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역자 | 청화 강소연 지음 | 정가 | 3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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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 2023-11-22 | 분야 | 종교/불교 |
책정보 |
46배판(173×240mm)|두께 22mm 432쪽|무선|ISBN 979-11-93454-10-7(93220) |
명작 미술로 읽는 색다른 ‘붓다의 생애’,
그 깨달음의 여정을 생생한 체험으로 따라가다 보면
비로소 내 안에 갇혀 있던 괴로움이 사그라진다!
붓다의 생애는 ‘존재의 고통’을 해결하는 여정이다. 불교경전으로만 이해하려고 하면 더 혼란스럽다. 하지만 어렵게만 다가오는 붓다의 가르침과 생애를 명작 미술로 읽는다면? 머리로만 이해하지 않고 성지의 유물과 아름다운 불상, 그리고 감동적인 스토리가 새겨진 조각으로 이해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글로만 배웠던 붓다의 가르침과 생애가 입체적으로 뇌리에 각인된다.
『삶이 고(苦)일 때 붓다, 직설과 미술』은 경전으로만 만나던 붓다의 가르침과 생애를 명작과 곁들여 읽는 진짜 8대 성지 이야기다. 책은 룸비니, 보드가야, 사르나트, 슈라바스티, 산카샤, 라지기르, 바이샬리, 쿠시나가르 등 8대 성지에서 실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그곳에서 붓다가 전한 가르침은 무엇인지 해당 장소의 기념비적인 유물과 함께 생생하게 소개한다.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 아프가니스탄 국립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페샤와르박물관, 프랑스 기메박물관, 도쿄 국립박물관 등 해외 유명 박물관의 소장품과 룸비니 마야데비 사원, 아소카왕 석주, 초전법륜지 다메크 스투파, 깨침의 장소 마하보디 사원과 대탑 그리고 산치 스투파 등 유적과 유물을 통해 경전으로만 접하던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을 입체적으로 알기 쉽게 조명한다. 또 <범망경 변상도>(일본 교토대학 도서관 소장), <묘법연화경>의 영산회상 변상도(일본 니베시마 보효회 소장), <비로자나삼천불도>(일본 고베시립박물관 기탁 소장) 등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불교미술도 8대 성지에 숨겨진 붓다의 생애를 되살린다.
딱딱한 불교경전의 글보다 명작 불교미술이 드러내는 진리의 세계는 오히려 우리 삶과 더 가깝게 느껴진다. ‘존재의 고통’을 고민하는 붓다, 붓다를 상징하는 보리수가 죽어가자 쓰러지는 아소카왕, 고행으로 등뼈와 갈비뼈가 달라 붙은 듯한 붓다, 극단적인 고행을 버리고 수행의 전환을 선택한 붓다에게 우유죽을 바치는 수자타, 머리의 육계와 광배로 표현되는 깨달음의 빛, 오른쪽으로 누워 반열반하는 붓다와 오열하는 제자들…. ‘존재의 고통’을 해결해가는 붓다의 생애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가 머릿속에만 맴돌지 않고 명작이 주는 감동과 함께 우리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온다.
특히 (불교)문화재 연구만 30년, 현장에서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해온 저자의 미술사에 관한 탁월한 식견은 8대 성지 속 붓다의 생애를 새롭게 보는 안목을 키워준다. 전작 『잃어버린 문화유산을 찾아서』, 『사찰불화 명작강의』, 『명화에서 길을 찾다』를 뛰어 넘어 저자가 8대 성지에서 재현한 ‘찐’ 붓다의 생애. ‘진리의 세계’를 문자로 표현한 불교경전과 시각화한 불교미술 그리고 성지의 기념비적인 유물로 진짜 ‘붓다의 생애’를 리얼하게 만난다. 그래서 이 책 한 권이면 8대 성지를 순례하며 붓다의 생애를 읽는 것과 같다. 삶이 답답하고 방향이 어지러울 때, 이 책 한 권으로 8대 성지를 둘러보고 ‘존재의 고통’을 해결한 붓다의 생애를 따라가 보자. 책을 덮을 땐 그때 우리의 고민은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지은이: 청화 강소연
문화재를 전공한 30년 내공의 학자. 삶을 살다가 ‘존재의 고(苦)’에 부딪혔다. 이에 불교 수행(사마타와 위빠사나, 약 15년)을 한 결과, 수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깨달음의 세계가 불교경전과 불교미술로 표현되었다는 것을 체득했다. 불교의 진리가 무엇인지, ‘이론과 미술’을 겸비한 명쾌한 해설로 강단에 서고 있다. 중앙승가대 문화재학과 교수이며, 저서로는 『잃어버린 문화유산을 찾아서』, 『사찰불화 명작강의』, 『명화에서 길을 찾다』 등이 있다.
