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한 불화 <독성도>와 <신중도>가 십수 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9월 5일 “1987년 8월 도난 신고된 불화 <독성도(獨聖圖)>와 2000년 10월 도난 신고된 <신중도((神衆圖)>의 환수 고불식이 열린다”라고 밝혔다.
<독성도>는 대구 달성군 용연사 극락전에 봉안했던 1871년작 불화며, <신중도>는 전남 구례군 천은사의 암자인 도계암에 봉안했던 1897년에 제작한 불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독성도>는 당초 경북 청도 적천사 백련암에 봉안된 후 조선말 암자의 폐사로 인근 용연사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화기에 의하면 조성 연대는 1871년이며, 환수 당시 백운사 내 삼성각에 보관돼 있었다. 화기에 의하면 1897년에 조성된 <신중도>는 환수 당시 대원사 내 차방에 보관돼 있었다.
도난당했던 <독성도>와 <신중도>는 뜻밖의 계기로 존재가 드러났다. 우연한 기회에 불화를 기증받아 소유하던 태고종 사찰인 부산 백운사(주지 대원 스님)와 거제 대원사(주지 자원 스님)가 각각 지난해 8월 해당 불화를 시·도지정문화재로 신청했고, 문화재청에서 이를 지정조사하는 과정에서 도난 문화재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백운사와 대원사의 주지스님들은 해당 불화가 도난문화재라는 것을 알게 되자 “신앙의 대상인 탱화가 지금이라도 환지본처 되어야 한다. 앞으로 불교문화재가 도난당하는 일이 없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라는 뜻을 밝히며 조계종 측에 기증 의사를 밝혔다.
불화는 8월 16일 조계종에 환수됐으며, 9월 6일 오후 2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환수 고불식(告佛式, 부처님 전에 알리는 행사)을 갖는다.
환수 고불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최응천 문화재청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도난 불화의 환지본처(還至本處,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불교용어)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