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N불교TV는 천진암과 주어사의 천주교 성지화 논란 쟁점들을 살펴보는 토론 프로그램 ‘<BTN불교TV특집>천주교의 역사지우기- 천진암과 주어사! 누구의 성지인가?(2부작)’를 11월 29일 저녁 7시 30분에 1부, 이튿날 30일 저녁 7시 30분에 2부를 각각 방송한다.
이번 특집프로그램은 천주교에서 조선시대 사찰인 천진암과 주어사의 천주교 성지화 사업 추진에 대한 문제점과 논란의 쟁점을 짚어보고, 올바른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기획됐다.
‘BTN불교TV특집’은 하경목 BTN불교TV 보도부장의 진행으로 수경 스님(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장)과 천주교 성지화에 반대하며 지속적인 대응을 해온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민학기 변호사와 대한불교청년회 역사바로알기 운동본부 김명옥 팀장, BTN불교TV 최준호 기자가 패널로 참여한다.
경기도 광주시에 자리한 천진암과 여주의 주어사는 한국 천주교 최초의 강학지로 천주교인들에게는 제법 익숙한 곳이다. 한국 천주교의 발상지인 이곳을 천주교 성지로 조성하려는 움직임은 천주교계의 오랜 염원으로 벌써 4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천진암과 주어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모두 조선시대에 존재했던 사찰이었으며, 오히려 정부의 박해를 피해 숨어든 천주교 학자들을 스님들이 숨겨주다 처형당하고 결국 폐사에 이르게 됐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불교의 자비와 희생정신이 깃든 천진암과 주어사를 불교의 역사적 배경과 가치를 배제하고, 천주교만의 성지로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에 불교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천진암과 주어사에 대한 천주교 성지화 사업에서 불교계의 가장 큰 불만은 ‘불교역사지우기’이다. 주어사가 절터였음을 증명해 주는 '해운대사 의징(海運大師 義澄)의 승탑비'는 천주교 측에 의해 서울의 절두산순교성지로 옮겨졌다. 스님의 비가 천주교 성지에 모셔진 것이다. 천진암 터에는 당시 강학에 참여했다가 처형된 5인의 묘역을 조성했으며, 천진암의 암자도 ‘암자 암(庵)’에서 ‘풀이름 암(菴)’자로 바꿔놓았다. 심지어 천진암이 사찰이 아니라 별자리를 보는 작은 초막이며, 이미 폐사된 사찰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1797년 홍경모가 지은 ‘남한지’에 “천진암은 오래된 절(天眞菴爲古寺)”이라고 기록돼 있으며, 정약용도 “기해(1779)년 겨울에 천진암에서 강학을 할 때(己亥冬講學于天眞菴)…절은 다 허물어져 옛 모습이 하나도 없고, 요사채는 반이나 무너져 빈 터가 되었다(寺破無舊觀,樓前僚舍半虛舊)”는 역사적인 기록이 남아있다. 현재 천주교 측은 천진암 주변 땅 38만 평을 매입해 ‘천진암 100년 대성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의 최초 강학지라는 성지를 만들기 위해 정작 목숨을 걸고 자비를 베풀었던 스님들의 희생에 단 한 줄의 언급조차도 없이 오히려 불교역사를 지우고 있는 것이다.
천진암과 주어사에 대한 천주교 성지화에 대한 논란은 천주교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 천주교의 시작을 강학회가 열렸던 시점으로 볼 것인지, 최초의 영세자 이승훈이 귀국한 시점으로 볼 것인지를 비롯해 최초의 강학지가 천진암이 아닌 주어사라는 주장까지 천주교계에서도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 정확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불교계도 천진암보다 주어사를 천주교의 최초 강학지로 보고 있으나, 이들이 처음부터 성경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당시 학자들이 실학을 공부하다 하나의 학문으로서 강학회가 열린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 성지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는 천주교가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은 천진암과 주어사뿐이 아니다. 동학운동의 지도자인 전봉준, 최시형 등이 순교한 곳으로 천도교의 성지로도 불리는 서소문공원 역시 천도교의 역사를 배제한 채 천주교의 성지로 건립됐다. 최근에는 호국불교의 상징인 남한산성을 천주교 순례길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도 있었다. 이웃 종교의 성지를 일방적으로 천주교만의 성지로 조성하려고 하는 것은 평화를 수호하고 공존해야 할 종교가 오히려 타 종교를 배척해 갈등을 빚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천진암과 주어사는 천주교의 성지로 볼 것이 아니라 불교의 자비로 천주교가 싹을 틔웠다는 점에서 종교화합의 상징적인 장소로 봐야 한다는 것이 불교계의 시각이다. 이미 토지의 소유권을 잃은 천진암과 달리 주어사는 현재 국유지로 천주교가 장기임대 형식으로 사용 중이다.
BTN불교TV는 “당시 지식인들이 시대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사상을 배우고자 모였던 주어사처럼, 이번 토론을 통해서 진정한 종교의 역할과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의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고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BTN불교TV특집’는 전국케이블TV와 IPTV- KT olleh(233번), SK BTV(305번), LG U+(275번), 스카이라이프(181번) 등 국내 모든 플랫폼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BTN 유튜브 채널, BTN앱과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