『삶이 고(苦)일 때 붓다, 직설과 미술』에 대하여
<들어가며> 삶은 왜 고(苦)일까?_고성제의 원리
1장 붓다의 탄생지_룸비니
① 석가모니 붓다의 탄생 | <디팡카라의 수기>
② 붓다 탄생지의 발견 | <탄생>과 <관욕>의 장엄
2장 붓다 성지의 이정표_아소카왕
① 《아소카왕 석주》 | 불교에 귀의한 이유
② 석주 칙령 | 미술 속 아소카왕
③ 《다르마 차크라》 | 존재를 보는 요령
3장 붓다의 성도지_보드가야
① 기존 수행법, 모두 버리다 〈고행상〉 | 수자타의 공양 〈수자타 탑〉
② 깨달음의 장소 | 〈보리수와 금강보좌〉
③ 성도의 모습 〈대각사〉 | 깨달음과 하나되나 〈석가모니 대각상〉
④ ‘마왕’은 무엇인가? | 〈마하보디 사원〉 둘러보기
4장 붓다의 최초 설법지_사르나트
① 중생 구제를 위해 | 중도의 뜻 |〈다메크 스투파>
② 최초 설법의 내용 | 육계 여의주의 비밀
③ 행복에 이르는 길 | 깨달음의 연꼿 | 〈초전법륜상〉
5장 붓다의 포교지_라지기르, 카필라바스투
① 첫 교단, 불 밝히다 |〈죽림정사〉| 영축산
② 아버지와의 상봉 | 고향 땅의 신통과 설법
6장 붓다의 전법지_슈라바스티, 산카샤
① 기원정사 | 제따 태자와 급고독 장자
미술 속 기원정사 | 죽음의 문턱에서
② 말리까 왕비 | 빠세나디왕
③ 쌍신변의 기적 | 천불화현의 원조
7장 붓다의 최후 설법지_바이샬리, 케사리아
① 대림정사 | 마지막 교화
② 이별의 땅 | 붓다의 발우〉
8장 붓다의 열반지_쿠시나가르
① 빠리닙바나 |〈붓다 열반상〉
② 마지막 유언 |사리 전쟁과 사리 분배
<나가며> 고(苦)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_집성제의 원리
<찾아보기>
‘존재의 고통’ 깨부순 붓다의 생애 추적기
8대 성지에 숨겨진 ‘진리의 발자국’을 쫓아라!
그럴 때가 있다. 선택의 연속이라는 인생에서 방향 잡기가 곤란할 때, 같은 길을 먼저 갔던 이들의 선택을 참고하면 술술 풀리는 경우가 있다. 수십 억의 사람들은 그 숫자만큼 저마다의 고민들을 안고 산다. 하지만 놀랍게도(?) 한 가지 고민은 똑같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고통스러울까?’ 세계종교를 탄생시킨 한 인물의 고민도 우리와 다를 게 없었다. 붓다 역시 인생이 고통스러운 이유를 고민하고 사유했다. 우리와 다른 점은 한 가지. 고민 끝에 답을 찾았고, 그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갔다. 맞다. 붓다는 자기 자신의 인생을 통틀어 온 마음을 다해 ‘존재=고통’이라는 등호를 깨부순 인물이다.
붓다의 생애는 ‘고(苦)’라는 실존적 문제를 풀기 위한 여정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붓다는 ‘존재는 곧 고통’이라는 진리를 고성제(苦聖諦)로 밝히고 그 해결책을 찾았다. 그리고 고통 속에 있는 우리를 위해 평생토록 자신이 찾은 방법을 알렸다. 도대체 그는 어떤 방법으로 이 고민을 풀고 자유를 얻었을까?
