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600’호다. 한 달 한 달 50년 세월이 쌓여 이룬 탑이다.
600호를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이 많았다. 일단 의례적인 기념은 601호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음 달에 발간하는 601호가 창간 50주년 기념호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월간지에서 지령 600호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호다. 그래서 준비한 주제가 “불경(佛經)의 발견”이다.
전법을 사명으로 탄생한 월간 「불광」이기에 그 뿌리인 경전에 주목했다. 사실 불교가 전래되고 확산된 데는 경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전으로 전래된 경전이 문자화되고, 눈 밝은 구법승과 선각자들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편하게 경전을 보고 있다. 이 과정을 짚어보고자 했다.
다음 달 11월호가 지령 601호이며, 창간 50주년 기념호다. 50주년 기념호에는 “사진으로 보는 불광 50년”에 사진 약 300컷과 약간의 글, 창간호부터 600호까지 표지, 50년 연표를 비롯해 ‘안팎에서 보는 불광’, ‘해외 불교잡지와 비교해서 보는 불광’ 등이 실릴 예정이다. “사진으로 보는 불광 50년”은 단행본으로 기획된 것인데 잡지에 싣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다 보니 평소보다 2배 이상의 분량이 예상된다.
50주년을 기념해 단행본 『광덕스님 법어록집』을 10월 중순에 발간할 예정이다. 이정민 전 불광법회장의 원력과 후원으로 몇 년간 작업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 이보다 먼저, 자신의 모든 저서와 번역서를 불광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중각 이중표 교수의 『불경』이 출간된다.
성경과 코란 등 다른 종교와 달리 불교에는 한 권으로 된 불경이 없다. 이러한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낀 노학자가 40년간 준비하고 원력을 세운 성과다. 10월 말경에는 불광과 남다른 인연을 맺어온 『여천 무비스님 전집』(전 25권)을 발간할 예정이다. 자신의 수행과 공부는 물론, 후학과 대중들에게 전법의 일념으로 강의하면서 집필한 많은 역서와 저서를 모아 전집으로 발간한다.
우리 출판사로서는 무한한 영광이자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불광 50주년을 맞아 매우 의미 있는 불서들을 발간하는 셈이다.
또 자체적으로 기획·제작한 “다람살라의 한국 스님들”이라는 동영상도 공개할 예정이다. 50주년을 맞아 10월과 11월, 여섯 번에 걸쳐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되는 ‘특별강연회’도 준비했다. “한국불교의 변화를 모색한다”를 주제로 청전 스님, 원철 스님, 법륜 스님, 금강 스님, 자현 스님, 이중표 교수, 권오민 교수, 전현수 원장, 강성용 교수, 홍창성 교수, 성해영 교수 등이 강사로 초빙됐다. 오늘날 전법을 위해서는, 기존의 종이책만이 아니라 강연과 영상 콘텐츠 역시 유용한 방편이 될 것이다.
시대 변화와 함께하는 오늘의 불광 모습이다.
불광의 50년은 많은 분의 원력과 헌신, 그리고 참여와 관심, 격려 덕분이다. 창간하신 광덕 스님의 혜안과 원력은 단연 군계일학이다. 50년간 필자, 독자, 후원자, 광고주는 물론 임직원과 인쇄소 등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협조와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불광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50년간 한 호도 거르지 않고 처음 시작 그대로 월간지로 유지할 수 있는 데는, 불광사와 범어사 등 전국의 많은 사찰과 스님, 신도들의 도움이 있었다. 감사하고 또 감사드린다.
하늘이 푸르다. 구름 한 점 없다. 유례없는 더위와 함께 추석을 보내고 맞이한 물 폭탄도 지나갔다. 선선하게 부는 바람과 함께 50년의 세월과
그 무게가 느껴진다.
그 어느 때 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 또한 급변하고 있다. 지난 50년에 대한 자부심은 있지만, 다가올 50년에 대한 미래는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저 오늘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 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불광을 사랑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