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고려 시대 사찰 벽화인 부석사 조사당(祖師堂) 벽화(국보)가 부활했다.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이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콘텐츠로 일제강점기 벽에서 떼어지기 전 모습을 복원한 것.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원장 김연수)은 “가상현실 콘텐츠로 복원한 국보 부석사 조사당 벽화를 10월 27일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같은 날 오후 2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학술토론회를 연다”고 10월 25일 밝혔다.
국립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영주 부석사 조사당은 고려 시대 건축물이다. 벽화는 우리나라에서 화엄종을 처음 시작한 의상 스님의 조각상을 모신 감실 맞은 편 벽면에 제석천과 사천왕, 범천 등을 그린 6폭의 불화다. 이 불화는 일제강점기인 1916년~1919년경 조선총독부가 조사당을 해체 수리하던 중 벽에서 철거됐다. 이후 벽체 뒷면 일부와 표면의 균열 등이 석고로 보강된 후 액자 상태로 보관돼왔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전문가들과 도상을 분석,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모사도(模寫圖) 원본과 초분광 카메라 촬영 결과를 활용해 철거 전 모습을 도면으로 복원했다고 말했다. 또 벽에서 분리되기 전 불화를 3차원 공간 속에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잇는 가상현실(VR) 콘텐츠로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부석사 조사당 벽화를 벽에서 분리되기 전 모습을 3차원(3D)으로 시각화한 사례는 처음이다. 이 콘텐츠는 10월 27일 근대기 이후 벽화 보존 이력을 기록한 시각 자료와 함께 VR 전용 누리집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3D 콘텐츠를 공개하는 날, 오후 2시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도상 연구와 디지털 복원’을 주제로 이번 콘텐츠의 성과를 공유하는 세미나가 열린다.
▲조사당 벽화의 도상 명칭과 배치(박은경, 동아대) ▲범천과 제석천 그리고 사천왕 도상의 시작(임영애, 동국대) ▲신장 벽화를 통해 본 부석사 조사당 건립의 배경과 의미(심영신, 숭실대) 등 3개의 주제 발표가 이어진다. 또 ▲조사당 벽화의 근대기 기록과 디지털 복원 성과(박윤희, 국립문화재연구원) ▲조사당 벽화의 과학적 보존(정혜영, 국립문화재연구원) 등 2개의 주제 발표가 준비된다.
이와 함께 세미나 현장에는 벽화의 가상현실(VR) 체험 부스가 마련되어 누구나 체험해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