“초전법륜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존재는 ‘고(苦)’이다. 왜 존재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가? 그 원인은 ‘갈애’ 때문이다. 무명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갈애는 존재가 끊임없이 윤회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갈애를 원인으로 생기게 된 ‘존재’는 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가. 갈애의 속성은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갈애의 성향 자체가 ‘불만족’을 자성(自性)으로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존재의 양상은 ‘불만족’이다. 갈애(또는 욕망)는 기본적으로 불만족이라는 속성을 유지해야 하므로, 채우려 해도 채워질 수 없는 대상을 계속해서 찾는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대상’이 문제가 아니라, ‘나’라는 ‘갈애’가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본문 219쪽)
30년 간 (불교)문화재를 전공한 저자 역시 그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았고, ‘존재의 고(苦)’에 부딪혔다. 저자는 15년 넘게 불교 수행인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실천하며 얻은 결론을 붓다의 8대 성지에서 확인했다. 그래서 『삶이 고(苦)일 때 붓다, 직설과 미술』은 ‘존재=고통’의 등호를 깨부순 한 인물의 발자국을 더듬어 올라간다. 한 마디로 ‘존재의 고통’을 깨부순 붓다의 생애를, 발자취를 따라가는 추적기이자 성지 순례기다. 붓다가 탄생하고 사유하고 수행하고 깨닫고 설법한 곳은 그것을 기념하기 위한 유적과 유물이 존재하며, 현재는 세계인의 성지가 됐다. 붓다가 탄생한 룸비니부터 보드가야, 사르나트, 슈라바스티, 산카샤, 라지기르, 바이샬리 그리고 열반한 쿠시나가르까지. 이 책은 8대 성지에서 붓다가 남긴 ‘진리의 발자국’을 추적한다.
“붓다의 생애는 ‘고(苦)’라는 실존적 문제를 풀기 위한 여정이다. 성지 속 붓다의 족적을 따라가며 ‘존재의 고통’에서 벗어나 보자.”(본문 6쪽)
탄생·사유·수행·깨침·전법·열반 …
미술·유물 등 250여 개 사진의 생생한 재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찐’ 붓다의 생애 속으로
『삶이 고(苦)일 때 붓다, 직설과 미술』은 붓다의 생애를 글로만 드러내지 않는다. 성지의 유적과 유물과 해외 유수 박물관 소장품과 불교미술 등 250여 개 사진으로 붓다의 생애를 생생하게 재현한다. 현학적이고 따분하지 않고 글과 사진을 따라 술술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탄생지인 룸비니의 마야데비 사원부터 열반한 곳인 쿠시나가르 열반당까지 그리고 바르후트 스투파, 산치 스투파를 비롯해 간다라, 마투라, 굽타 양식의 불상 등이 총망라됐는데, 책에 실린 사진으로 감상하는 유물과 작품들만으로도 거대한 전시회에 온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책은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 아프가니스탄 국립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페샤와르박물관, 프랑스 기메박물관 등 해외 유명 박물관의 소장품과 룸비니 마야데비 사원, 아소카왕 석주, 초전법륜지 다메크 스투파, 깨침의 장소 마하보디 사원과 대탑 그리고 산치 스투파 등 유적과 유물을 통해 경전으로만 접하던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을 입체적으로 알기 쉽게 조명한다. 특히 <수메다와 디팡카라 붓다>, <붓다 탄생>, <붓다 관욕>, <초전법륜상>, <보살(Bodhisattva)>, <인드라살라 동굴에서 명상에 든 붓다>, <붓다의 발자국(Buddha Pada)> 등 붓다의 생애를 조각한 압도적인 작품들이 책에 실렸다. 또 <범망경 변상도>(일본 교토대학 도서관 소장), <묘법연화경>의 영산회상 변상도(일본 니베시마 보효회 소장), <비로자나삼천불도>(일본 고베시립박물관 기탁 소장) 등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불교미술도 8대 성지에 숨겨진 붓다의 생애를 되살린다.
