’ 어떤 환자는 의사가 권하는 치료가 정말 최선책인지 의심하기도 해요. 이럴 때는 한두 달 지난 후에 다시 치료를 권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거부하면 다음 기회에 또다시 시도해 봐야 해요. 그러면 환자는 그 치료를 좀 더 고민하게 되죠. 치료와 관련해 의사로서 주도권을 잡고 싶겠지만, 그건 별로 효과적이지 않아요. ‘, , , 여기 처방전입니다.’ 이렇게 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죠. 진료 때는 웃으면서 의사가 준 처방전을 받아 주머니에 넣지만, 정작 약국에 가지 않는 환자가 종종 있거든요.”

- p. 46

 

미국 내분비내과 전문의의 약 3분의 2가 방사성 요오드를 선호했다. 하지만 그 비율은 유럽에서는 22퍼센트, 일본에서는 11퍼센트로 나왔다. 미국 외의 내분비내과 전문의 가운데 다수는 항갑상샘제를 선호했다. 세계의 모든 내분비내과 전문의가 같은 내용의 임상 연구를 접하고, 각각의 치료가 가져다주는 효과와 위험성을 똑같이 배운다. 그런데 환자에게 권하는 최선의 치료법이 세 지역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나타난 원인의 일부는 문화에 있다.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은 방사선 노출에 대한 의사의 생각에 분명히 영향을 주었다. 거기에 2011년의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그들의 이러한 생각을 더욱 강화했을 것이다. 서유럽 지역 의사들도 방사능을 미심쩍어해 왔는데,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그러한 태도가 더욱 굳어졌다.

- pp. 84-85

 

패트릭은 만성 질환인 당뇨병에 적응해 감내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역시 만성 질환인 갑상샘 기능 항진증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또 다른 약을 먹어야 하는 생활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치료에 관해 패트릭이 보여 준 분명한 태도를 다른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패트릭을 담당한 전문의는 알약 하나 더 먹는 게 왜 별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의사인 우리는 약 처방을 자주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한다. 그러므로 환자에게도 똑같이 별것 아닐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여러 질병(골관절염, 전립샘 비대증, 추간판 탈출증 등) 관련 연구를 보면, 날마다 약을 먹으면서 지고 가야 할 짐의 무게를 따지는 것과 같이 치료의 목적과 결과를 저울질할 때 환자와 의사의 생각이 서로 매우 달랐다.

- p. 91

 

데이브는 치료를 의심하는 사람이다. 어떤 약도 먹고 싶지 않았지만 뇌졸중이 더 무서웠다. 며칠 밤을 고민한 끝에 그는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항응고제를 선택했어요. 저는 시대를 앞서가는 유형이 아니거든요. 몇 년 전 바이옥스가 나왔을 때 다들 얼마나 흥분했었는지 기억합니다. 의사들도 그 약이 아스피린을 비롯한 다른 약보다 얼마나 뛰어난지 얘기했었죠. 하지만 얼마 후 그 약이 심장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혀졌어요. 저는 더 오래 사용되어 더 많이 검증된 약이 좋습니다.”

하지만 데이브와는 달리 믿는성향의 환자는, 현재 치료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더라도 새로운 항응고제를 열렬히 반기면서 신약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할지도 모른다.

- p. 95

 

인지심리학자들은 치료 선택 과정을 설명할 때 부작위 편향(omission bias)’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어떤 환자는 치료를 적극적으로 선택하려 들지 않는데, 그 이유는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특히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에 그 치료를 받겠다고 선언한 자신을 탓하며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다. 후회를 예상하는 환자 가운데 일부는 치료 선택보다는 회피(부작위)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

부작위 편향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이유를 설명하는 데도 이용된다. 누구나 건강할 때는 부작용을 미리 걱정하면서 백신을 맞으려 하지 않는다. 백신의 부작용 가능성은 낮은 편이고 부작용도 매우 가벼운 증상 정도로 나타나지만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성인 가운데 독감 백신을 맞는 35~45퍼센트를 제외한 나머지는, 백신 부작용의 위험성 대신 독감에 걸릴 위험을 감수하려 한다. 독감이 훨씬 힘든 증상인데도 말이다. 이들 가운데 결국 독감에 걸린 사람은 당연히 백신을 맞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서 근시안적인 자신을 탓할 것이다.

