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 상인은 선종이란 “마음을 곧바로 가리키는 것(直指人心)”이라고 했습니다. 그건 여러분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킨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선의 가르침 즉 학생에게 주는 모든 수행의 지침은 한결같이 마음을 곧장 가리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마음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그런 분석하고 계산하는 생각하는 의식이 아닙니다. 우리가 학교 시스템을 통해서 더 잘 분석하고 사고할 수 있게 훈련받을 때에는 “생각하는 마음” 즉 의식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은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죽음이 찾아오면 이 생각하는 마음은 멈춥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평생 이 생각하는 마음으로 성취한 모든 것이 죽음으로 끝이 납니다.
하지만 선종에서 곧장 가리키고 훈련하는 마음은 그 분석하고 생각하는 마음 즉 의식이 아닙니다. 그 곧장 가리키는 마음은 “진심(眞心)”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진심이 무엇인가요? 진심은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진심은 여러 겹으로 층층이 쌓여있는 의식 아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진심을 사용할 줄 모릅니다. 왜냐하면 생각하는 의식이 간섭하고, 통제하길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통제하고 있어야 더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생각하는 마음 즉 의식입니다.
반면 우리의 진심(true mind)은 이런 통제하려는 여러 층의 의식 아래 있습니다. 우리가 늘 매달리고 싶어 하는 의식 너머에 있는 것입니다. 진심은 양보합니다. 우리의 의식은 간섭하고 싶어 하고, 통제하길 좋아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마음에 더욱 의존할수록 진심이 작동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가끔 우리 의식이 통제하고 있지 않을 때, 그때 진심이 작동하는 때입니다. 그때 진심이 저절로 드러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의식을 멈추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생각하는 마음을 멈추는 것입니다. 그때 진심이 작동합니다. 그리고 그제야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근데 이런 정보가 여러분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우리의 현실은 생각하는 마음을 자유자재로 끄고 켤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훌륭한 선사들은 진심에 대하여 설명하고, 우리에게 참선을 가르쳤을까요? 우리가 이 진심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사실 선은 매우 실용적입니다.
여러분이 우선 부정적인 느낌, 부정적인 감정을 인식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게 해야 할 첫 번째 일입니다. 미혹한 사람의 문제는 무엇이 바람직하고 바람직하지 않은지 분간을 못한단 겁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부정직인 감정을 ‘모르겠군’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저 사람이 날 모욕하네’라고 하면, ‘맞아. 너무 화나!’라고 합니다. 그렇게 먼저 반응합니다. 그때 여러분의 진심이 그걸 즉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오 낭떠러지로 가고 있구먼. 바람직한 구역이 아닌데? 그만해. 멈춰야 해!’라고 합니다.
진심이 아래 깔려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나요? 진심이 늘 양보만 한다고 해서 통제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여러분이 사용법만 안다면 여러분의 진심은 통제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부정적인 느낌, 감정이 있을 때 그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합니다. 여러분이 감정적이 되면 마음의 명료함도 잃게 됩니다. 그때 여러분의 생각하는 마음인 의식이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작동하고 쉬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의식이 계속 그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립니다. 그것에 대해서 생각할수록 더 화가 납니다. 그때 진심이 ‘생각하는 마음아 멈춰. 더는 그 생각하지 마!’라고 합니다.
진심이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선 수행 즉 명상 수행은 그런 능력, 인지, 그런 감도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걸 더 잘할수록, 더 능숙해질수록 부정적인 감정을 더 빨리 인지합니다. 그게 선을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여러분이 진전할수록 선은 더 매력적이게 됩니다. 부정적인 걸 더 빨리 인지하게 될수록, 그걸 쳐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이미 긍정적으로 됩니다. 인생이 긍정적이게 됩니다. 그때 인생은 훨씬 더 매력적이고 아름다워집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부정적이고 환영하고 싶지 않은 불필요한 감정과 생각들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불교에서 그걸 지혜라고 부릅니다.
현안(賢安, XianAn) 스님
2012년부터 영화 선사(永化 禪師)를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미국에서 명상을 지도했다.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후 스승의 지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정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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