『삶이 고(苦)일 때 붓다, 직설과 미술』은 ‘인생은 왜 이렇게 고통스러울까’라는 고민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불교)문화재 연구만 30년, 현장에서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해온 저자의 미술사에 관한 탁월한 식견은 8대 성지 속 붓다의 생애를 새롭게 보는 안목을 키워준다. 저자는 탄생과 사유, 수행과 깨침, 전법과 열반이라는 붓다의 생애를 생생하게 불교미술과 불교경전으로 재현한다. 룸비니, 보드가야, 사르나트, 슈라바스티, 산카샤, 라지기르, 바이샬리, 쿠시나가르 등 8대 성지에서 실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그곳에서 붓다가 전한 가르침은 무엇인지 해당 장소의 기념비적인 유물과 함께 생생하게 소개한다. 전작 『잃어버린 문화유산을 찾아서』, 『사찰불화 명작강의』, 『명화에서 길을 찾다』에서 이미 검증받은 저자의 전문성은 이번 책에서 한 단계 진화해 ‘찐’ 붓다의 생애를 8대 성지에서 재현한다. 글로만 읽어서 이해되지 않고 머릿속에서만 맴돌다 잊혀진 붓다의 생애가 압도적인 작품들로 재각인되는 셈인데, 작품에 관한 전문가의 식견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해설 역시 단연 백미다.
“초전법륜, 설법의 순간은 세상의 무명(無明)이 걷히는 순간이다. 참으로 역사적인 순간이다. 무명의 마음에 갇혀 있던 인류가 스스로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비법이 공개된 이 장소에는 그것을 기리기 위해 <다메크 스투파>가 세워졌다. <다메크 스투파>는 진리의 내용을 고스란히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조형물이다. 과연 무명이 걷히는 순간은 어떻게 조형화되는가? 진리의 꽃이 피고 무명이 걷히는 순간 ‘측량할 수 없는 광휘로운 빛이 나타났다’고 하는데, 이는 <다메크 스투파> 윗 부분의 원통 기둥이 솟아오른 형상으로 구현됐다. (…) 깨달음의 꽃이 피는 것은 연꽃이 만개하는 형상으로 하단부에 표현됐다. 원형 하단부는 거대한 연꽃잎이 8개가 둘러 있다. 닫혀 있던 봉오리가 터지고 꽃잎이 만개한 것이다.” (본문 223쪽)
이처럼 저자는 전문가의 눈으로 유물과 작품을 해석하고, 불교경전으로 붓다의 생애를 재구성한다. 뿐만 아니라 다르마 차크라(법륜), 육계, 백호, 차크라, 연꽃, 무불상 시대, 공성(空性) 등 불교미술을 해석하는 기본적인 개념 설명과 의미 그리고 사성제, 팔정도, 12연기 등 붓다의 핵심 가르침에 관한 간략한 설명은 우리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 책은 붓다의 8대 성지를 입체적으로 경험하는 성지 안내서로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책 한 권에 ‘찐’ 붓다의 생애가 고스란히 담겼다. 붓다가 통찰한 고통을 깨부수는 지혜도 있다. 성지의 유물과 쉽게 접하기 힘든 작품과 미술 역시 이 책에 실렸다. 이제 책장을 넘기며 붓다의 생애를 생생하게 체험하는 일만 남았다. ‘진리의 세계’를 문자로 표현한 불교경전과 시각화한 불교미술 그리고 성지의 기념비적인 유물로 재현한 리얼한 ‘붓다의 생애’가 우리를 기다린다.
