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대각사의 작은 방에서 시작된 월간 「불광」이 창간 50주년을 맞았습니다. 1974년 11월 발간된 월간 「불광」 창간호는 저의 은사이신 광덕 스님의 혼이 실린 호였습니다. 스님은 암울했던 한국불교의 현실을 타개하고자 바라밀운동을 제창했고, 불광 잡지를 발간했습니다.
스님은 우리 인간이 피조물이 아니라 자존자(自存者)이며 무한한 창조자임을 자각하셨습니다. 또한 민족과 조국의 영광을 드높이고자 하는 역사의식이 분명하셨습니다. 법회와 강연에서 무수히 강조하셨고, 이를 월간 「불광」에 담았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월간 「불광」이 50년, 601호를 맞았습니다. 저희는 월간 「불광」이 창간 이후 50년 동안 단 한 번의 결호 없이 발간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창간 초 광덕 스님은 발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많은 분이 ‘불광 보내기 운동’에 협조해 주셨습니다. 그 결과 학교와 직장, 군부대, 병원, 교도소에서 많은 사람이 불광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광덕 스님은 월간 「불광」을 창간한 후, ‘불광출판부’를 설립해 단행본 발간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불광출판사에서 발간한 양서가 1,000종에 다다릅니다. 많은 선지식과 여러 스님, 재가자가 불광출판사를 통해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 불교 소양을 넓히는 데 불광출판사가 일익을 담당했다고 저희는 자부하고 있습니다.
깊은 산속 우물에서 시작한 한 방울의 불광이 도도한 강물이 되어 바다로 나갑니다. 광덕 스님의 원력은 한 방울의 물방울이 되었으며, 한국불교라는 도도한 강물에 불광은 함께해 왔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세상과 사회, 종교는 무수히 변했습니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에서 부유함이 넘치는 세상을 맞이했습니다. 50년 전 사람들은 책과 잡지에서 교양과 정보를 얻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불광 역시 부침이 있었습니다.
창간 50주년을 맞이한 불광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2016년 회사 이름을 불광출판사에서 주식회사 불광미디어로 바꾸었습니다. 불광은 종이 잡지와 책을 만드는 회사에서 더 발전해 전자책과 오디오북 발간, 강연, 인터넷을 통해서도 세상과 만나고 있습니다. 영상과 온라인 시대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작은 변화와 새로운 시도들로 앞으로의 불광 100년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창간 50주년과 지령 601호를 발간하기까지 불보살님의 위덕과 많은 분의 격려와 협조가 있었음을 저희는 잊지 않습니다. 월간 「불광」을 꾸준히 구독해준 애독자, 글을 보내주신 필자, 책을 구매해준 독자, 그리고 사회 여러 곳에 불광을 보내주신 후원자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분들의 격려와 지지로 저희는 50년 성상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불광은 2,500년 넘게 이어온 부처님의 가르침과 역사, 문화를 계속해 알려 나갈 것입니다. 그것이 불광의 사명이며 광덕 큰스님의 원력임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는 다짐과 서원으로 창간 50년을 맞이합니다. 또한 새로운 도전으로 앞으로의 100년을 맞이하길 기대합니다. 지금껏 불광을 사랑하고 격려해주셨던 마음이 앞으로 계속되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1월