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고학자들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 모얼 유적을 발굴후 한족의 역사로 왜곡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많은 해외 언론들이 중국정부가 고고학을 악용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모얼 유적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서쪽 끝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 카슈가르 외곽 사막의 고대 불교 사리탑 유적이다. 원뿔 모양 때문에 모얼(Mo'er)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유적이다. 모얼이란 위구르어로 "굴뚝"을 뜻한다. 사리탑과 그 옆에 있는 사원유적은 약 1,700년 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고고학자들은 2019년에 이 유적지를 발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발굴조사를 통해 석기 도구, 구리 동전, 부처상 조각을 발굴했다.
그들은 조사후 신장 지역이 고대부터 중국의 일부였다는 명확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공식적인 발표에 따르면, 모얼 유적에서 발견된 유물은 중국의 다수 민족인 한족이 지배하는 지역에서 동쪽으로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발굴된 유물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발굴팀은 모얼 사원 유적의 일부가 "한족의 불교 스타일"로 지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7세기 당나라 스님인 현장스님이 이곳을 방문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정부는 발굴조사에 이어 지난 6월 컨퍼런스 행사를 열어 신장지역의 발굴조사를 열거하며 신장위구르 지역과 중국의 문화가 통일성을 갖고 있다며 신장 위구르 지역 역시 오랜 과거부터 중국의 일부였다고 주장했다.
국가 민족사무위원회 장관인 판 웨이는 "이번의 고고학적 발견이 신장지역과 중국의 문화가 분리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외 다른 고고학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학계에서는 이번 발굴조사발표와 중국정부의 컨퍼런스 내용이 중국의 역사에 대한 광범위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중국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족의 정체성과 문화를 지우려는 끈질긴 노력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비판에도 중국의 학자들은 이 유적지가 인도 간다라 양식의 건축물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불교의 중국 전래후 수 백년이 지나 카슈가르에 중국화된 사찰을 건설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중화사상의 확고히 하고 분리주의자들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별로 역사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14차 5개년 계획이라는 프로젝트가 수립됐다. 중국국가문화유산청에 따르면 2021년에만 1388개의 고고학 프로젝트가 수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프로젝트가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본다.
이런 고고학적 발굴과 조사를 통해 중국 정부는 신장 위구르에 대한 잔혹한 통치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8-19년 안보 캠페인의 절정기에 신장의 위구르족과 다른 무슬림 거주자 약 1백만 명이 수용소를 수용을 통해 강제로 한족 문화를 교육받은 바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제임스 밀워드는 중국의 고대 왕조가 현재 신장에 있는 지역에서 군사적 발판을 마련한 것은 사실이지만, 8세기에서 18세기 초까지는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다 1759년 중국의 마지막 왕조인 청나라가 이 지역을 정복하여 식민지로 만들었고 중국 공산당이 1949년에 집권했을 때 이를 물려받은 것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모얼 사원 유적지는 중국과 중앙 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무역로 네트워크인 실크로드의 문화적 영향을 보여주는 문화유적이다. 돈과 상품이 실크로드를 따라 흘러갔듯이 불교와 같은 종교도 이곳을 통해 전해졌으며 그 과정에서 지역 문화의 측면을 흡수했다는 것이 역사적 진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는 이슬람교를 믿고 있는 위구르족의 조상 중 다수는 불교도였다. 하지만 16세기 이래로 대부분의 위구르족은 이슬람교로 개종했고, 지금까지 이같은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같은 역사적 사실에는 관심이 없다.
이들은 대신 이 지역의 이슬람의 영향력을 지우기 위해 고고학을 동원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정부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전역에 있는 수백 개의 모스크와 무슬림 신사를 파괴했다. 카슈가르 박물관은 이슬람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위구르족은 "본성적으로 무슬림이 아니다"는 표지판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