불살생(不殺生)·불투도(不偸盜)·불사음(不邪淫)·불망어(不妄語)·불음주(不飮酒)의 5계를 보면서 룸비니 동산을 들어가고 또 나가게 된다. 즉, 자신을 청정하게 하는 계를 마음에 새기고 출입하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사찰의 입구에는 사찰을 지키는 호법신인 ‘사천왕’이 있는데, 룸비니 동산에는 스스로 자신을 지키라는 의미에서 ‘5계’가 있다. _21쪽
탄생과 관욕을 한 후, 칠각의(七覺意)를 상징하는 일곱 걸음을 걷고 나서 아기 붓다는 이렇게 천명한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높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어른이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뛰어나다. 이것이 최후의 탄생이다. 재생(再生, 다시 태어남)으로 귀결되는 일은 이제 없다.” 이 말을 통해 룸비니에서의 붓다 탄생은 붓다가 궁극의 불성(佛性)으로 가는 시작이자 마지막임을 알 수 있다. _45쪽
허허로운 창공을 가로질러 2,000년 넘게 우뚝 서 있는 전법(傳法)의 상징! 전법의 구심점으로서 《아소카왕 석주》의 그 위풍당당한 모습은 아소카왕의 위대함을 상기하게 한다. 하늘을 찌를 듯 아득히 높이 솟은 아소카왕 석주. 이토록 장엄한 석주가 있는 한, 불교의 몰락은 없을 것만 같다. 그만큼 아소카왕 석주의 존재감은 특이하고 강렬하다. _49쪽
《아소카왕 석주》는 다르다. 아소카왕 석주와 아소카왕 암벽 비문에는 “더 이상 무력 정복은 없다. 다르마의 자비의 정복만 있을 뿐이다”라는 선언이 담겨 있다. 앞으로 그 어떤 누구도 무력의 정복은 있을 수 없다는 선전포고이다. _63~64쪽
‘다르마 차크라(Dharma-cakra)’는 한자로 ‘법륜(法輪)’으로 번역되며, 아소카왕 석주의 가장 꼭대기를 장식하는 핵심 도상이다. 즉, 만인에게 법륜을 하늘 높이 보이기 위해 석주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법륜이 상징하는 바는 크다. 법륜은 ‘궁극의 깨달음’을 나타내는 이미지이다. 석가모니 붓다 또는 불교 그 자체를 상징한다. _75쪽
대승불교의 불신관 또는 우주관은 법신에서 시작한다. 법신에서 보신이 일어나고, 보신에서 응신이 일어나는 <법신→보신→응신>의 ‘삼신의 원리’. 이것이 존재의 원리이자, 불교미술의 원리라고 언급했다. 이것의 조형 원리는 법신은 ‘원상’으로, 보신은 ‘연꽃’으로, 응신은 (중생의 눈에 보이는) ‘붓다’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_89쪽
우유죽을 을 먹고 보리수 아래에 정좌하고 앉는 태자. 이러한 행위는 ‘수행 방법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 위대한 전환을 상징하는 것이 ‘수자타의 공양’이다. 그렇기에 수자타의 공양은 석가모니 일대기 속에 빼놓을 수 없는 장면으로, 불교미술 전통 속에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초기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산치 스투파의 북문 중간 패널을 보면, 수자타의 공양 장면과 연이어 기운을 차린 태자의 모습, 그리고 태자가 마라(마군)와 대적하는 장면을 순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_ 109쪽
붓다는 시공을 초월하여 여여(如如)하게 현존한다지만, 육근(六根)과 육경(六境)에 옴팍 갇혀 있는 중생들에게는 경배할 신앙의 대상이 필요하다. 이에 붓다의 형상을 모시는 사당이 건립됐다. 일명 〈마하보디 대탑〉으로도 불리는 <대각사> 안으로 들어가면, 황금으로 빛나는 붓다 존상을 만날 수 있다. _137~138쪽
다섯 수행자 역시 그토록 열망하고 노력했지만, 도저히 이루지 못했던 경지. 기존의 수행으로는 타파 불가능했던 경지. 붓다는 어떻게 돌파구를 찾았는가? 붓다가 찾은, 불교를 불교이게 하는 (여타 종교에는 없는) 이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정(定, 사마타)+혜(慧, 위빠사나)’를 동시에 수행하는 방법이다. (…) 붓다의 첫 설법지 사르나트의 중심 조형물은 <다메크 스투파>이다. ‘초전법륜(初轉法輪)’의 가르침으로 다섯 수행자를 해탈시킨 장소에 세워진 것이다. <다메크 스투파>는 초전법륜의 내용을 시각화한 조형물이다. _ 190쪽