- pp. 119-120

 

안젤라는 자신의 병을 비밀로 함으로써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녀는 질병이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 싫었다. 딸이 학교 연극에서 맡은 배역이나 아들의 야구 시합에 대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데는 건강에 관한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았다. 암 때문에 삶 전체가 바뀌어 버린 환자가 아니라 그저 한 명의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느끼고 싶었다. 이러한 방어벽은 그녀의 투쟁을 도왔다.

- p. 202

 

의사는 루스가 쇼크 상태 직전이라고 설명했다.

아픈 것 같지 않더라도 실제로는 아픈 겁니다. 그리고 혹시나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혈압도 더 낮아질지 모르니까 환자분의 바람을 알아야겠습니다.”

사전 의료 지시서를 준비해 두었어요. 제 딸이 전해 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제 진료 기록에 이미 있을지도 모르고요. 그리고 남편이 대리인입니다.”

루스는 잠시 침묵하더니 의사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저는 어떠한 인위적인 도움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것도요.”

루스가 나오미를 쳐다보며 말했다.

나를 잃을 준비가 됐니?”

나오미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그녀는 엄마의 손을 잡았다.

날 보낼 준비가 되었니?”

나오미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떨기 시작했다.

너는 괜찮니? 내 결정 말이야.”

- pp. 254-255

 

토크 박사와 동료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의사들은 진료를 결정할 때 환자나 대리인의 바람을 최우선 순위로 삼지 않는다. 의사 281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의사의 4분의 3 정도가 대리 결정 시 환자의 선호를 가장 중요한 윤리적 기준으로 삼는다고 대답했었지만, 그들이 가장 최근에 내린 실제 결정에서는 단지 30퍼센트만이 환자의 선호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다. 이 의사들은 [환자의] 자율성 원칙을 고려하기는 하지만 환자의 최고 이익, 즉 선행 원칙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더 빈번하게 꼽았다. 환자가 사전 의료 지시서나 리빙 윌을 작성해 두었을 때조차 의료 결정 시 환자의 선호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한 의사는 전체의 절반 이하였다.

- pp. 288-289

 

그런데 남편에게 병에 걸린 간을 이식한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간을 이식하고 환자분이 당장 질병에 걸리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해당 바이러스를 치료해야 하지요. 물론 이 과정 역시 쉽지 않고, 이식받은 간 상태가 악화할 수 있습니다. 2차 이식을 받아야 할 수도 있어요.”

의사는 잠시 멈춘 뒤 다시 말을 이었다.

저희는 부인이 이런 상황에서도 이식을 진행하는 데 동의하시는지 알아야 합니다.”

아이샤는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이렇게 대답했다.

생각 좀 해 보겠습니다.”

- p. 295

 

 
추천사 위로

이 책을 읽고 난 뒤 당신의 태도는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의료 결정을 도와주는 몇 가지 도구를 장착하고서 치료에 임할 것이다.

- 대니얼 J. 레비틴, 신경과학자, 『정리하는 뇌』 저자

두 명의는 환자라면 누구나 직면하는 치료 선택의 문제를 자세하고 명쾌하게 분석하면서 진심 어린 공감과 관심, 폭넓은 경험을 담아 우리에게 길을 제시한다.

- 셔윈 B. 눌랜드, 전 예일 의과대학 교수,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저자

제롬 그루프먼과 패멀라 하츠밴드는 의료가 본질적으로 인간적인 것임을, 그리하여 불가피하게 복잡할 수밖에 없음을 상기시켜 준다. 그리고 환자가 결정을 내리는 다양하면서도 다소 모호한 과정을 분명히 드러내 보여 줌으로써,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독자들이 생각을 날카롭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 론 처노, 퓰리처상 수상 작가, 『알렉산더 해밀턴』 저자

그루프먼과 하츠밴드 박사는 의료 결정에 영향을 주는 외부의 힘과 우리 내면의 요인들을 멋지게 해부해 냈다. 의사와 환자 모두의 필독서!

- 댄 애리얼리, 듀크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

이 중요하고 주목할 만한 책은 당신의 삶을 바꾸고 나아가 생명을 구할 것이다.

- 대니얼 길버트,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저자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