초전법륜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존재는 ‘고(苦)’이다. 왜 존재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가? 그 원인은 ‘갈애’ 때문이다. 무명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갈애는 존재가 끊임없이 윤회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갈애를 원인으로 생기게 된 ‘존재’는 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가. 갈애의 속성은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갈애의 성향 자체가 ‘불만족’을 자성(自性)으로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존재의 양상은 ‘불만족’이다. 갈애(또는 욕망)는 기본적으로 불만족이라는 속성을 유지해야 하므로, 채우려 해도 채워질 수 없는 대상을 계속해서 찾는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대상’이 문제가 아니라, ‘나’라는 ‘갈애’가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_219쪽
초전법륜, 설법의 순간은 세상의 무명(無明)이 걷히는 순간이다. 참으로 역사적인 순간이다. 무명의 마음에 갇혀 있던 인류가 스스로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비법이 공개된 이 장소에는 그것을 기리기 위해 <다메크 스투파>가 세워졌다. <다메크 스투파>는 진리의 내용을 고스란히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조형물이다. 과연 무명이 걷히는 순간은 어떻게 조형화되는가? 진리의 꽃이 피고 무명이 걷히는 순간 “측량할 수 없는 광휘로운 빛이 나타났다”고 하는데, 이는 <다메크 스투파> 윗 부분의 원통 기둥이 솟아오른 형상으로 구현됐다. (…) 깨달음의 꽃이 피는 것은 연꽃이 만개하는 형상으로 하단부에 표현됐다. 원형 하단부는 거대한 연꽃잎이 8개가 둘러 있다. 닫혀 있던 봉오리가 터지고 꽃잎이 만개한 것이다. _223쪽
기원정사는 불교 사원이자 불교 승원이며 현재에도 가장 유명한 불교 유적지 중 하나이다. 이곳에서 붓다는 인생의 하반기 대부분을 보낸다. 45안거 중에 19안거를 보냈고, 현재 전하는 대부분의 설법이 이곳에서 행해졌다. 붓다가 가장 오래 머문 곳인 만큼, 붓다의 체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세계 각국의 스님들이 찾아와 이곳을 청소하고, 이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명상의 시간을 보낸다. 현재 이곳(간다 꾸띠와 코삼바 꾸띠)은 기단 부분과 우물터 등 만 남아 그 장엄했던 규모를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 기원정사의 실제 모습이 어땠는지는 초기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바르후트 스투파와 산치 스투파의 조형에서 그 구체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기원정사와 관련된 조형으로는 〈사위성의 기적〉·<사위성의 기원정사>·<프라세나지트 왕의 행차>등이 있는데, 주로 산치 스투파의 제1탑 북문 패널에서 찾아볼 수 있다._ 289~290쪽
고대의 불교 유물 중 가장 많은 사람의 칭송을 받는 것 중 하나가 ‘붓다의 이(치아)’이다. 스리랑카의 불치사(佛齒寺)에 소장된 붓다의 이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유물로, 불치사를 세계 최고의 성지 중 하나로 만들었다. 이것과 쌍벽을 이루는 것이 ‘붓다의 발우’이다. 붓다의 발우는 붓다가 쿠시나가르로 가는 마지막 여정 중, 케사리아를 통과할 때 바이샬리에서부터 줄곧 따라온 왓지족 사람들에게 이별의 징표로 준 것이다. _383쪽
스승 붓다가 계속 머물러 주기를 간청하는 아난다에게 붓다는 이렇게 타이른다. 3개월 뒤 반열반을 예고하고, 그 후 중각강당에서 마지막 설법을 한다. (…) 마지막 대중 설법에서는 ‘최상의 지혜’에 이를 수 있는 수행 방법을 총망라해서 제자들에게 당부한다. 사념처로 시작해 팔지성도[八正道]의 완성까지 도 닦음의 총정리를 해준다. 이것을 “호지하고 받들고 행하고 닦고 많이 공부 지으라!”라고 하고, 이러한 “청정범행의 길”이 바로 “인간 세상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불방일’의 당부로 마무리한다. “참으로 당부하노니 방일하지 말고 해야 할 바를 모두 성취하라!”_ 403~4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